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분, 12세 관람가, 10월 10일 개봉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강진주)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제공/배급 영화사 진, 감독 고명성)는 한 유명 시인의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밝히는 심리 추적극이다. 2019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화제를 모은 ‘남산 시인 살인사건’을 장편으로 재구성하면서 제목을 바꿨다.

tvN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로 드라마에 복귀한 김상경, OCN ‘왓쳐’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허성태, 영화 ‘독전’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김동영이 각각의 매력을 발산한다.

고명성 감독,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강진주)
고명성 감독은 지난 언론시사회에서 “일본에서 해방된 후 일제시대의 청산과 자기 성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전쟁이 터진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싶었다. 역사의 단추가 잘못 끼워진 지점에서 바로잡고 싶은 마음에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어 “시대극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풀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란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고,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에 착안해 영화를 제작했다”면서 “자본적으로나 상황적으로 좋지 못한 시기여서 작품이 어렵게 세상에 나오게 됐다”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상경 배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강진주)
육군 특무부대 소속 상사 김기채 역의 김상경은 “1940~1960년대의 감성을 좋아한다. 올백머리로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제한된 공간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대사가 랩 수준으로 많았다. 대사가 너무 많아 출연을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가 ‘김상경만이 할 수 있는 역’이라고 응원해줬다. 그래서 할 수 있다 최면을 걸었고, 해냈다”고 자긍심을 보였다.

또한 김상경은 “살다보면 선과 악은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은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며 사회가 양분화 돼 있다고 믿는다. 스스로 정의로운 일을 한다는 착각을 하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입체적인 변화의 캐릭터에 욕심이 갔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다시 화제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살인의 추억’ 제작발표회에서 ‘사건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미제 사건이 정말 많은데,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완전히 잊혔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허성태 배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강진주)
예술가들의 아지트 ‘오리엔타르 다방’ 주인 허성태는 “개인적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 부분들이 매력적이라 하고 싶었다. 또 동영 후배가 같이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전화가 왔다. 평소 좋아하는 후배라 함께 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첫 스크린의 주연을 맞게 된 소감에 대해서는 “주연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김상경 선배님이 중심이신데 주연으로 크레딧을 올려주셔서 황송한 마음이다. 감독님, 김상경 선배님을 믿고 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이 영화를 중, 고생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알고 감상하면 더욱 재밌을 것이다. 영화를 통해 청소년들이 통찰력을 갖고 역사를 되짚어보면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 지금의 우리보다 성숙한 성인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영 배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강진주)
비밀을 간직한 화가 박인성 역을 맡은 김동영은 “시나리오를 보고 감정적 표출을 하면 안 되고 절제하면서 연기해야 하는데, 도전해보고 싶었다. 안 해본 연기라 더욱 도전정신이 생겼다”라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더구나 상경 선배님과 성태 선배님이 함께 하신다고 하니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실제 함께 할 수 있어서 굉장히 편했고 영광이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도 내비쳤다.

김상경 배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강진주)
김상경은 “고명성 감독님이 캐스팅을 참 잘한 게 캐릭터들이 다 개성이 다르고, 열두 명의 용의자를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은데, 각 인물마다 특징을 잘 살린 캐스팅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라고 치켜세웠다.

역사적인 배경과 인물을 소재로 한 시대극은 매년 극장가에서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흥행 아이템이다. 특히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억압과 격동의 역사를 다룬 작품들이 관객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킨다. ‘암살’(2015), ‘밀정’(2016), ‘말모이’(2019)등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상기하는 작품들의 호평을 ‘열두 번째 용의자’가 이어갈지 주목된다.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포스터(영화사 진 제공)
시대가 놓친 진범을 추적하는 심리 추적극 ‘열두 번째 용의자’는 12세 관람가로 오는 10월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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