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나 초미세먼지를 씻어내고 중금속 해독작용에 도움

방풍죽(防風粥). 사진=(사)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김연지 이사 제공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추분(秋分)시절. 기온이 떨어지며 덩달아 면역력도 떨어지는 환절기다. 전문가들은 올가을에 '트윈데믹(Twindemic)'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한다.

트윈데믹은 쌍둥이 팬데믹으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개의 바이러스에 동시에 걸릴 수 있다는 위험성을 말한다. 독감은 감염 후 1~4일이면 증상이 나와 그 시점을 알 수 있다. 코로나는 잠복기가 길고 무증상이 약 40%나 된다.

그러나 증상만으론 구분이 어렵다. 이런 두 바이러스가 동시에 퍼지면 대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커졌다. 코로나 사태가 8개월째 접어들면서 방역 조치로 일상과 경제활동에 문제가 생겼다.

코로나 종식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그동안 억눌렸던 불안 감정이 이젠 분노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는 공포, 불안, 우울의 감정이 사회를 지배했다면 최근에는 언제까지 이럴 거지? 라는 생각에 분노 감정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좋은 방법은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동시에 몸에 발생한 화기(분노)를 낮추는 식재를 찾는 것이다. 음식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방풍(防風)이 그중 하나다. 필자의 텃밭에는 방풍이 있다. 보통 방풍은 3~4년 정도에 뿌리를 캐서 약으로 사용한다.

필자는 그동안 잎과 열매를 주로 사용하다가 6년 만에 뿌리를 캤다. 그랬더니 무려 그 굵기가 5㎝를 넘는다. ‘방풍’이란 약명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상품(上品)으로 처음 수록되었다.

방풍은 우리나라의 산야에 자생하는 토종식재다. ‘증보산림경제 1766년’에는 “방풍의 뿌리를 10월에 옮겨 이른 봄에 나는 새싹으로 죽을 쑤면 그 맛이 매우 향미롭다”고 했다. 그리고 방풍죽 끓이는 방법은 “새벽이슬이 앉은 방풍의 새싹을 따다가 죽을 쑨다. 햇볕 본 것은 좋지 않다.

멥쌀로 죽을 쑤어 쌀이 익고 반쯤 퍼졌을 때 방풍잎을 넣어 센불에서 끓인다. 알맞게 되었을 때 차가운 사기그릇에 떠서 반쯤 식은 상태에서 먹는다. 반쯤 식은 상태의 온도에 그 향미가 더욱 가득하다”고 했다.

이처럼 예부터 우린 음식에 약성 효과가 있는 식재를 활용했다. 방풍도 그중 하나다. 풍을 예방한다고 해 이름이 지어진 방풍은 우린 갯기름나물이라 부르기도 한다. 예전에는 주로 약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지금은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살린 식재료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죽, 국수, 국, 찌개, 생채, 볶음, 전, 튀김, 장아찌 등 다양하다. 방풍나물의 어린순은 식감이 좋고 향긋한 맛을 지녀 주로 나물로 먹는다.

방풍나물은 4월에 나는 어린순을 채취해서 식용하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방풍나물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성질이 찬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현대 한의에선 방풍나물은 자양강장 효능이 있고 비염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또 황사나 초미세먼지를 씻어내고 중금속 해독작용에도 좋다. 뿌리는 봄가을에 캐서 햇볕에 잘 말린 뒤 잘게 썰어 물에 달이거나 가루로 먹는다. 해열과 두통,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다. 열매는 술을 담가 먹으면 피로회복과 빈혈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영양에선 방풍나물에는 칼륨이 매우 풍부하고 칼슘과 인, 철분 등의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 비타민 B군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감기, 두통, 발한, 거담 등의 증세에 효능이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유기산과 임페라토린 등의 정유 성분 또한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뿌리에는 쿠마린 등의 정유 성분이 있어 항균작용을 하며 염증 억제 효과가 있다.

또 황사 등 미세먼지와 중금속 배출을 돕고 해독작용을 하며 근육통에도 효과적이다. 신경성 스트레스를 완화해주기도 하며 불면증과 피부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 우리 몸의 염증 매개체인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염증 관련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 탕액 초부’에 “방풍뿌리는 성질은 따뜻하며 맛이 달고 매우며 독이 없다. 36가지 풍증을 치료하며 오장(五臟)을 좋게 하고 맥풍을 몰아내며 어지럼증, 통풍, 눈이 가물거리고 눈물이 나는 것,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저린 것 등을 치료한다.

식은땀을 멈추고 정신을 안정시킨다(防風 性溫味甘辛無毒 治三十六般風痛 利五藏 關脈風 頭眩痛風 赤眼出淚 周身骨節疼痺 止盜汗安神定志)”나온다. 양생에선 방풍은 외감성 두통, 오한, 발열, 전신통, 인후통 등 모든 풍증(風症)에 효과가 있다.

풍한습의 사지관절동통, 파상풍, 근육경련, 중풍으로 인한 반신불수, 마비동통, 피부가려움증, 버짐 등에 쓰인다. 약리작용으로 해열, 항염증, 진경, 면역활성화, 항알레르기, 항궤양, 항균, 피부개선균 억제 등이 보고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된다. 면역력 향상을 위한 식재 방풍(防風)도 있다.

◇추분절기(秋分節氣)의 약선양생

면역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전 세계가 ‘면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조선시대는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을 ‘역병(疫病 공기로 전염되는 질병)’이라고 불렀다. 이런 역병이 창궐하면 음식으로 면역력을 높여 대비했다. 이것을 ‘식치(食治)’라고 했다.

식치란 음식으로 병을 다스리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가을은 아침에 일어나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면 허(虛)하단 생각이 든다.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중국 서주시대(西周時代 기원전11~7세기)의 궁중에는 식의(食醫)가 있었다. 식의는 황제의 음식 보건 영양을 관리하며 질병을 예방했다. 동양에서 음식에 대한 식료보건(食療保健)이 발전해 독립된 학문으로 집대성된 것은 당나라 때다.

당나라 명의인 손사막은 천금요방(千金要方 652년)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릇 의사는 반드시 병의 원인을 찾아 음식으로써 먼저 치료한다. 음식 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약으로 치료하라”고 말할 정도로 식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맹선(孟詵)의 식료본초(食療本草 741년)는 천금요방의 식치를 기초로 약이 되는 식품 227종을 실었다. 식료본초는 음식처방을 실은 중국 최초의 식물요법 전문서다.

당나라 때 왕수(王壽)가 지은 외태비요(外台秘要 752년)는 6000여 가지의 처방 중에 식료처방이 많다. 그리고 질환에 따른 음식물 금기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의 최초의 식의(食醫)방은 식료찬요(食料纂要)다.

1460년 조선왕조의 어의인 전순이가 임금의 명을 받아 편찬했다. 당나라 시대의 식료책인 식의심감(食醫心鑑), 식료본초(食療本草), 보궐식료(補闕食療), 대전본초(大全本草) 등을 참고로 했다.

이 네 가지의 방서에서 자주 쓰는 음식치료법에 관한 간편하고 쉬운 처방을 가려내어 45문(45門)으로 엮은 책이다. 중국 송대(宋代)에는 이미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식료가 보편화됐다.

송나라 국가에서 발행한 태평성혜방(太平聖惠方 992년)에는 28종 질병의 식치방법이 있다. 성제총록(聖濟總錄 1117년)에는 30가지 이상의 식품을 이용한 식료방법이 실려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노인병 전문 식이요법에 대해 진직(陳直)이 쓴 양노봉친서(養老奉親書 1085년)도 있다.

원나라 태의인 흘사혜가 쓴 음선정요(飮膳正要 1330년)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고기, 과일, 야채 등의 합리적인 배합방법을 말했다. 음선정요는 여러가지 약재를 첨가해 인체를 건강하게 만들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아울러 음식의 조리방법까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오더라도 스스로 싸워 이길 면역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항바이러스 작용을 통해 바이러스 침투 자체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천연 식재의 선택이 중요하다. 예로 방풍 같은 식재는 이미 수천 년 동안 면역력 강화에 검증된 식품이다.

#필자 소개: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가을 6 절기(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의 양생 기본요구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입에 군침이 돌며 좋은 먹거리가 절로 생각나는 시절이다. 요 몇 년 사이 ‘미식가(美食家)’ 모임·기행 등이 자주 거론된다. 이런 미식(美食)이 예전에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한다는 편견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누구나 미식을 찾아다니는 동호회나 소셜네트워크가 많다. 하지만 미식은 단지 맛있는 음식을 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 맛있는 음식은 결국 몸에도 좋은 건강한 음식이어야 한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 것은 건강을 바라는 본능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절기의 특성에 따라서 만드는 음식이다.

가을 음식을 만들 때는 음양평행(陰陽平行)의 원칙을 몸소 익히며 그 원리를 따라야 한다. ‘황제내경 소문 지진요대론’엔 인체의 음양에 불균형이 생기면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의 깊게 몸의 음양기운을 관찰한 후 평행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양생에서 우리 몸의 삼보(三寶)는 정(精), 기(氣), 신(神)이다. 정은 인체를 구성하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본물질로서 음식물을 먹어서 생기는 수곡(水穀)의 정과 자손을 이어가게 하는 생식(生殖)의 정이 있다.

기는 온몸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생명활동을 유지하게 하는 근원이 되며 무형(無形)·무상(無象)이기 때문에 직접 보이지는 않는다. 신은 정신 활동의 총칭이다. 정이 기를 생기게 하고, 기는 신을 생기게 하며, 또한 기는 정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정, 기, 신은 서로 밀접한 관계로서 하나가 존재하면 모두 존재하고 하나가 망하면 모두 망한다. 양생에서 가을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심정을 기르는 것과 정신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해야 외부의 악한 기운이 침입해 오는 것을 막으며 기를 수렴할 수 있다. 또 가을의 평온한 기운에 순응할 수 있다고 한다. 서태후는 중국 청나라 말기에 무려 48년 동안이나 절대 권력을 행사했던 최고 통치자이다. 서태후는 74세까지 살았다.

서태후는 그냥 오래 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젊은 몸 상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녀는 27살에 청상과부가 되지만 현대의 S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위해 수많은 산해진미와 보약을 먹었다.

그러나 53세 이후 몸이 노쇠해지면서 예전의 탄력이 나타나지 않고 가슴이 처졌다. 서태후가 크게 고민을 하며 어의를 불렀다. 그리고 어의가 만든 단순한 음식으로 예전의 탄력을 찾았다고 한다. 이것이 미식이다.

◇방풍죽 효능 항병독작용(抗病毒作用)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나쁜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면역력을 길러서 감기, 각종 염증, 풍습통증, 피부트러블, 스트레스성 화기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방풍의 효능 ①각종 바이러스의 침입을 방지하는 데 도움 ②풍한, 풍열감기나 발열, 두통, 인후통 등을 방지하는 데 도움 ③풍습으로 인한 통증을 방지하는 데 ④중이염이나 치통을 방지하는 데 도움 ?복통 설사를 방지하는 데 도움 ?비만과 식은땀, 도한을 방지하는 데 도움

◇쌀의 효능 여기에서 쌀은 소화기관인 비위의 허한 것을 보양해 대소변이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생강의 효능 여기에서 인체에 풍습으로 쌓인 염증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재료 방풍 70g, 쌀 200g, 생강즙 3g, 간장

◇만드는 법 ①방풍뿌리를 믹서기에 물을 붓고 곱게 갈아서 주스를 만든다. ②30분 불린 쌀에 1의 주스를 넣고 죽을 끓인다.

조리Tip 중풍환자는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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