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탓 여름철 '바가지물가' 실종

해외 여행 떠나는 피서객 총 414만 명

휴가철마다 기승을 부리던 '바가지 물가'가 사라질 정도로 국내 피서객들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인천국제공항에는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31일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 중 여행비, 숙박료, 항공료 등 여름 휴가철 관련 18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전월보다 평균 0.7% 하락했다. 보통 휴가철 물가는 여름의 시작인 6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지만 전체 소비자물가 하락폭(0.1%)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휴가철 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세월호 사고의 타격을 입은 국내 여행과 숙박료다. 수학여행 및 학생들의 단체여행이 줄줄이 취소된 까닭에 6월 국내 단체여행비는 전월 대비 12.2% 하락했다. 국내 항공료는 1.5% 하락했고 여객선료는 전년대비 0.5% 떨어졌다. 안전행정부는 통상 7~8월 두 달을 특별 물가 대책 기간으로 지정해 피서지 물가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 부진으로 물가가 안정적인 탓에 올해는 이런 모습도 사라졌다. 물가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름철 마다 기승을 부리던 국내 휴가철 물가는 안정적이라 적극적으로 단속하거나 관리를 할 상황이 아니다" 라며 "오히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사람들. 사진=데일리한국DB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관광원은 국민들이 예년보다 휴가를 하루 더 갈 경우 관련 국내 관광관련 소비가 2조5,000억 원, 일자리는 5만개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휴가 하루 더 가기' 운동을 실시했다.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며 관광주간을 신설해 기업 등과 연계한 캠페인을 벌여왔지만 정작 국내여행객은 줄어들고 해외 여행객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예년보다 많은 이용객으로 붐비는 탓에 하계 특별대책기간을 정하고 특별 근무반을 편성했다. 여름 휴가철(7월19일∼8월17일)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객 수는 총 414만 7,1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9만 9,692명)보다 3.7% 늘었다. 일자별로는 다음 달 3일에 가장 많은 15만명 이상의 여객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한 여행업계 종사자는 "정부 측에서 국내 여행을 장려해 '휴가 하루 더 가기'를 권했지만 실상은 하루 더 늘어난 휴가로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 여행을 택한 피서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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