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 중 신한은행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수익성과 생산성면에서 다른 은행을 압도하고 있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4강 체제가 무너지고 신한은행의 독보적 1위가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7조6,700억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 1조400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에 국민은행의 매출액은 8조1,800억원으로 신한은행보다 많았으나 영업이익은 6,700억원으로 신한은행의 64%에 불과했다. 하나은행도 매출액에서는 신한은행과 비슷한 7조4,300억원을 잠정 신고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인 5,700억원에 그쳤다. 외환은행은 5조2,4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4,000억원에 그쳤고, 우리은행은 상반기 실적을 아직 집계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으로 비교하면 신한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꾸준히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매출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5,000억원(16.3%)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1,900억원(22.3%) 가량 늘었다.

임직원이나 점포 수와 비교한 생산성을 따지면 은행 간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진다. 임직원 1만4,602명, 점포 895개를 보유한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1인당 영업이익 7,114만원, 점포 1개당 영업이익을 11억6,000만원 가량 올렸다. 임직원 2만1,568명에 점포가 1,157개인 국민은행은 1인당 영업이익 3,106만원, 점포당 영업익 5억8,000만원으로 각각 신한은행의 절반도 안 됐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임직원 1인당 수익이 각각 6,103만원, 5,047만원으로 신한은행에 한참 모자랐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독주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철저히 수익 지향적인 영업 문화에다 한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꼽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비용을 줄이고 우량 대출자산을 많이 확보해 성장 기반을 다진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정부분 은행들의 손실 분담이 불가피한 기업 구조조정에서 홀로 발을 빼거나 우량 여신만 취급하려는 보신주의 영업 방식을 선호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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