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환경 미술전시, 새로운 매체통한 전시기법 개발연구과 대응 필요

‘이응노, 종이로 그린 그림’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사진=권동철>
푸르른 숲과 유연한 곡선의 하얀 물줄기를 뿜는 분수 그리고 넓은 공간이 일품으로 어우러졌다. 대전 서구 둔산대로, 이응노미술관은 고암 이응노(1904-1989)의 삶과 예술세계의 기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취임이후 미술관 비전에 구체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국제화의 기초로 삼기 위한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류철하 대전이응노미술관 관장(RYU CHUL HA, Director of the Lee Ungno Museum of Art)을 만났다.

-관장님이 특히 힘을 쏟으시는 부분을 말씀 주십시오.

미술관의 핵심인 학예실이 자율과 책임, 자기주도성이 있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것이 미술관의 당면 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시와 교육, 국제학술세미나 등에서 학예사의 역량이 발휘되도록 특별히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시와 관련, 미술관의 목표가 있다면….

미술관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쉽고도 깊이 있는 전시와 학술적 내용을 갖춘 전문가가 평가하는 전시를 갖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중성과 전문성을 인정받는 세계적 작가미술관으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미술전시 환경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비대면, 비접촉이라는 전시환경의 변화는 광범위한 매체와 홍보에 의존하는 전시형태와 철학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소규모 개인까지 다양한 참여의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매체를 통한 전시기법개발을 연구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응노 ‘구성(Composition)’ 전시장면<가나문화재단 소장> <사진=권동철>
-이번 ‘이응노, 종이로 그린 그림’전시는 한국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탁월한 기획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4월7일 오픈하여 6월28일까지 긴 장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1959년 독일로 건너가 <카셀도큐멘타>에서 현대미술의 형식실험을 본 고암 이응노가 이후 파리에서 전개한 종이 꼴라주를 통해 새로운 물질성을 발견하고 자신의 미술적 의미에 주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을 조명하는 데 있습니다.

고암은 종이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로 이어지는 연결 작업을 통해 서구미술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과 근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고 그 과정에서 문자추상과 군상 등 걸작이 탄생했습니다. 고암의 노력이 권영우 등의 추상조형작업에 영감을 주었고 이후 전광영, 한기주, 박철 작가 등 한국미술의 새로운 실험과 도전에 기초가 되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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