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연구원 "수입 과일 대항할 국산 과일 경쟁력 마련해야"

체리나 망고 등 수입 과일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국산 과일의 수요를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잇단 FTA 체결로 수입 과일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토종 과일이 밀리는 추세다. 국산 과일 대신 체리나 망고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 국산 과일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입체리 구매실태와 국산과일 소비대체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수도권 거주 소비자 40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6.5%(272명)가 "올해 수입 체리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매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7월 한달 평균 구매횟수는 2.53회였다. 구매 경험은 월평균 소득이 높을 수록 많았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원 미만 가정의 구매횟수는 1.09회에 불과한 반면 500만~600만원은 2.07회, 700만~800만원은 2.77회로 조사됐다.

만족도에서는 외관과 맛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만족도(5점 만점) 조사 결과 ▲외관 3.64점 ▲맛 3.61점 ▲품질 3.07점 ▲가격 2.88점 등으로 나타났다.

구매 경험자 가운데 41.2%는 "앞으로 구매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특히 구매경험자중 37.1%(101명)는 "국산 과일 구매를 줄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수입체리가 국산과일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올 상반기 망고 수입량 또한 7,159t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입량(6154t)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4.5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망고 수입량 급증은 FTA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보다는 국내 수요 증가의 영향이 크다는 게 농경연의 분석이다. 현재 수입되는 거의 모든 망고에는 기본관세율 30%가 적용된다. 인도산 망고는 2014년 현재 20.6%의 관세율이 적용되나 수입검역절차상의 이유로 아직까지 국내 수입실적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수입량 급증이 사실상 관세 인하의 영향은 아닌 셈이다.

국내 망고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농경연은 ▲오렌지 대체 효과 ▲할인행사 ▲소비자 선호도 상승 ▲소비패턴 다양화 등을 꼽았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미국산 오렌지 수입량이 평년 같은 때보다 28%가량 줄어든 것이 망고 수요 급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영향을 받은 국산 과일은 자두(20.0%), 포도(14.0%), 수박(14.0%), 참외(11.0%) 순이었다. 농협경제연구소 정준호 책임연구원은 "수입 과일이 국산 과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맛과 편리성 등을 추구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국산 과일의 경쟁력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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