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슬묵(牛膝?粉). 사진=(사)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김연지 이사 제공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파란 하늘에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이 분다. 벽에 붙은 담쟁이는 붉은색으로 물들고 은행잎도 노랗게 단풍이 들어간다. 변해가는 계절에 반응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적인 상태다. 코로나19로 우울한 감정을 모두 보내고 계절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여유로움을 만들자.

도교의 양생에서 삼라만상을 살피는 방법을 ‘태(態·나타나는 동작과 상태)’와 ‘상(象·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것을 달리 ‘천태만상(千態萬象)’이라고 한다. 사람과 삼라만상은 상황과 계절에 따라 천 가지 색깔과 만 가지 형상을 보이게 된다.

이런 삼라만상의 색깔과 형상을 구분해내면 그 변화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다. 본질을 이해하면 지혜가 발생해 그 변화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 관상부터 시작해서 풍수, 천문지리, 천기를 살피는 것까지 모든 것이 여기에 속한다.

삼라만상과 사람의 관상 속에는 모든 존재의 근본이 있다. 인간의 관상에선 그 사람의 길흉화복, 생사질병의 운세를 판단하는 기본 틀이다. 그래서 혹자는 관상하면 우선 사람의 얼굴을 살피는 것으로만 치부한다.

그러나 그 안에 우주와 세상의 모습. 소우주인 인간의 모든 모습이 들어있다. 즉 세상의 모든 모습이 관상인 것이다. 달마대사가 상법을 남긴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상법을 완전히 한 후 화산계곡의 마의 선생에게 전했다.

이것을 오늘날 마의상법이라고 부른다. 마의상법은 중국 송나라 이후 우리나라로 전해졌다고 한다. 사람의 관상은 변한다. 타고난 관상이 아무리 좋아도 섭생과 환경을 함부로 한 사람은 질병을 얻기 십상이다.

또한 아무리 관상이 나쁜 사람도 섭생과 환경을 올바르게 하면 질병 없이 장수하게 된다. 먹거리와 환경에 따라서 그 인생의 모습이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오래 살면 닮은 모습으로 변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관상은 양생에서 생사질병을 판단하는 근본이 된다. 필자의 텃밭 가장자리에는 우슬이 많이 자란다. 우슬의 번식력은 정말 왕성해 풀과 함께 제거해도 어느새 옆에서 또 올라온다.

텃밭 건너 소나무 밑에는 완전히 우슬밭이다. 잠시만 캐도 한 바구니다. 봄에는 주로 우슬의 어린싹을 나물로 먹고 뿌리는 가을에 말려서 약재로 사용한다. 우슬의 전설은 옛날 뼈나 근육에 대한 병과 간과 신장병에 걸린 환자를 잘 치료하는 의원이 있었다.

어느 날 이 의원은 자신의 후계자로 삼을 진실한 제자를 찾기 위해 시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는 빈털터리 행색으로 제자들의 집에 머무르며 그들의 태도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 결과 가장 어린 제자만이 돈 없는 스승을 진실하게 대했다.

이에 감복한 의원은 그에게 한 약초의 효능을 전해주며 “뼈와 근육은 물론이고 간장과 신장의 병을 치료하는 약이니 이 약으로 많은 사람을 구해주거라”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제자는 스승의 뜻대로 이 약초를 잘 써서 명의가 됐다. 이 약초 마디의 생김새가 마치 소의 무릎을 닮아 '우슬(牛膝)'이라 불렀다고 한다. 우린 소의 무릎과 유사하다고 해 쇠무릎이라 부른다.

이시진은 본초강목에서 백배(百倍)라고 했다. 이것은 마치 자양하는 효과가 소가 힘이 센것과 같아 백배라고 불렀다. 또 오랫동안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는다고 했다.

‘명의별록’에서는 남성의 성기능 저하, 노인의 소변실금에 몸을 보하고 끊어진 조직을 연결하고 정력을 증강시키고 골수(骨髓)를 충만하게 하며 머리카락이 희게 변하는 것을 막고 두통과 요통 및 척추 통증을 치료하고 부인의 월경이 막히고 어혈이 생긴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뼈의 골수를 채워준다고 했다.

이러한 우슬은 냄새가 거의 없고 점액성이다. 맛은 약간 쓰고 시며 성질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평평하다. 양생에서 우슬은 생것을 쓰면 어혈과 종기를 없앤다.

우슬을 쪄서 사용하면 인체의 간과 신장을 보양해 근육, 골격을 튼튼하게 한다. 우슬은 어혈을 제거해 줌으로 생리불순, 산후복통에 쓰며, 골수를 보충하고 음기를 잘 통하게 해 관절염에 쓰고, 인체의 음기가 허약해 화기가 위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아 발생하는 입안과 혀의 발진을 치료한다.

우슬은 우리나라 각지의 산기슭과 길섶, 들판에서 잘 자란다. 사는 주변에서 나는 재료가 나에게 가장 잘 맞으니 위와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자.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리면 된다. 인체의 관절은 건물의 대들보와 같다. 건강해야 가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필자 소개: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한로절기(寒露節氣)의 약선양생

‘구월이라 계추(늦가을)되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기러기 언제 왔노 벽공에 우는 소리 찬 이슬 재촉는다’는 음력 9월 농가월령가이다. 찬이슬 내리고 한창 추수한다는 한로(寒露)절기다.

양생에서 한로는 음양(陰陽)이 같은 추분시절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음(陰)의 계절로 들어왔다. 음식은 자보윤조(滋補潤燥·식재료를 맑고 담백한 것을 사용해 보양하고 인체가 건조한 것을 윤기 있게 만들어야 한다), 건비양폐(健脾養肺·소화기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식재와 폐를 보호하는 식재)의 재료로 만들어 먹어야 한다.

그러면 가을에 오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한로시절은 인체의 정기를 길러 기혈음양(氣血陰陽·인체의 기와 혈액. 인체 음과 양의 기운)이 부족한 것을 보양해 각종 허증(虛症·스스로 느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예방한다.

인체 내부에는 기화(氣化), 동화(動化), 열화(熱化) 현상을 일으키는 양기가 있다. 이 양기를 저축해 갈무리한다. 그리고 인체에서 형화(形化), 정화(靜化), 한화(寒化) 현상을 일으키는 음기(陰氣)를 길러줘야 한다.

한로시절 인체의 윤기를 길러주는 음식 재료는 깨, 찹쌀, 밤, 우유 등이 있다. 체력이 허약(虛)하다고 느낄 때는 오리, 닭, 돼지 간, 생선, 새우, 마 등을 먹으면 좋다.

특히나 인체의 음의 정기(精氣)를 길러주기 위해서는 맵게 만든 불고기 종류나 파, 마늘은 평시보다 적게 먹어야 한다.

이 시절 좋은 양생음식은 대추연자은행죽(백합 30g, 대추 20개, 연자 20g, 은행 15개, 쌀 100g)이다. 30분 불린 쌀로 모든 재료를 넣고 끓으면 약불로 줄인다.

약불로 줄여 은근하게 1시간 정도 끓이면 가을 보약이 된다. 한로시절 대추연자은행죽은 인체의 음기를 안정시켜 폐를 윤기 있게 하고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한다.

◇가을 6절기(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의 양생 기본요구

사람이 바다에 빠졌을 때는 바다를 묘사할 여유가 없다. 뭍에서 바다를 바라볼 때만이 바다 앞에 어떠한 수식어도 붙일 수가 있다. 이처럼 사람도 질병이 들고 난 후엔 자신 몸을 살필 여유가 부족해진다.

그리고 귀가 얇아져 혼돈이 온다. 건강할 때만이 계절과 음식을 살피고 내 몸의 부족한 것을 들여 다 볼 여유가 생긴다. 만추다. 가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이 시절은 기온이 급강하며 날씨가 낮에는 덥다가도 밤에는 갑자기 추워진다.

감정조절도 잘해야 한다. 날씨처럼 감정변화가 심해진다. 봄에 승보(升補·처진 기운을 끌어올리다)를 한다면 가을에는 평보(平補·기운을 평평하게 유지한다)를 해야 한다. 가을은 인체에서 내려가는 기운을 평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선 소화기계통의 질병이 발생한다. 아울러 감기, 설사, 심혈관계질병이 발생한다. 옛 의학자들은 늦가을에는 만성위염이나 십이지장궤양이 발생하는 최고의 적기라고 했다. 그러므로 음식 양생은 따뜻한 성질의 재료를 중심으로 배합한다.

또한 재료의 성질이 매우 차가운 것과 딱딱한 것을 금하고 있다. 좋은 식재는 청경채, 양배추, 면류, 어류, 사과, 요구르트 등이다. 음식에는 되도록 기름을 적게 넣어 조리를 한다. 조리방법은 찌거나, 삶거나, 곰탕으로 해 먹는 것이 좋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저지방, 저단백질, 저염으로 음식을 먹는다. 차갑게 만들어진 음식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 산사(애기사과)가 소화를 돕고, 혈관을 확장시키며, 혈압과 고지혈증을 예방한다.

심장이 허약한 사람은 가을에는 며느리도 주지 않는다는 가지가 좋다. 가지는 늦가을에도 땅만 비옥하면 잘 자란다. 또 아스파라거스, 감자, 밤 등도 많은 도움이 된다.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맑고 담백한(淸淡) 식재료를 선택해야 한다.

맵고 자극성이 강한 음식은 기침을 멎지 않게 한다. 순두부, 콩국, 계란, 아스파라거스, 배 등이 좋다. 올해처럼 코로나19인 유행성 전염감기는 비름나물 생것이 좋다. 없으면 비름나물 말린 것을 구해 단방(單方)으로 끓여서 나물로 먹는다.

그리고 찹쌀죽을 묽게 끓여서 아침저녁 한 공기씩 먹으면 면역력을 크게 길러준다. 늦가을 인체의 폐가 건조해 생기는 기침과 천식, 장이 건조해 오는 변비를 예방하는 음식은 잣죽(잣 25g,쌀 100g)이다.

좋은 야채는 콩나물(인, 아연 등 무기질이 풍부하며 비타민B2와 베타카로틴은 콩의 10배가 넘는다), 양파(담을 녹여주고 지방을 낮추며 당뇨병환자에게 좋다), 호박씨(가을을 많이 타서 식욕이 없고 매사 피곤하며 얼굴에 황색이 도는 사람에게 좋다)이다.

호박씨에 땅콩이나 들깨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햇밤은 사지가 무력하고 신장이 허약하며 소화기관이 냉하여서 만성 설사를 하며 기침과 가래가 끓는 사람에게 좋다. 양생에서 자기를 살피는 일이 잘 되면 생각이 흐트러지지 않고 흔들림이 없어져서 인체의 근본이 튼튼해진다고 했다.

나를 살피는 방법은 내 안으로 들어가서 편안하고 조용하게 모든 것을 비우며 아무것도 없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 속으로부터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슬묵 효능 보간신강근골(補肝腎强筋骨)한다. 간과 신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뼈의 골수를 튼튼하게 채워주어 차가운 습기로 인하여 뼈가 약해져 성장발육이 느린 것을 돕는다. 남성 정력을 증강하며 두통, 요통, 복통 등을 예방한다.

◇우슬의 효능 (1)골수를 충만하게 보충해 성장발육을 돕는 데 도움이 된다. (2)사포닌과 다량의 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관절통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3)신장의 기운을 보충하고 12경맥을 소통해 성기능 장애에 도움이 된다. (4)허리·무릎에 힘이 없고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5)간을 보충해 근육을 강하게 만들고 풍증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6)고혈압으로 인한 두통, 어지러움, 뇌출혈 등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도토리가루의 효능 여기에서 도토리가루는 세포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골수를 보충하여 성장발육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생강의 효능 여기에서 생강은 인체에 한습으로 쌓인 염증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재료 우슬 200g, 도토리가루 200g, 생강 30g, 원당 30g, 소금 5g

◇만드는 법 ①우슬뿌리를 깨끗이 손질해 준비한다. ②솥에 물 1.5kg을 넣고 우슬, 생강을 넣어 1.2kg이 될 때까지 약불로 끓여 약재를 건지고 차게 식혀 육수를 준비한다. ③식힌 육수에 도토리가루를 넣고 잘 저어서 1시간 숙성시킨다. ④(3)의 숙성시킨 재료를 솥에 넣고 묵을 쑨다. ⑤탄력 있게 묵이 완성되어 가면 원당과 소금을 넣는다. ⑥(5)의 완성된 묵을 용기에 담아 차게 한나절 식혀서 완성한다.

조리Tip 임산부는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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