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 발행 직원 실수로 '0' 더 눌러 발행

시중 은행 입금까지 몰라 뒤늦게 회수

농협이 1,500만원 수표를 150억원 수표로 잘못 발행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충북의 한 단위농협이 1,500만원짜리 수표를 발행해야 하는 것을 실수로 액면가 150억원의 수표로 잘못 내줬다. 수표를 발행한 직원을 물론 건네받은 당사자 역시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시중은행에 입금했다가 7일 만에 뒤늦게 회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30일 농협 충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청주의 A 단위농협을 찾은 B씨가 1,500만원짜리 비정액 자기앞수표 발행을 요구했다. 하지만 창구 직원은 숫자 '0' 3개를 한 번에 입력할 수 있는 수표 발행 기계 버튼을 한 차례 더 눌렀고 A씨에게 1,500만원짜리가 아닌 액면가 150억원의 수표를 건넸다.

이 수표는 B씨를 포함 총 5명의 손을 거쳐 7일 뒤 청주의 한 시중은행에 입금될 때까지 액면가 '150억원'이 아닌 '1,500만원'으로 통용됐다. 은행이 숫자 실수를 하겠느냐는 생각에 봉투에 담긴 수표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수표가 최종 입금된 시중은행 역시 고객의 말만 듣고 해당 수표를 1,500만원으로 입금 처리했다. 시중은행은 3∼4시간이 지난 후에야 뒤늦게 액면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A 단위 농협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뒤늦게 액면가를 실수로 잘못 발행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A 단위농협은 해당 수표를 서둘러 회수했다. 이 단위농협은 재발 방지를 위해 수표 발행 기계 버튼을 숫자 '0'을 1개씩 입력하는 시스템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충북농협의 한 관계자는 "전산상에는 1,500만원으로 제대로 입력했고, 수표 인쇄 과정에서만 입력 실수를 한 것이기 때문에 액면가대로 돈이 인출되는 사고는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며 "다만 은행에서 숫자 실수가 나왔다는 점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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