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마츠자카 토리 주연, 113분, 12세 관람가

영화 '신문기자'포스터((주)팝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2017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학재단 가케학원 스캔들을 모티프로 한 영화 ‘신문기자’가 지난 17일 개봉했다. 한국 배우 심은경과 일본 제작진이 한 뜻으로 진실 찾기에 나섰다. 가짜 뉴스, 댓글 조작 등 국가가 감추려는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일본에서는 박스 역주행을 하며 흥행 수익 4억 엔을 돌파했다.

‘신문기자’는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동명 저서를 바탕으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와 저널리즘에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던진다. 올해 일본 최고 문제작으로 손꼽히며, 일본 현 정권에서 벌어진 정치 스캔들을 다뤄 이슈가 됐다.

진실을 쫓는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 역은 심은경이, 진실 조작 정보실 관료 스기하라 역은 마츠자카 토리가 맡았다. 그 외 타나카 테츠지, 다카하시 카츠야 등이 출연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영화 '신문기자' 기자간담회(사진=김윤서)
지난 기자회견에서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삼고초려 끝에 메가폰을 잡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신문기자’ 속 상황이라면 어떨지 묻고 싶었다”면서 “정치, 시사 문제를 다루는 작품은 높은 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그런 자격이 있을지에 대해 자문하느라 연출 제의를 두 번이나 고사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이어 “직접적인 압력은 없었지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미츠노부 프로듀서가 신문을 읽지 않는 세대들에게 영화라는 장르로 전달하는 힘은 클 것이란 말에 사명감을 갖고 연출을 맡게 됐다”고 계기를 밝혔다.

카와무라 미츠노부 PD, 영화 '신문기자' 기자간담회(사진=김윤서)
함께 내한한 카와무라 미츠노부 PD 역시 “‘신문기자’는 일본에서도 드문 영화”라며 “최근 수년 동안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정치비판적인 영화 제작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특히나 매스컴과 미디어가 정권에 어떻게 맞서고 체크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미츠노부 PD는 “최근 3, 4년 동안 정치적으로 큰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미해결인 문제가 많다. 미디어가 위축된 현실을 영화로 포착해야 한다 생각했으며, 이는 비단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 공통적인 일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주인공 요시오카 에리카 역의 심은경에 대해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단 기간 촬영임에도 빠르게 적응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고, 일본어라는 벽을 넘어줬다”면서 “일본에선 스스로 연기 제안하는 배우가 드문데, 심은경 씨는 연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탁월한 배우다. 한국과 일본이 콜라보해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치켜세웠다.

미츠노부 PD도 “심은경 씨를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해 다른 배우에게 출연제의를 하지 않았다. 심은경 씨의 확고한 아이덴티티가 진실을 찾는 에리카와 꼭 맞는다 생각한다. 일본 배우들이 출연 거절로 어쩔 수 없이 심은경 씨가 출연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카와무라 미츠노부 PD,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영화 '신문기자' 기자간담회(사진=김윤서)
두 제작진은 최근 불거진 한일관계 악화에 대해 의견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미츠노부 PD는 “정권과 정권의 대치와 국민과 국민의 대치는 다르다. 문화는 또 다른 문제다. 힘든 상황에서 개봉하는 것인 만큼 더욱 뜻 깊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하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 아베 총리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꼭 보셨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정부가 옳은지 판단하는 개개인의 판별력은 중요하다”면서 “그래도 한국인들은 일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에 대해 훨씬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신문기자’ 일본 개봉 당시 일본 젊은이들의 대다수가 ‘이런 일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한국인 심은경 씨와 힘을 합쳐 영화를 만든 만큼 한국 관객들의 의식 높은 평가를 기대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신문기자’는 17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