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간 기립박수, 호아킨 피닉스 인생 연기, 브레들리 쿠퍼도 제작에 참여

영화 '조커'가 제 76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사진=베니스 영화제 공식 트위터 제공)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기자]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가 7일(현지시간)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올해로 76번째를 맞이한 베니스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중 하나로, 1932년 시작돼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국제영화제다. 베니스 영화제의 로고는 날개가 달린 사자이다. 사자는 베니스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영화 '조커', 제 76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사진=베니스 영화제 공식 트위터 제공)
제76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 수는 모두 21개에 달한다. 개막작은 경쟁부문에도 진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실’이다. 2018년 칸 국제 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전설적인 여배우(까뜨린 느드뇌브 분)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그녀와 딸(줄리엣 비노쉬 분) 사이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올해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조커’는 희대의 악당 조커의 탄생을 그린 영화로 코믹북 기반이 아닌, 영화를 위해 새롭게 재창조된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뤘다. DC히어로 배트맨의 숙적인 조커가 연약한 외톨이에서 존재감 넘치는 악당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 반(反)영웅물이다.

조커, 제 76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사진=베니스 영화제 공식 트위터 제공)
코믹스 영화로는 최초로 2019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과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스 부문에 초청돼 화제의 중심이 됐다. 더구나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8분간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을 정도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해외 언론들의 극찬도 이어졌다.

“올해의 영화”(Empire), “눈부시게 대담하다”(The Guardian), “상상 그 이상의 전율”(Deadline), “‘다크 나이트’와 나란히 할 영화”(The Hollywood Reporter), “완벽한 대중오락영화”(Indiewire), “아카데미상은 호아킨 피닉스에게”(Geeks of Color) 등 상상도 못할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라며 놀라움을 전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영화에서 대담한 시도를 할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영화 제작사 워너브러더스와 DC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또 자신을 신뢰하고 ‘조커’를 열연해 준 배우 호아킨 피닉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영화 '조커'의 호야킨 피닉스, 필름 매거진 스틸(필름 매거진 제공)
이미 ‘너는 여기에 없었다’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 ‘돈 워리’, ‘그녀’ 등의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에서 인생 연기를 펼쳤다. 그는 이 영화로 가장 강력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로까지 점쳐지고 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영화 ‘조커’ 제작기에서 “우리는 한 남자가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코믹북의 내용이 아닌 우리만의 조커를 만들고 그 인물에 주목하는 영화”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 영화는 배우이자 ‘스타 이즈 본’으로 감독으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장교와 스파이', 제 76회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사진=베니스 영화제 공식 트위터 제공)
한편, 은사자상은 '드레퓌스 사건'을 영화화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장교와 스파이'(An Officer and a Spy)에게 돌아갔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1977년 기소된 아동성폭행 사건으로 40여 년간 도피생활을 해왔다.

그의 이런 전력 때문에 최종 수상작에 '장교와 스파이'가 포함됐을 때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심사위원장 마르텔 감독은 "나는 평소 예술가의 인간과 작품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지만, 폴란스키에 대해서는 아무런 편견이 없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남우주연상은 '마르틴 에덴'에 출연한 이탈리아 배우 루카 마리넬리, 여우주연상은 프랑스 드라마 '글로리아 문디'에 출연한 아리안 아스카리드에게 각각 수여됐다.

영화 '조커'의 호야킨 피닉스, 엠파이어, 필름지 커버(엠파이어, 필름 매거진 제공)
반(反) 영웅의 악의 기원을 다룬 영화 ‘조커’는 오는 10월 2일 국내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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