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SK 그룹 총수 부재에도 주가 상승세

한전부지 매입한 현대차 그룹 증시 하락

CJ와SK 그룹의 주가가 총수의 부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SBS
최근 현대차그룹 주가가 한전부지의 과감한 투자로 총수의 역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관심이 커졌다. CJ와 SK 그룹은 총수의 부재로 그룹 경영은 물론 국가경제에 미치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호소해왔다. 그러나 주가만 보면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 총수의 공백이 증시의 평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그룹과 SK그룹의 올해 시가총액 증가율은 각각 31.76%, 14.36%로 10대 재벌그룹 중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10대 그룹 전체 시총이 23조 1,880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두 그룹의 약진은 더욱 눈에 띈다.

CJ그룹 시총은 지난해 말 16조822억원에서 지난 19일 현재 21조1,902억원으로 5조1,080억원이나 증가했다. CJ 주가가 53.39%, CJ대한통운이 59.50%, CJ E&M이 58.20% 각각 급등하는 등 그룹내 9개 상장사 중 7개 상장사 주가가 상승했다.

SK그룹 시총도 같은 기간 80조8천723억원에서 92조4,896억원으로 11조6,173억원 늘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1.83%, SK텔레콤이 27.17% 상승하면서 그룹 전체 시총 증가를 이끌었다.

이처럼 증시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린 CJ그룹과 SK그룹의 총수들은 모두 공교롭게도 사법처리돼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 상태다.

이재현 CJ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횡령 등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현재까지 구속은 면한 상태이나 재판 참석과 건강 악화 등으로 인해 경영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횡령 등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지금까지 1년 9개월째 수감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기업 실적과 기초여건"이라며 "재벌그룹들이 전문경영인 등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므로 총수가 부재해도 주가에 큰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정몽구 회장이 주도해 10조5,500억원을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에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한 현대차그룹은 총수의 의사결정이 증시의 하락세를 가져온 대표적 사례다.

한전부지 낙찰이 발표된 지난 18일 하루에만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3사 시총이 8조4,118억원 증발한 여파로 현대차그룹 시총은 올해 6.28%, 9조1,420억원이 감소했다.

국내외 다수 증권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에 대해 생산시설 등과 무관한 부동산 매입에 과도한 금액을 투입해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며 혹평을 내놓고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총수 1인의 의사결정이 그룹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며 "사업이 성공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주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증거가 주가폭락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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