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기자]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더욱 화려한 볼거리와 매력 넘치는 캐스팅으로 5년 만에 돌아왔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에는 뉴이스트 황민현, 씨야 출신 김연지 등 새로운 캐스팅이 합류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구로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MC 박슬기의 진행으로 ‘마리 앙투아네트’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및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김소향, 김소현, 두 명의 마리 앙트와네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의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다. 사회의 부조리에 관심을 갖고 혁명을 선도하는 마그리드 아르노라는 허구의 인물을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조시켜 진실과 정의의 참된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다.

화려하고 우아한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는 김소현과 김소향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반대편에서 혁명의 선동에 서는 마그리드 역에는 장은아, 김은지가 열연한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서로 사랑을 나누는 페르젠 백작 역은 손준호, 박강현, 정택운, 황민현 배우가 캐스팅됐다. 프랑스 왕좌를 차지하려는 야욕을 가진 오를레앙 공작은 김준현, 민영기가 연기한다.

루이 16세는 이한밀이, 마담 랑발 역을 맡았다. 자크 에베르 역엔 윤선용, 레오나르 헤어드레서 역은 문성혁, 로즈 베르텡 디자이너 역은 김영주와 주아가 캐스팅에 이름을 올렸다.

김소향, 황민현 배우의 시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하이라이트 시연은 총 14장면이 이어졌다. ‘그녈 봐’, ‘내가 숨 쉴 곳’, ‘난 왜 나다운 삶 살 수 없나’, ‘난 최고라니까’,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 ‘최고의 여자’, ‘세상을 지배하는 법’, ‘더는 참지 않아’, ‘나의 눈물’, ‘운명의 수레바퀴’ 등의 장면들이 시연되고, 무대를 바꾸는 중간 중간 배우들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시연 중 ‘그녈 봐’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가 처음 만나 대치하는 파티 장소를 그린다. 마그리드는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파티에 숨어들어 프랑스 국민들의 비참한 삶을 이야기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와 귀족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감소현, 손준호 배우의 시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에선 시민들의 거센 함성이 들려오지 않는 베르사유 궁전의 작은 마을 쁘띠 트리아농에서 현실을 외면한 채 안락한 생활을 하려는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페르젠은 여러 번 현실적인 충고를 한다. 김소현·손준호 배우의 조합은 현실 부부 케미라 그런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김연지 배우와 앙상블 시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더는 참지 않아’에서는 이 뮤지컬로 처음 데뷔하는 마그리드 역의 김연지 배우의 역량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성모승천대축일, 성난 군중들을 선동하며 참지 않고 함께 일어나 싸워야 할 때라고 두 손을 불끈 쥐고 노래하는 모습은 무대를 압도적으로 장악한다.

하이라이트 시연 후 바로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초연 그대로 다시 마리 앙투아네트 역으로 돌아온 김소현은 “정의란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뒤돌아서 생각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김소현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5년 전 첫 프리뷰 날에 로버트 요한슨 연출님과 끝나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초연 과정에서 힘든 일이 무척 많아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재연을 하면 꼭 다시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같은 역으로 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초연 때는 내가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면, 이번에는 많은 배우들과 호흡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조화를 생각했다. 정말 많은 연습을 했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이 되는 과정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는 것처럼 임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소현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초연과의 바뀐 부분에 대해서는 “초연 때 부족했던 부분들과 노래가 몇 개 바뀌었다. 특히 마리와 페르젠의 이별 장면에서 좀 더 굳건한 왕비의 모습을 보이고자 연출님께서 많은 보완을 하셨다”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마리 앙투아네트’ 작품 속의 배경과 닮은 부분이 많다. 정의에 대해 다 같이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작품 분석을 덧붙였다.

김소향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또 다른 마리 앙투아네트 역의 김소향은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대한 질문에 “손준호가 분위기 메이커다. 전작 ‘엑스칼리버’ 때는 마법사 ‘멀린’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페르젠’이어서 초반에는 혼란스러운 것 같았다”라면서 “마리와 사랑을 나누는 눈빛이어야 하는데, 멀린의 근엄한 눈빛을 보내 김소현 배우가 ‘눈 풀어라’라고 했다”는 일화를 웃으며 전했다.

손준호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손준호는 이에 “초반에는 그 전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게 어려웠는데 지금은 완벽하게 ‘페르젠’이 됐다. 최선을 다해 마리 앙투아네트를 사랑하고 있다”며 화답했다.

처음 맡은 ‘마리 앙투아네트’ 연기에 대한 소감으로 김소향은 “처음에 한 장면, 한 장면 연출님이 세세하게 코칭을 해주셔서, 연기자로서 창작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하면서 “그런데 런을 돌다 보니 연출님이 하신 이야기가 전체적인 흐름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만드는 과정인지 깨닫게 됐다. 그래서 나는 멀었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겸허한 마음으로 배우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 인물을 조망하고 시대상을 표현하는 작품이라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특히 이번 뮤지컬에서는 ‘엑스칼리버’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여러 명 그대로 합류해 시선을 끈다.

박강현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박강현은 “김준현, 손준호, 장은아, 김소향 등과 '엑스칼리버'에서 함께 했다. 가장 큰 장점은 서로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연기할 때 더 믿고 편해지는 부분이 있다. 친분이 생기고 연기 스타일을 알면 맞추기가 편하다”고 밝혔다.

민영기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민영기도 ‘마리 앙투아네트’의 팀워크에 대해서 대단히 좋다고 자랑하면서, “배우들 간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친하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비극적이고 어두운 이야기지만, 작품 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리 사이의 화합이 중요하다. 그래야 공연을 함께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이너 역의 주아 역시 “매회가 즐겁다. 배우들 간 관계가 무척이나 좋다. 눈물 날 정도로 스태프와 배우의 합이 정말 좋아 이 일원으로서 같이 공연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화합된 분위기를 전했다. 헤어드레서 문성혁도 “대표님께서 연습실에서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에 여러 번 감동해서 우셨다”라고 덧붙였다.

손준호, 정택운(액자), 박강현, 황민현, 네 명의 페르젠,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이번 공연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2명이지만, ‘페르젠’은 4명이나 된다. 박강현은 “손준호 배우 빼고는 지금까지 친분이 없어서 기대감도 있었지만, 그 만큼 누구 하나 성격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한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지금까지 작품 중에 가장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또한 “네 명이 연령대가 다 다르고 성격도 다른데, 뭔가 비슷하게 통하는 면이 있다. 손준호 배우는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고, 정택운 배우는 애교와 친화력이 많다. 처음 만난 황민현 배우는 첫 인상은 낯을 엄청 가릴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우리 과였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연기가 직업이고 일을 하는 거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재밌게 연기할 수 있어 참 행복하다”라고 덧붙였다.

황민현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마리 앙투아네트’로 처음 뮤지컬에 데뷔한 뉴이스트의 황민현은 “아이돌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과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너무 많이 다른 점이 있어 걱정과 부담이 앞섰다. 첫 도전 작품이 ‘마리 앙투아네트’여서 참 의미 있고, 기쁘다”면서 “연습 동안에 연출님, 선배님, 스태프들이 많은 도움을 준 덕에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서 뮤지컬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연습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페르젠이 귀족이고 군인이기 때문에 서 있는 자세와 움직임이다. 위엄 있고 강인하고 절도 있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남다른 노력을 밝혔다.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서도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매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연지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뮤지컬에 첫 발을 들인 씨야 출신 김연지는 “첫 작품부터 너무나 좋은 역할을 줘 부담도 됐다. ‘마그리드 아르노’라는 멋진 역할로 데뷔해 무척 영광이다. 잘 표현하고 싶어 더 많이 노력했다”라며 감격을 담은 소감을 전했다.

“마그리드만 가상 인물이다. 고민을 더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시대적 배경을 많이 찾아보고 다큐, 영화, 책을 통해 마그리드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 참고하고자 했다”면서, “프랑스 혁명 때 여자들이 앞장 선 부분이 많다고 했고, 마그리드는 그 중 3명 정도가 합쳐진 인물이라고 들었다. 작가님과 연출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캐릭터를 잡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한밀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루이 16세 역의 이한밀은 “루이 16세는 군주제의 마지막 국왕이다. 사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국왕이 됐고, 왕으로서 절대적 리더십도 부족하다. 하지만 높은 신분으로서 타인에게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를 아는 인물이다” 라면서 “무능력한 왕이었지만, 따뜻하고 소박한 성품의 인물이다. 자신의 작업실에서 일하거나 아이들에게는 좋은 사람, 좋은 아빠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이어 “루이 16세를 연습하면서 참고한 인물은 ‘지정생존자’의 박무진 권한대행이다. 그도 학자 출신인데 의지와 상관 없이 대통령 대행이 됐다. 지진희 배우가 연기한 박무진 권한 대행이 좋은 레퍼런스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 드라마지만 한국에서도 리메이크 된 ‘지존생존자’를 재밌게 보셨다면 ‘마리 앙투아네트’에도 관심을 가지 않을까 한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문성혁, 주아 배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현장(사진=박초빈)
헤어디자이너 역의 문성혁은 감초 연기의 달인이다. “‘영웅’에서 우덕순, ‘마틸다’에서 아버지,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는 레오나르 역을 맡았다. 진중한 작품 속에서도 웃음을 주는 역할들이다”라면서 “감초 역을 하면서 ‘격이 높은 웃음을 준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다. 이번 작품에서도 선을 지키려 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또한 “‘마리 앙투아네트’가 고속도로 여정이라면, 휴게소 같은 역할”이라고 분석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포스터(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이날 크리에이티브 팀은 질의응답에 나오지 않았지만,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환상 콤비 작품으로 유명하다.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크리에이티브 팀과 로버트 요한슨 연출, 김문정 음악 감독 등 실력 있는 제작진들의 작품이란 점도 이 작품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지난 24일 개막했으며, 오는 11월 1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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