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가 내놓은 클라우드 맥주가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주류가 3년이 넘는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 4월 22일 출시한 클라우드 맥주는 출시 100일만인 지난달 31일 2,700만병((330㎖ 기준)이 팔렸다.

롯데주류 측은 “클라우드의 100일 판매는 1초에 약 3병. 하루에 약 27만병씩 팔린 수치다. 맥스, 에일스콘, 드라이피니시d 등 경쟁사 제품들의 출시 후 100일 판매량을 뛰어넘는 기록”이라며 “지금까지 판매된 ‘클라우드’ 2,700만병을 일렬로 눕혀 놓으면 6,345㎞가 되며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8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판매량은 891만ℓ로 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조를 약 3번 정도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다.

롯데주류 측은 “6월 한 달간 소비자 5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라우드’의 풍부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한번 맛을 본 소비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일주일 이내에 클라우드를 재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도매상들의 반응도 뜨거워 출시 2달 만에 1,000곳이 넘는 도매상에서 ‘클라우드’를 주문해 수도권의 경우 99%의 도매상 입점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클라우드’는 출시 이후 6월까지 롯데마트 약 16%, 홈플러스 약 6%, 이마트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 맥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맛에서 기존 맥주와 차이가 있다. 기존의 한국 맥주는 하이 그래비티 공법으로 도수를 높게 발효를 한 후 물을 첨가하여 해당 도수를 맞추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맥주를 만드는 공법 중 하나로 이렇게 생산한 맥주는 청량감을 주는 라이트한 느낌이다. 이에 반해 클라우드 맥주는 이른바 비가수(非加水) 공법으로 맥주 발효 원액에 물을 추가로 섞지 않고 맥주를 만드는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사용해 맥주 본연의 깊고 풍부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독일, 영국, 북유럽 등 정통 맥주를 추구하는 나라의 프리미엄급 맥주가 채택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는 100% 맥아만을 사용하는 올 몰트 맥주(All Malt Beer)로서 유럽산 최고급 호프를 제조과정에서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멀티 호핑 시스템’을 채택해 만드는 등 정통 맥주를 지향하는 공법을 통해 차별화된 맥주의 거품과 풍미를 선보인다.

클라우드 맥주의 또 다른 특징은 풍부한 거품. 황금빛 맥주 위에 구름처럼 쌓이는 거품은 보기에도 좋고 맥주의 맛과 향을 지켜주는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롯데주류 측이 5,000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객설문조사에서도 ‘맥주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의 질문에 풍부한 거품, 오래 유지되는 거품이 높은 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거품의 중요성이 나타나 좋은 거품을 신제품에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클라우드 맥주는 맥아의 맛에 치우쳐 있어 청량감 높은 라이트한 맥주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싫어한다는 지적이다. 구수하고 쌉싸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는 설명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클라우드 맥주는 매일 마시기에는 부담스러운 맥주”라며 “클라우드나 수입 맥주는 특별한 상황에서 즐기기에 좋은 맥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부담없이 한 잔 하는 자리에서는 소비자들이 경국 기존 라거 맥주를 찾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즉 초반에 호기심으로 반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대중성에서는 기존 라거 맥주가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초반 판매량 상승도 계열사를 동원한 마케팅의 도움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맥주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맥주는 롯데마트라는 유통업체를 끼고 판매하기 때문에 초반 시장 진입 및 점유율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라며 “롯데마트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엄청난 수량의 클라우드를 내놓고 각종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통상 수준을 벗어난 노골적인 계열사 밀어주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맥주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에 가면 마치 맥주는 클라우드만 판매하는 것처럼 매대가 구성되어 있다”라며 “이로 인해 기존 맥주업체들이 불공정거래라고 느끼지만 대형마트라는 소위 ‘슈퍼 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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