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하락세 원인은 달러값 상승
일시적 현상일까, 장기화 될까

달러화 강세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달러화 강세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 14일(1993.88) 이후 처음 2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55포인트(1.41%) 하락한 1991.54로 장을 마감했다. 2일 오후 1시 33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15.76포인트(0.79%) 내린 1975.78을 기록하고 있다. 장(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주요 원인은 환율이다. 달러값이 6개월 만에 1,060원대로 치솟으면서 환전에 따른 수익률 악화로 외국인이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이다. 외국인들은 원화 약세와 홍콩 시위, 3분기 실적 우려 등으로 1,967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엔화도 6년 만에 1달러에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110엔을 넘어섰다. 엔화 가치까지 떨어지면서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업종의 주가 하락폭도 두드러졌다. 하지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본이 엔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지만, 달러 강세가 강해지면 원화 가치도 하락하기 때문에 엔저는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내수주 등의 실적 개선으로 지수 상승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융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지속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0월 중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의 턴어라운드 조짐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내수주의 실적 개선은 수출 업종의 실적 둔화에 완충 작용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한 일부 전문가들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연방준비제도가 기존 정책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명확히 하기 전까지 시장이 오판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국내 기업 실적과 미국 및 유럽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그만큼 시장의 질이 좋지 않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발 물러나 형세를 지켜보던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 자세로 돌아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엔화 약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면서 급격한 엔저 피해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는 환율 변동으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고 엔저를 이용해 설비투자를 하는 기업들에 외화를 대출하고 관세도 감면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이틀 연속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된 상황을 놓고 "외국인 매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대외적 악재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던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 등을 감안하면, 다른 신흥국이 받는 타격만큼 심한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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