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코로나 바이러스로 우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다. 과학에서 흙 1g에 미생물이 무려 10억개나 된다. 공기 중에도 바이러스 등 수많은 미생물이 있다. 그중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1%에 못 미친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지역 고유의 식재가 주로 먹거리였다. 그런 먹거리를 먹었던 동아시아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삶을 살았다. 국한된 지역은 미생물과 바이러스의 이동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교통의 발달로 먹거리도 국경이 없어졌다.
조미료는 특히 더 그렇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 화학첨가제를 사용한다. 매일 밥상에 올라오는 식재료도 어느 나라 것인지 일일이 살펴봐야 알 수 있다. 인간의 먹거리와 생활환경의 변화는 매 순간 미생물과 바이러스에 영향을 미친다. 무엇이 어떤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흙과 공기 속에 함께 섞이는지 알 수 없다.
인간은 야생동물이 아니라 가축에 가깝다고 한다. 인간의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식재료는 그 지역의 미생물과 호환하며 바이러스를 극복해야만 싹이 돋고 성장할 수 있다. 지역의 식재가 사람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이유다.
필자의 텃밭에 금화규(金花葵)가 있다. 땅에 좋은 미생물의 성장을 위해 시베리아 동토에서 채취한 피트모스를 퇴비로 사용했다. 7월부터 꽃이 한창이다. 금화규의 꽃은 하루만 핀다. 매일 아침 일찍 꽃을 따서 건조하거나 생화를 냉장고에 보관하여 요리재료로 사용한다.
금화규는 뿌리, 줄기, 잎, 꽃 등 전체를 식용한다. 보통 무침과 차, 튀기고, 볶고, 김치, 탕 등이다. 또 전체를 건조해 분말로 만들어 전이나 떡 등 각종 식품 첨가제로도 사용한다. 금화규는 중국의 하북성 형태시의 지방역사서 순덕부지(順德府志 1489년)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 후 금화규는 문헌으로만 존재한다고 알려졌다가 1984년에 중국농업과학원에서 종자가 발견되며 새롭게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게 됐다. 금화규는 영하10°~영상40°까지 이겨내는 내한성과 내열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습기를 좋아하며 알칼리성 토양에도 잘 자란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금화규는 독이 없으며 열을 식히고 해독하여 인체에 쌓이는 습열을 제거하고 수액의 흐름을 좋아지게 하며 염증과 진통을 없애고 방광의 기화작용이 부실하여 배뇨에 심한 통증이나 소변이 잦고 잘 안 나오는 증상, 부종, 화상의 국소 치료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씨앗은 소화기관인 비장과 위장, 근육조직 강화, 소화불량, 식욕부진 타박상 등 다양한 악성 통증 치료에 사용된다고 한다. 현대의학 연구에는 금화규에 포함되어 있는 다량의 플라보노이드 물질은 뇌혈관질환과 구강궤양을 예방한다. 각종 단백질과 미네랄, 사포닌 등은 인체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인체 내분비를 조절하여 면역력을 증강시키며 심뇌혈관질환의 순환을 촉진시킨다.
또 인체의 항산화 능력을 증가시켜 산소결핍, 염증, 진통, 피로, 노화, 암, 혈지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또한 금화규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하여 갱년기 증후군을 감소시킨다. 씨방의 껍질은 남성 호르몬이 풍부해 성 기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장기간 복용하면 발기부전, 조루, 성욕 저하 등의 질병을 치료하고 부작용은 없다고 보고되어 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줄기와 뿌리는 숙면을 돕고 심신을 안정시켜며 혈압을 낮추고 신장을 보신해 양기를 북돋우며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장수초라고 부른다고 했다. 꽃은 인체의 장운동을 도와 해열해독하며 소염진통, 피로, 암,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 노화,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금화규는 크게 부위별로 보면 꽃은 피부미용, 잎은 장운동촉진, 씨방껍질과 뿌리는 남성 강장제로 구분된다. 미국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는 이번 팬데믹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했다. 좋은 식재료 선택이 인체의 면역력을 기른다.
◇대서절기(大暑節氣)의 약선양생
염소뿔도 녹는다고 하는 대서(大暑)절기건만 금년은 7월 말까지 장마다. 그러나 장맛비가 끝나면 뜨거운 태양열과 습기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발생한다. 잠을 설치면 면역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음식양생에선 보기청서(補氣淸暑)를 해야 한다. 즉 땀으로 나간 진액을 새롭게 생성하고 인체의 기운인 기(氣)를 보충해야 한다.
인체를 시원하게 진액을 보양하는 재료는 녹두, 백합, 오이, 콩나물, 오리고기가 있다. 그리고 인체의 기운을 보충하고 더위를 물리치는 재료는 말린 표고버섯, 김, 수박, 토마토다. 약재로는 서양삼, 태자삼, 황기 등이 있다. 소화를 잘 되게 도와주는 재료는 팥, 율무, 호박 등이 있다.
중국 한나라 말기 도홍경이 지은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대서시절 오리를 먹는 것은 보약을 먹는 것과 같다고 역설했다. 오리에 연근이나, 박을 넣어서 탕을 끓여서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과 더위를 이기게 한다. 오리에 연자와 율무를 넣어서 탕으로 끓여 먹으면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고 습기를 몰아내며 식욕을 증진 시킨다고 했다.
사람은 오복(五福)을 누리는 것이 삶의 최대 목적이요 행복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오복교 신자라고도 할 수 있다. 이중 첫째가 수(壽)로서 오복 가운데서도 으뜸은 장수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나 아무리 최고의 부를 가진 사람이라도 일찍 죽으면 복 있는 삶은 아니다.
둘째는 부(富)인데 의식주가 넉넉하며 부자로 사는 삶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지만 한평생 가난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복 받은 삶은 아니다. 셋째는 강녕(康寧)으로서 건강을 뜻하는 말인데 이 말은 오래도록 부자로 살아도 건강하게 살지 못한다면 힘든 삶이 된다.
네 번째는 유호덕(攸好德)으로 좋은 덕을 지닌 삶을 의미한다. 다섯 번째는 고종명(考終命)으로 사는 동안 아프지 않고 죽는 것이다. 원망과 한을 남기지 않은 삶을 살았으니 최대의 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오복을 정리하면 부(富)만 빼고는 모두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하나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마지막 뺀 부마져도 건강 없이는 의미가 퇴색된다. 또 이 모든 것들은 먹지 않고는 해낼 수가 없다. 사계절에 순응하며 음식을 만들어 먹는 천인상응법칙(天人相應法則)이 바로 양생과 오복의 척도다.
◇여름 6 절기(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의 양생 기본요구
여름 6 절기는 생강을 더 섭취해 인체의 면역력을 길러주자. 양생에서 계절 질병치료 방법 중 동병하치(冬病夏治)가 있다. 황제내경 사기조신대론(黃帝內經.四氣調神大論)의 ′춘하양양 추동양음(春夏養陽 秋冬養陰)′의 이론이다.
여름은 인체의 양기를 길러 겨울 질병에 대비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인체의 음기를 길러 여름 질병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추운 계절에 쉽게 발병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질병을 더운 여름철에 예방하고 치료하는 양생요법이다.
동병(冬病)은 겨울철에 발생하거나 심해지는 질병이다. 감기, 기침, 천식, 알레르기비염,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등의 만성 폐질환과 같은 호흡기질환과 수족냉증. 류마티스관절염, 오십견 같은 비증(痺症). 만성 위염의 위통 등으로 폐장, 비장, 신장(肺腸,脾腸,腎腸)인 삼장의 허손, 양기부족에서 오는 질병이다.
하치(夏治)는 여름철 인체의 양기가 가장 왕성한 삼복(三伏)시절에 자연에 순응하여 자연의 온열지기를 빌어 양기를 보익한다. 한사(寒邪 인체에 쌓이는 나쁜 한기)를 몰아내어 혈맥을 잘 통하게 함으로써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방법이다.
양생에는 천식의 병은 폐에 있지만 원인은 비장에 있고 그 근본은 신장에 있다. 그러므로 폐를 수렴하고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하며 신장을 자양을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시기는 눈에 보이는 겉보다는 근본을 치료하는 시절은 삼복(三伏)때가 가장 좋다.
대표하는 식재는 고대부터 ′동흘라복하흘강(冬吃蘿卜夏吃薑)′이라 한다. 겨울에는 무, 여름에는 생강을 먹으면 의사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고대부터 민간과 양생의학에 전해지는 말로는 생강치백병(生薑治百病)이라 했다. 즉 생강은 백병을 치료한다고 한다.
생강은 뜨거운 여름시절에 흥분, 땀을 많이 흘려서 내려가는 체온, 정신혼미 등을 치료하고 피로, 스트레스, 식욕부진, 불면증, 헛배부름증, 복통 등의 증상을 치료하며 위를 튼튼하게 하여 준다. 또 더위로 입이마르고, 위액분비가 감소하며 갑작스런 위경련, 위염, 십이지장궤양 등으로 생기는 증상에 좋다.
여름철 입에서 신물이 생기며 구토가 나오고 배고픔을 느낄 때에는 생강 50g을 끓여서 마시면 이런 증상이 즉시 해소되기도 한다. 그리고 야외에 나가서 음식을 만들 때 각종 살균작용과 고기류의 연육작용, 소화증진도 함께한다. 이처럼 생강은 여름철 지친 몸에 보약이다.
◇금화규튀김(油炸金花葵) 효능 보비건위(補脾健胃)한다. 인체의 소화기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내부에 쌓인 독소를 제거한다. 오장을 평화롭게 조절하고 피로를 없애며 노화를 방지한다. 피부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금화규의 효능 ①각종 미네랄 성분은 혈관의 노화를 방지해 피부를 아름답게 한다. ②각종 아미노산과 광물질은 남성호르몬을 촉진시켜 보신작용을 한다. ③식물성 에스트로겐은 갱년기 증후군을 감소시켜 준다. ④플라보노이드 성분은 고혈압, 고지혈 등 각종 성인병을 감소시킨다. ?혈액에 쌓이는 열기를 해독해 심신을 안정시켜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수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부종의 발생을 예방한다.
◇포도씨오일의 효능 여기에서 포도씨오일은 인체의 소화기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강황의 효능 여기에서 강황은 인체의 내외부에 발생하는 염증을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마늘의 효능 여기에서 마늘은 인체의 기가 막힌 것을 뚫어주어 경락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작용을 한다.
◇약선간장의 효능 여기에서 약선간장은 인체에 쌓인 각종 독기를 배출해 준다.
재료 금화규꽃 30개, 포도씨오일, 밀가루 50g, 녹말가루 20g, 강황가루 10g, 소금,얼음물, 마늘, 약선간장
◇만드는 법 ①꽃을 손질해 준비한다. ②얼음물에 밀가루, 녹말가루, 강황가루, 소금을 넣고 알맞게 반죽한다. ③160°C로 달군 팬에 꽃을 반죽에 무쳐 튀겨낸다.④간장에 마늘을 넣고 소스를 만들어 곁들인다.
조리Tip 금화규의 잎과 함께 튀겨 곁들이면 더 좋다.
#필자 소개: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