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분, 12세 관람가, 10월 9일 개봉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영화 ‘판소리 복서’가 10월 극장가에 신명을 돋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 영화는 세계 최초로 판소리와 복싱을 결합시킨 소재가 매우 독특해 주목을 받아왔다. 휘몰아치는 장구 장단에 맞춰 복싱 스텝을 밟고 팔을 휘두르는 주인공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재치와 개성이 넘치는 영화로 올 가을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판소리 복서’(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감독: 정혁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신예 정혁기 감독과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배우가 참석했다.

‘판소리 복서’는 과거 실수 때문에 꿈을 접고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 분)로 인해 ‘판소리 복싱’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완의 꿈을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하는 모습을 그린 코믹 휴먼 장르로, 엄태구의 첫 코믹 멜로의 도전이라 이목이 집중됐다.

엄태구 배우,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출연하는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엄태구는 “단편 작품 ‘뎀프시롤: 참회록’에서부터 팬이어서, 장편 시나리오가 왔을 때 기대가 많이 됐고, 대본을 보자마자 감독님을 뵙고 하고 싶다고 했다”고 출연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복싱의 기본기는 물론, 복싱에 판소리 장단까지 입히는 작업을 하느라 남다른 노력을 들였다. 영화를 통해 처음 선보인 판소리 복싱은 우리 고유의 휘모리장단과 복싱 스텝을 결합한 병구의 필살기다. 엄태구는 이 독특한 결합을 개성 넘치는 몸 사위로 구현해냈다.

엄태구 배우,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이 역을 위해 6개월 간 복싱 연습에 매진했다는 엄태구는 “코치님과 일대일로 하루 다섯 시간씩 기본기를 배웠다. 기본기를 배우고 장단에 맞춰 이 동작, 저 동작하면서 판소리 복싱을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리숙한 연기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에서 여러 번 했지만, 병구는 또 다른 캐릭터였다.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하고 주변 분들에게도 많이 여쭤봤다. 멜로 부분은 혜리 씨가 연기 하는 걸 보고 최선을 다해 호흡을 맞춰나갔다”라고 쉽지 않은 도전이었음을 털어놨다.

이혜리 배우,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이혜리는 다이어트를 위해 체육관을 찾았다가 병구에게 호감을 느끼고 판소리 복싱에 합류한 ‘민지’ 역을 연기한다.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의아했지만, 엉뚱하고 재치 있고, 코믹하고 슬프기까지 한,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져서 꼭 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혜리 역시 민지 역을 위해 촬영 전 두 달 동안 장구 특훈을 받았다. “연습을 무척 많이 했는데, 장구를 잘 쳐보이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면서, “멜로 장면들을 찍을 때, 엄태구 배우가 최고의 파트너란 생각이 들었다”고 치켜세웠다.

김희원 배우,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폐업 직전의 체육관을 끝까지 놓지 않고 운영하는 박관장 역의 김희원은 “지금까지 배우 활동을 하면서 연극을 했거나 고생했다고 하면 그냥 정이 간다. 박관장 역시 마찬가지다. 병구를 꼭 자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바라봤다”면서 “그것 때문에 병구를 무한으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이어 “악당하고 싸울 때 음악이 느리면 지고 빠르면 이긴다. 극 중 판소리는 그런 역할을 한다. 코믹하고 웃기지만 리얼했다. 두 가지가 혼재돼 있어 독특하고 재밌는 작품이 완성됐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멜로 부분에 대해서는 “멜로가 신선했다. 인간 승리를 안 했는데 승리한 것 같고, 억지스럽지 않은 신선한 코믹이 가미돼있고, 무척이나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저도 재밌게 봤는데, 많은 분들 역시 재밌게 보실 것 같다”고 확신했다.

정혁기 감독,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판소리 복서’는 정혁기 감독이 지난 2014년 미장센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자신의 26분짜리 단편 ‘뎀프시롤: 참회록’을 장편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정 감독은 “과거 못 이룬 목표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다”면서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장편영화로 확장하고자 했다”고 작품 의도를 말했다.

복싱과 판소리를 결합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조현철 배우와 학교를 다녔는데, 학교에서 누가 장구를 치고 있었다. 마침 복싱을 배우던 조현철 배우가 들려오는 그 장단에 맞춰 복싱을 했는데, 그 장면이 재밌어서 단편으로 연출했다”면서 “장편으로 만들면서 정서와 주제를 확장했다. 판소리와 복싱뿐 아니라 필름 사진, 재개발, 유기견, 치매 등 여러 요소를 넣어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작별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배우,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이어 “욕심이긴 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모두 봤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과거에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회한이 있으신 분들은 꼭 감상하길 바란다. 어린친구들은 ‘병구’의 도전과 ‘민지’와 함께 하는 모습을 포인트로 보면 좋겠고, 나이 있으신 분들은 이런 젊은 세대들을 지켜보는 ‘박 관장’의 시점에서 영화를 감상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혜리 배우,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윤서)
엄태구 역시 “저도 모든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조지 포먼’을 아는 세대 분들이 보셔도 재미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혜리는 “청춘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다. 청춘이라는 게 제한할 수 없다. 누구나 청춘이라고 느낄 수 있는 만큼, 꿈이 있는 사람들, 꿈을 차마 이루지 못한 사람들, 꿈을 이뤄본 사람들, 이런 청춘들이 봤음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영화 '판소리 복서' 포스터(CGV아트하우스 제공)
‘판소리 복서’는 오는 10월 9일, 12세 관람가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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