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이 백혈병 진단… 5명이 사망
입사 4개월차도 걸려… 위료금만 찔끔 후 나 몰라라

중국 내에서 애플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팍스콘에서 13명이 백혈병에 걸려 이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중국 내에서 아이폰을 만드는 팍스콘에서 젊은 근로자들이 연이어 백혈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실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2010년 중국 선전((深?)의 팍스콘 공장에서 첫 백혈병 환자가 생긴 후 지금까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의 13명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5명이 사망했다. 피해자 가족들과 노동복지 단체들은 “의사들도 그 나이 때에 백혈병으로 죽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라며 “이는 전기 패널을 청소하는 등 화학물질에 노출돼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백혈병 진단을 받으면 회사에서 해고당했으며 (회사는) 보험료 지급을 거부했다”라며 “치료비를 충당하느라 이미 가정은 파산났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두 명의 노동자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나서 회사로부터 해고당했으며 3개월치 정도의 위료금 외에 어떤 병원 치료비용도 거절당했다. 이들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자 13명은 19살에서 24살 사이의 젊은이들로 팍스콘 공장 생산 라인에서 작업했다”라며 “일회용 비닐장갑과 얼굴 마스크 외에는 화학물질 사용 시의 잠재적인 위험이나 처리된 물질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아이폰6 발표회를 가진 애플 측은 “선전 공장 등 중국 내 공장에서의 백혈병 발생을 많이 심각하게 생각한다”라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제품의 최종 조립 단계에서 인체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벤젠과 노말헥산 사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22개 공장에 대한 4개월간의 자체조사 결과, 벤젠과 노말헥산이 50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에게 해를 입힌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안전강화 차원에서 이들 화물물질에 대한 사용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다만 제품 생산 초기 단계에서는 이들 화물물질의 사용을 계속 허용한다면서 그렇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허용치를 현재보다 낮추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팍스콘 역시 “공장 환경과 근로자의 사망이 연관성이 있다는 근거가 없다”며 “화학물질인 벤젠과 노멀핵산은 이미 수년전부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팍스콘은 “공장에서의 백혈병 발생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10만명 중 3명 정도가 백혈병에 걸리는데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어린 아이들이거나 노인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혈병 피해자들의 진술은 이와 엇갈린다. 2010년 3월부터 팍스콘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리 롱(26)씨는 “1년에 대략 7∼8명이 백혈병 진단을 받는다”라며 “첫 한 달은 화학물질로 기계 청소를 했다. 당시 난 내가 쓰는 것이 어떤 화학물질인지도 몰랐다.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다. 나에게는 기계를 청소하는 액체 화학물질 양동이만 주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장에서 한 달이나 두 달에 한번 씩 작업을 변경했지만 결국 생산라인에서 쓰러졌다”라며 “당시 잇몸의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다행히 옆 동료가 병원으로 옮겼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백혈병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라며 “난 고향에서 그런 병을 들어본 적이 없다. 어떻게 내 아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병원에서 방사능 치료를 시작했지만 공장장은 그에게 4월까지의 임금만 지불하고 해고했다. 6,000파운드(약 1,012만원)의 병원비를 지불해야 하지만 회사는 그에게 3,000파운드(약 506만원)만을 지불했다. 2012년 8월 그와 그의 가족들은 의료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공장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팍스콘 측은 책임을 회피했다.

또 다른 노동자 펑 홍간(20)씨는 공장에서 코피를 쏟고 난 뒤 2011년 6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가 공장에서 일한 지 4개월째였다. 그리고 그는 2013년 11월 사망했다. 올해 50살인 그의 부모는 아들의 치료비에 들어간 돈을 갚기 위해 선전에서 거리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은 일회용 장갑과 얼굴 마스크를 하고 일을 했다”라며 “상사는 그에게 화학물질이 안전하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다른 부모와 가족을 만나고 나서야 팍스콘에서 일하다가 병을 얻은 환자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에 공장 관리자가 와서는 아들이 일을 참 잘했다라며 2만1,000위안(약 354만원)을 들고 왔다”라며 “그것이 공장에서 주는 위료금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한지 3개월 후, 그들은 의료보험을 비롯한 모든 보험을 끊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시민단체인 노동자 행동 수키 청 전무이사는 “선전에서의 13명 사례는 빙산이 일각”이라며 “더 많은 팍스콘 노동자들이 백혈병을 비롯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애플의 재키 헤인즈 수석 이사는 노동자 행동의 백혈병 발생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팍스콘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화학물질과 백혈병이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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