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샵 다이소, 매출·방문객·매입액 증가세
반면 백화점·대형마트 매출 부진 '심각'

다이소 화장품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다이소아성산업 제공
최근 한 백화점에서는 연말에나 볼 수 있는 때아닌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이 열렸다. 단 하루만 최대 80%까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였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지갑을 닫고 있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유통업체에서 저가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실제 백화점 등 상대적으로 고가품 판매 업체들은 경기 불황에 울상이지만 저가 판매품 업체들은 오히려 매출 상승세에 미소를 짓고 있다. '천원샵'의 대표격인 다이소의 올해 6월 매출은 8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0억 원에 비해 12% 가량 상승했다. 매출뿐 아니라 매장을 찾는 방문객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매장당 하루 평균 650여 명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800여 명으로 늘었고, 평균 객 단가(1인당 매입액)도 지난해 6,000원 수준에서 올해 7,000원으로 올라갔다. 특히 레저·파티·애견 등 기존에 고가로 취급되던 상품들이 이젠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과거 비쌌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신상품 개발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파티 용품의 경우 지난해 30종이 출시됐지만 올해는 100종으로 생산량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값비싼 수입 화장품 판매는 급감한 반면, 저가의 로드샵 브랜드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25일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올해 6월 로드샵 화장품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했다. G마켓의 베스트 상품에 해당하는 품목도 이니스프리 마스크팩, 네이처리퍼블릭 수분크림 등 로드샵 제품들이 상당수였다. 로드샵 브랜드의 세일 소식이 전해지는 날이면 해당 브랜드 이름이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하는 것도 이러한 인기를 가늠하게 한다.

의류 업계의 경우 유니클로, H&M 등 가격 거품을 줄인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들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유니클로 전체 매장의 지난 6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증가했다. 지난해 유니클로는 6,9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조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와 반대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 부진은 갈수록 심각한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지난달보다 14.1% 감소했다. 대형마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5.9% 떨어졌고, 지난달보다는 6.7% 줄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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