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11월 14일 개봉

영화 '윤희에게' 스틸(리틀빅픽쳐스 제공)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김희애가 올 겨울 영화 ‘윤희에게’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으로 선정돼 화제가 된 영화 '윤희에게(제공배급: 리틀빅픽쳐스, 감독:임대형)'는 퀴어 소재의 ‘모녀 로드무비’로 감동을 선사한다.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 분)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 영화다. 전작이자 장편 데뷔작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21회 부산영화제 수상을 한 임대형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열린 언론시사회에서도 ‘윤희에게’는 남성 감독이 풀어낸 여성의 서사로 주목을 받았다. 임대형 감독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을 많이 했다. 국경, 인종, 연령, 성별에 따른 수많은 차별의 벽들을 사랑의 힘으로 깰 수 있길 희망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그는 “대본을 쓰면서 남성이 여성 서사를 풀어내는 게 온당한가를 생각하지 않을 순 없었다. 솔직히 나와 다른 존재,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라 생각하면 이 대본을 못 썼을 것이다. 우리 엄마, 우리 동생 등 항상 곁에 있고, 대리 경험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을 떠올렸다. 이 시각을 유지하면서 의심하고 질문하면서 완성해나갔다”고 설명했다.

임대형 감독,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이 영화에는 일본 여성(나카무라 유코 분)이 극 중 윤희(김희애 분)의 옛 친구 역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임감독은 “‘82년생 김지영’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일본 작가의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가 우연일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 이슈가 시대정신을 한 축을 대변하고 있지만, 우리 영화는 동아시아 여성들의 연대와 사랑을 그린다. 두 나라가 사회적으론 큰 차이가 있지만 남성 중심적인 부분에선 별반 큰 차이가 없다 생각했다”고 일축했다.

캐스팅에 대해서 임 감독은 “김희애 선배님은 이 시대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나와 같은 신인감독이 김희애 선배님과 같이 작업할 수 있을 거라곤 감히 상상도 못했다. 대본 쓰면서 존재감만으로 집중할 수 있는 배우를 떠올려봤는데, 김희애 선배님이 바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저 강렬한 희망사항이었을 뿐이다. 꿈이 현실이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김희애 배우,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김희애는 20년간 말 못할 사랑을 가슴에 숨기고 그리워하는 주인공 ‘윤희’ 역으로 분한다. 김희애는 “시나리오가 무척 재밌다. 궁금해서 한장 한장 넘기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것처럼 후루룩 단숨에 읽게 됐다”면서 “섭외 연락 받았을 때 어떤 역할이든 참여하고 싶었는데 함께 할 수 있어 참 기뻤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멜로 장인인 김희애도 이번 영화는 녹록치는 않았다고 한다. 김희애는 “배우들은 자신의 체험이나 연기로, 또는 상상으로 배역을 연기한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좀 더 힘들었다. 어떻게 하면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장에 도착해 그런 감정을 제일 먼저 찍었다. 다행히 내가 생각한 것 이상 감정이 잘 나와줬다”고 회상했다.

김희애 배우,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퀴어 소재에 대한 질문에서 김희애는 “특별한 압박은 없었다. 하나의 작은 소재로만 받아들였다. 이 작품은 그냥 딸과 어떤 계기를 통해 여행을 가는 로드무비라 생각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멜로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여자의 추억을 따라 딸과 함께 떠나는 잔잔한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신선한 무공해 영화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옛 친구 역의 일본배우 나카무라 유노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외국배우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눈빛을 봤을 때 진심으로 연기하는 게 느껴져 자극이 많이 됐다. 도움도 많이 받았다. 나도 뭔가 도움이 되고픈 마음에 짧지만 최대한 집중해 몰입하려 했다”고 고마워했다.

김소혜 배우,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 김소혜는 이번 영화가 첫 데뷔다. 김소혜는 엄마에게 온 편지를 읽고 엄마와 여행하며 엄마를 응원하는 속 깊은 딸 ‘새봄’ 역을 연기했다. 김소혜는 “영화로 인사드리긴 처음이다. 긴장되고 설렌다. 이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엄청 영광이고 감사드리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희애와 함께 연기한 소감에 대해서도 “김희애 선배님과 연기를 하게 돼 정말 많이 긴장했지만, 그 이상으로 많이 배웠다. 정말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은 선배님이시다. ‘나도 연기를, 또 사람 대하는 법을 이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진심 어린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소혜 배우,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캐릭터에 대해서 김소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믿고 의지하는 건 좀 다른 것 같다. 새봄에게 엄마란 존재는 사랑하지만, 믿고 의지하기엔 뭔가 불안한 감이 있다. 딸로서 외로웠을 거다. 엄마와 여행하면서 점점 다가가고 의지하면서 엄마를 닮고 싶어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딸이나 아들 입장으로서 많은 이들이 엄마를 당연한 존재로 생각하기도 한다. 한 번씩 떠올리긴 해도 자신의 삶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이 영화를 통해 엄마와 부모님의 삶과 사랑을 다시금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성유빈 배우,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이번 영화를 통해 차세대 스타로 얼굴을 알린 성유빈은 윤희 모녀의 여행에 동행하는 새봄의 남자친구 ‘경수’ 역할을 맡았다. 성유빈은 “흰 눈이 추울 때 내리지만 느낌 자체는 굉장히 따뜻하다. 우리 영화를 완성하고 보니깐 그런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관객들에게도 그런 느낌으로 스밀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딸뿐 아니라 아들에게도 어필되는 영화니 남녀 상관없이 많이 보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윤희에게' 제작보고회 현장(사진=강진주)
끝으로 김희애는 “좋은 작품은 배역 크기에 상관없이 참여하고 싶다.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는 선입견을 깨는 데에 보탬이 되는 작품이 되길 희망한다. 관객들도 이 영화를 통해 가족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음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화 '윤희에게' 포스터(리틀빅픽쳐스 제공)
영화 ‘윤희에게’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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