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가격 수준으로 해외 브랜드 제품 가격 내려

저렴한 해외 브랜드 전용 편집 매장도 등장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해외 직구'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해외 직구 브랜드로 인기있는 티콜렉션. 사진=티콜렉션 홈페이지
백화점 해외 브랜드 제품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한 직접구매(이하 ‘직구’) 열풍 때문이다. 최근 백화점들은 해외직구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해외 브랜드를 직구 가격 수준에 판매하는 행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해외 브랜드 전용 편집 매장도 등장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백화점은 잇따라 상품을 직매입해 편집매장에서 판매하거나 인기 직구 브랜드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직구족'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려는 취지다. 백화점을 통하더라도 직구와 유사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면, 오히려 교환이나 환불 등 서비스가 편리하고, 배송 지연이나 상품 분실 같은 배송 관련 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초 압구정 본점에서 미국 아동복 브랜드인 티콜렉션 제품 할인 행사를 열었다. 티콜렉션은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에게 '직구 브랜드'로 인기 있는 브랜드다. 이 행사에서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 가운데 무려 50여개 품목의 가격을 직구 수준으로 내렸다. 예컨대 미국 판매 가격이 88달러인 남아용 점퍼는 세금, 배송비를 포함한 직구 가격이 약 11만원인데, 행사 기간 이 상품 가격은 11만 600원으로 책정했다. 백화점 정가와 비교하면 약 30∼40% 저렴한 수준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직구족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모으기 위해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 타 점포에서도 이와 유사한 행사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7일 본점 2층에 편집 매장 '비트윈'을 열었다. 해외 브랜드의 의류, 잡화, 생활 소품 등을 직구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파는 매장으로, 오픈 후 약 한 달 간 매출이 목표대비 달성률 110%를 기록했다. 비트윈에서는 '벨벳 바이 그레이엄&스펜서', '아메리칸 레트로', 할린' 등 세계 각지의 30여개 브랜드 제품이 판매된다. 가격은 현지 판매가의 130% 수준이다. 백화점 측이 직매입한 브랜드 비중이 50% 정도여서 실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다. 납품업자를 끼고 특정매입 방식으로 들여온 브랜드 제품도 국내 일반 매장 판매가보다는 저렴하다.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해외 직구 시장이 급성장하고, 국내에 없는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매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는 사상 최대인 1,116만 건으로, 금액으로는 1조 1,029억 원에 달했다. 올해도 8월 기준으로 988만 건에 1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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