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부재에도 매출·영업익·주가 오히려 상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으면서 CJ그룹 안팎에선 총수 공백에 따른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걱정과 반대로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 구속 이후 수익성 위주로 사업 방향을 변경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의 구형량이 6년에서 5년으로 줄어든 만큼 선고형량도 1심 당시보다 1년 감형됐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서 기대를 모았던 집행유예 판결은 결국 내려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CJ그룹은 “총수의 공백 장기화가 사업 실적 악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깊은 근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반대로 지난해 7월1일 구속수감된 이후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인 2013년 상반기 기준 지주사인 CJ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1,341억원과 4,248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CJ는 매출 9조5,055억원과 영업이익 4,633억원을 달성했다. 1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와 9.1% 늘어난 셈이다.

그룹의 양대 축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의 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5조2,01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조6,490억원으로 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50억원에서 2,408억원으로 17.5%나 올라갔다.

CJ대한통운의 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폭은 더욱 컸다. 지난해 상반기 1조6,708억원과 432억원이던 CJ대한통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해 같은 기간 2조1,949억원과 667억원으로 각각 31.3%와 54.4% 치솟았다.

이 회장의 구속 이후 CJ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률도 상승했다. 2013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한 결과 CJ의 영업이익률은 4.65%에서 4.87%로 0.22%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률도 0.32%포인트와 0.46%포인트 증가했다.

심지어 주가도 상승했다. 물론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나 구속, 판결 선고 등 악재가 있을 경우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흔들리긴 했다. 그러나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점이 주가가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실제 이 회장이 구속된 지난해 7월1일 CJ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의 주가는 11만7,000원과 25만5,000원, 9만8,200원에서 2심 결과가 선고된 지난 12일 17만4,500원, 38만4,500원, 15만1,000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이 배경에 대해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CJ그룹이 이 회장 구속 이후 수익성 위주로 방향을 틀었던 것이 주효했다”며 “총수가 없다고 해서 그룹의 기업가치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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