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MCM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MCM 스페이스. MCM 제공
21일 명동 한 가운데 위치한 MCM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여행 가방을 끌고 온 중국인들이 가득했다. 중국인들은 가방을 메보고 지갑을 펼쳐보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장바구니에 끊임없이 담았다. 하지만 매장 종업원은 중국인에게 손가락 다섯개를 펴 보이며 '1인당 5개 품목 이상을 구매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샤테크(샤넬+재테크) 열풍이 분 것처럼 중국에서 국내브랜드인 MCM 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현지와의 가격차이로 이익을 보려는 보따리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MCM은 국내 면세점, 백화점, 직영점 매장에서 1인당(여권 1개당) 제품 구매 한도를 5개로 설정했다.

MCM은 중국시장에 진출한 2007년부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디자인과 눈에 띄는 색깔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 중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높은 명품 브랜드다. 시장 진출 5년 만에 MCM의 면세점 매출은 연평균 100%씩 증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올 상반기 MCM 매출 가운데 중국 은련카드 결제액 비중은 59.86%로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명동 한 가운데에는 MCM 전 제품을 취급하는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MCM 스페이스를 오픈했고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MCM은 중국시장 진출 후 지금까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지역에 매장 31개를 열었다. 중국 매장 판매가는 한국 면세점이나 백화점보다 1.5배 가량 비싸다. 이에 한국에 온 중국인들은 MCM 제품을 꼭 사가는 구매 필수품으로 꼽는다. 가족이나 지인 몫으로 가방 여러 개를 대신 사 가는 경우도 많다.

이와 동시에 한국에서 산 MCM 가방을 밀반입해 수수료 등을 얹어 중국 매장 정가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되파는 보따리상도 활개를 치는 것이다. 또 인터넷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유학생, 주재원 등을 통해 MCM 가방을 사는 '온라인 구매대행'도 암암리에 이뤄진다.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만큼 MCM 측은 불법 유통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MCM 매장을 운영하는 성주그룹은 "중국 보따리상들이 한국에서 많은 물량을 사고 중국에 돌아가 이를 비싸게 되파는 경향이 있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이 방안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매 제한이 필요 없다는 입장도 있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단순히 관광객이 아니라 국내 내수시장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최근엔 한국에서 쇼핑할 목록을 갖고 정기적으로 한국을 찾는 ‘목적 쇼핑’ 요우커 뿐 아니라, 아예 국내 백화점의 단골 고객이 된 요우커들도 심심찮게 있어 2~3달에 한 번씩 꾸준히 한국에 방문하기 때문에 대량 구매 고객은 오히려 줄어 밀반입자를 적발하는 것은 다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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