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의 추석 생필품 선물세트 코너.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동효정 기자
인기 추석선물의 포장값이 1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절 선물용 한우의 경우 화려한 포장 탓에 평균 가격보다 두배 가까이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참치캔과 같은 가공식품과 샴푸나 치약 등 생활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1만원 대 선물에 포장 값도 1만 원에 달했다. 마트 내 명절 코너에 진열된 A 브랜드의 통조림 햄 12개짜리 선물세트는 4만 7,300원이다. 같은 제품의 1개 가격이 3,580원으로 12개로 계산하면 4만 2,960원이다. 포장값으로 4,000원이 더해진 셈이다. 포장값만 1만 원에 달하는 선물세트도 있다. 참치캔 100g 9개와 카놀라유 500ml 2개로 구성된 선물세트 가격은 2만 5,800원인데 일반 제품가격은 1만5,965원으로 1만 원 차이가 난다.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고급 한우 선물세트의 경우 가격 차이는 더욱 심했다. 한 백화점 한우 선물세트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등심(1+) 1400g과 채끝 700g, 안심 700g으로 구성된 선물세트 가격은 49만 5,000원이다. 이날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한우 평균가격으로 계산하면 선물세트의 한우 가격은 26만 6,560원에 불과하다. aT에 따르면 한우 100g당 가격(21일 기준)은 등심(1+) 6,822원, 채끝(1+) 8,800원, 안심(1등급) 9,480원이다. 선물세트로 포장된 것 뿐인데 두배 가량 가격이 껑충 뛰어오른 셈이다.

다른 한우 선물세트 상황도 비슷하다. 등심, 안심, 양지, 불고기가 각각 700g씩 포장된 선물세트 가격은 40 만원이다. 이를 한우의 시중 평균가격으로 계산해보면 안심(1등급) 100g당 9,480원, 양지(1++) 100g당 6,950원, 불고기 100g당 3,458원으로 20만 8,516원이다. 단품 선물세트 가격도 시중가와 가격차이가 1.5배 가량 났다. 이 백화점에서 판매중인 등심로스 2.8kg 선물세트 가격은 42만원이다. 한우 등심(1++) 시중가인 100g당 9,900원으로 따져보면 27만 7,200원으로 선물세트가 1.5배 가량 비싸다.

근처의 다른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한우 선물세트 역시 한우 평균가격보다 30~50% 가량 비쌌다. 한우 갈비 2.4kg 선물세트 가격은 16만 5,000원으로 시중 한우갈비 가격인 100g당 4,449원으로 따져보면 10만 6,776원으로 1.5배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선물세트는 패키지 비용과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 제품 판매가와 다소 차이가 있다"며 "정부 단속 등으로 선물세트 과대포장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지만 디자인에 따라 판매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포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 및 각 지방 자치 단체는 추석을 맞아 다량의 과대포장 발생이 예상됨에 따라 불필요한 낭비를 방지하고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이번 단속에 나선다. 주요 점검사항은 ▲포장공간비율 준수 여부 ▲포장 횟수 ▲포장 재질 ▲PVC 접합포장 여부 등이다.

서울 강서구의 경우 공무원 2명과 한국환경공단에서 파견된 전문인력 1명으로 특별점검반을 구성, 다음달 5일까지 집중 점검활동을 펼친다. 점검대상은 강서구 관내에 소재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매장 6개소에서 판매하는 제과류·농수산물·주류·화장품·잡화류 등 포장재가 대상이다. 점검결과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경미사항은 시정명령을 통해 개선하고 고질적인 위반업체에 대해서 필요에 따라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 개선의지를 촉구할 방침이다. 김우원 청소자원과장은 “과대포장이 물건값을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포장자재 사용으로 자원낭비라는 이중 부담을 소비자에게 지우고 있다”며 “추석명절 주고 받는 선물이 알차게 채워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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