‘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전국은행연합회 직원들의 지난해 연간 휴가 사용일이 0.6일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직원들은 휴가보상으로 웬만한 직장인 한 달 급여보다 많은 1인당 평균 600만원에 가까운 현금을 받았다.

23일 금융위원회가 국회 국감자료를 통해 공개한 올해 은행연합회 종합검사 결과를 보면 연합회 직원 131명은 지난해 1인당 평균 21.4일의 연차휴가 중 사용하지 않은 휴가일수가 20.8일이었다. 전년도인 2012년에는 21.9일중 0.8일만 휴가를 냈다.

덕분에 직원들은 1인당 평균 2012년 566만6,000원, 2013년 591만2,000원을 보상받았다. 연합회가 지급한 돈은 2년간 15억원이나 됐다.

또 은행연합회는 매년 초에 연차휴가보상금을 지급했다. 휴가를 쓰기도 전에 돈부터 미리 지급한 것이다. 올해는 이미 7억6,000만원이 직원들에게 뿌려졌다. 연합회의 휴가 비밀은 연차휴가 외에 특별휴가를 인정하는 복지규정에 있었다.

연합회는 연차휴가 외에 직급에 따라 3~5일씩 보너스 휴가를 줬다. 무급휴가인 특별휴가를 여름휴가 또는 개인사정에 맞춰 소진하면 되니까 보상이 나오는 연차휴가에 손을 대는 직원이 없었던 셈이다. 게다가 선불 형식으로 보상을 받다 보니 웬만한 사유가 아니면 연차휴가를 써서 돈을 토해낼 이유도 없었다.

휴가보상액도 넉넉했다. 통상 연차보상은 시간당 통상임금의 1~1.5배를 인정하는 일반 직장과 달리 1.83배를 적용했다. 당연히 하루 보상액이 여타직장보다 20% 이상 많았던 것이다. 연합회는 여기에 매년 7,000만원 가량을 휴가 보조비로 정액 지급했다. 1인당 52만원 꼴이다.

시간외 근무수당은 주 6일을 기초로 적용해 일하지도 않아도 주말근무로 계산됐고 보상액도 통상임금의 83%를 가산했다. 이렇게 해서 직원당 141만원, 연간 2억원이 지급됐다.

직원들을 위해 적립된 사내복지기금 잔액은 100억원(1인당 평균 7,143만원)이나 됐다. 공공기관의 경우 기금 누적액이 1인당 평균 2,000만원을 초과하면 추가출연이 제한되지만 연합회는 예외였다.

은행연합회측은 이와 관련 “직원 복지기준은 은행권 평균에 맞춘 것이며 금융위의 지적에 따라 시정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연차휴가 외에 별다른 사유 없이 특별휴가를 주는 은행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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