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농가 AI 최대 피해 공급 과잉 겹쳐 가격 폭락
한우 사육 두수 감소로 내년까지 상승세 이어갈 전망

닭고기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한우 가격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KBS
올해 AI가 190여일 최장 기간 발생하며 양계 농가가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닭고기 가격까지 끝없이 폭락하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북 고창에서 최초 발생한 AI로 인해 1,4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으며 피해액이 4,000억원이 달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올 초 양계 농가는 여름철 보양식 수요와 월드컵 특수를 예상해 병아리 입식을 늘리면서 올해 2분기 육계 사육 수는 전 분기보다 30% 증가한 1억 마리를 넘어섰다. 그러나 1월 AI 발생 이후 닭고기 소비가 줄고 복 시즌인 7월에도 닭고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가량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AI 여파로 인해 닭고기 소비는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고 양계 농가가 심각한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닭고기 생산량이 늘어난 반면 소비는 부진해 냉동 비축 물량은 전년보다 2배(136.5%) 이상 증가한 1,000만 마리를 웃돌자 가격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9월 닭고기(1kg·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4,985원으로 이는 최근 5년 간 가격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4,000원대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한우 도매가격은 사육두수 감소와 대형 유통업체의 재고 부족으로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도매가격이 9∼11월에 1만4,000∼1만5,000원대에 형성돼 지난해 같은 기간(1만3,900∼1만4,400원)보다 1∼5% 상승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일반인에게 공개된 평가원 통계자료로 가격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6월말 기준 한우 사육 두수는 287만9,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18만 5,000마리)가 줄어드는 등 한우 사육두수가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진입한 상태다. 이 때문에 대형유통 업체의 한우고기 재고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우 수요가 현재 수준에서 비슷하게 유지된다면 한우가격은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2016년 이후에야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측은 "올해 양계 농가가 AI 사상 최대 피해에 사상 최저 수준의 가격 폭락까지 연이은 폭탄을 맞은 가운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육계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우는 성수기인 추석이 지난 이후에도 한우 사육두수 감소로 도축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고부족에 따른 유통업체의 물량확보 경쟁도 한우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