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홈쇼핑 업체들이 남성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KBS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TV 홈쇼핑이 남심(男心)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신을 멋지게 꾸미기 위해 직접 쇼핑에 나서는 '그루밍족' 남성들이 늘어나면서다.

22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업체는 남성 고객들을 위해 의류, 잡화, 아웃도어 등 남성용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방송 편성 횟수도 크게 늘렸다. 패션과 미용 등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쇼핑하는 남성이 점점 증가하는 가운데 홈쇼핑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남성도 늘어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CJ오쇼핑의 경우, TV 홈쇼핑과 온라인몰 매출액을 합산해 집계한 남성 패션·화장품 매출은 최근 3년간 약 3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TV 홈쇼핑 채널을 통한 매출액만 보더라도 남성 패션이 2012년 3,082억원에서 지난해 3,565억원으로 15.7% 신장했다. 현대홈쇼핑 또한 판매 금액 기준으로 남성고객 매출 비중이 2011년 18.1%, 2012년 18.9%, 지난해 20%, 올해 1∼9월 21.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증가세에 맞춰 CJ오쇼핑은 지난 2011년 주 1∼2회에 불과했던 남성 의류 편성 횟수를 올해 들어 주 3∼4회로 확대했다. 2011년 전체 편성 횟수가 189회에 그쳤던 남성 의류는 이에 따라 올해 9월까지 총 244회 방송됐다.

GS샵도 최근 2∼3년 사이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남성복 브랜드를 론칭, 남성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고객 반응도 폭발적이다. 특히 2010년 론칭한 울 전문 브랜드 쏘울(SO, WOOL)은 첫 방송에서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현대홈쇼핑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올해 남성을 겨냥한 상품 편성을 늘렸다. 일반 남성 패션 의류와 더불어 골프팬츠, 트랙수트 등 스포츠웨어 편성이 작년보다 약 15%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홈쇼핑 고객이 TV 홈쇼핑을 보는 여성에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남성 고객들의 패션과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모바일 쇼핑의 활성화도 편의성을 추구하는 남성 고객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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