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알못 가이드’는 법을 잘 모르는 착한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지침서

[데일리한국 정하영 기자] #1. 친구에게 500만 원을 빌려줬어요. 적지 않은 돈이지만 형제 같은 친구라 믿었는데, 세 달째 돈을 안 갚네요.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오히려 짜증을 내네요.

#2. 친구 결혼식 축가가 너무 재밌어서 촬영하고 편집해서 페이스북으로 친구들과 공유했어요. 그런데 어떤 유머 계정에서 허락도 없이 퍼 가서 사용하고 있지 뭐에요?

#3. 윗집 애들이 한창 뛰어다닐 나이라 그런지 휴일에 편히 쉬지 못할 정도로 시끄러워요. 그래서 윗집 분들에게 조치를 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도리어 유난 떤다고 핀잔을 주네요.

#4. 직장 상사가 은근히 기분 나쁜 성적인 농담을 자꾸 하는 것까지는 참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꾸 제 어깨에 손을 올리고 등을 쓰다듬어요. 인사 고과에 반영될까 봐 강하게 말도 못 하겠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송을 하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건 너무 부담스러운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

'세상에 속지 않는 법’이라는 제목의 신간 서적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의 저자이자 국내 최대 법률 유튜브 채널 ‘법알못 가이드’를 운영하는 박남주씨는 기본적인 법률 지식만 갖고 있어도 이런 문제들에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에는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용한 법 조항과 서비스들이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그것들을 하나하나 공부해서 알아 두고 활용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급하게 인터넷으로 검색한 정보는 이해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믿을 만한지도 의문이다.

‘딱 필요한 순간, 딱 필요한 만큼의 법률 지식을 얻을 방법은 없을까?’ 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유튜버들의 법률 선생님 ‘법알못 가이드’ 박남주가 나선 셈이다.

박남주 '세상에 속지 않는 법'.

◇ 이론적 지식은 최소한으로, 문제 해결법은 최대한으로

법대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던 저자는 어느 날 성추행을 당한 뒤 고민 중이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이 지인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몰라 스트레스 속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고소를 하라고 권했는데 “고소장이 어디에 있는데?”라는 질문을 받았다. 고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본인이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법률 지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고 그래서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저자가 일상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법률 지식을 대중화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바로 그때였다.

‘법알못 가이드’는 그런 점에서 법을 모르는 착한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지침서가 될 듯 싶다. ‘법알못 가이드’에서 클로징 멘트로 사용하는 ‘구독하시고 고소하세요!’는 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쫄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저자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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