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현대차그룹이 18일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으면서 이 땅의 시세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한전부지 면적이 7만9,342㎡인 점을 감안하면 3.3㎡당 4억3,879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예를들어 33평형 아파트를 짓는다면 땅값만 144억여원이 된다. 60평형이라면 263억여원이다. 건축비 등을 감안하면 33평형 아파트 한 채에 150억원을 줘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초 예상가이 4조원 안팎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기에 재계 1, 2위 업체가 자존심 경쟁을 벌이다 결국 한전만 높은 이득을 보게 된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는 한전부지에 수익성 부동산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30여 개 그룹사가 입주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통합사옥을 지을 예정이기 때문에 결코 높은 금액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측은 “통합 사옥건립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글로벌 경영계획, 미래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지 매입 비용을 뺀 나머지 건립비용 등은 30여 개 입주 예정 계열사가 8년 동안 순차적으로 분산 투자할 예정이어서 각 사별로 부담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외부 변수에도 연평균 9%에 달했기 때문에 10∼20년 뒤를 감안할때 미래가치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측은 “지금까지 그룹 통합 사옥이 없어서 계열사들이 부담하는 임대료가 연간 2,400억원을 웃돌고 있다”며 “통합 사옥이 건립되면 연리 3%를 적용했을때 약 8조원의 재산가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와 재계에서는 현대차의 인수금액이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아무리 실수요 입주라고 해도 입찰 결과만을 의식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권에서는 “입찰가를 4조1천억원 가량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너무 높아 업계에서 다들 깜짝 놀라는 분위기”라면서 “초고층 건물을 지어놓고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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