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안준섭‥‘구르는 돌’개인전, 8월20~9월23일, 아트스페이스 루
  • 구르는 돌, Acrylic on paper, 150×215㎝, 2018
“우리는 결국 연민을 배우러 이 세상으로 내려 왔나요. 다시 하늘의 별이 되어 올라가면서. 다시 응결되는 눈물로 흘러내리면서. 사라진 뒤에야 들려오는 귓속말이 있었다. 몰라도 좋았을 표정이 쏟아지고 있었다.‥여기에 그리고 저기에. 가로로 세로로 천천히 드러나는 점선이 있다. 점선과 점선들로 분명해지는 어제의 여백이 있다. 여기에 그리고 저기에. 하나 둘 맺히는 얼굴이 있다. 만지고 만져서 작아진 돌이 하나 있다.”<이제니 시집,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문학과 지성사刊>

어느 날 불현 듯 스치는 찰나에 나와 마주 서 본 경험이 있는가. ‘구르는 돌(Rolling Stone)’시리즈는 인간의 관계 나아가 ‘나’와 교우하는 메타포로 다가온다. 초고속통신망에 널려진 지름길과 지친영혼이 공존하는 아이러니의 현대시대에 ‘구른다는 것’의 덕목은 무엇인가.

그렇게 구르고 굴러 저 심연에 흔들리는 실타래처럼 엉킨 무의식의 고독과 상처를 보듬거나, 희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던 달콤한 한 때의 인상을 간직한다. 그러게 되기 위해 혼신을 다해 구른 것이다.

  • 162×130㎝, 2019
화면은 블루라이트 덩어리가 푸르고 찬 공간에 마치 온기를 품은 듯하다. 천천히 바라봄으로써 어떤 리듬이 심상에 머물고 둥지를 틀 때 여러 내면세계를 읽어내게 된다. 많은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감각적인 부분을 내보이려 한 작품저변엔 인간애의 따뜻함이 스며있다. 그때 비로써 너머를 이해할 것이며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에 눈뜨게 될 것이리.

“나의 작업은 거침없이 드러내면서 느꼈던 삶의 모습들, 표정 등을 그리는 작업이다. 기쁨, 행복, 고뇌 등 감정의 움직임을 묘사해나간다. 여러 공간을 한 화면에 배치하면서 가상적 공간을 만들고 지나쳤던 자연풍경도 추상적으로 재현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열림 가운데에서 관람자는 ‘나’라는 난해를 해독하고 이해해가는 여정을 만나게 되길 소망한다.”

  • 118×150㎝, 2018
◇예술 그 삶의 통찰!

안준섭 작가(AHN JUNSEOP,安準燮)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졸업했다. 1996년 ‘지하철-日常속에서’ 첫 개인전 이후 ‘어떤 상황’, ‘매립지에 대한 小考, ‘흐름’, ‘거친 땅에서 세상을 보다’, ‘나의 사랑스런 바깥’연작을 발표하면서 소외와 소통 등 인간존재에 관한 독창적 조형세계를 펼치고 있다.

“그동안 그린 소재들이 떠오르고 이런저런 색, 거친 붓질, 두터운 화면, 일상의 이미지들이 눈앞을 지나간다. 요즈음은 돌같이 생긴 덩어리를 그린다. 멀리서 보면 움직이는 돌처럼 사람도 그렇게 보이듯, 더 단순화 되었다. 사람의 발자국 같은 길 위를 무심히 구르는 돌…. 일상 속 관념인 듯 한 그곳이 내가 바라보는 세계이다. 배경들은 거칠고 자상하진 않지만 때론 슬프고 다사롭다. 예술은 삶의 통찰(洞察)이라 믿는다.”

  • 화가 안준섭<사진:권동철>
한편 이번 열한 번째 서양화가 안준섭 ‘구르는 돌’개인전은 8월20일부터 9월23일까지 엄선한 45여점으로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용산우체국 인근, ‘아트스페이스 루’에서 선보인다. 5년 만에 개인전을 앞둔 작가와 수년 만에 만나 서울 광화문 조용한 카페에서 인터뷰 했다. ‘화가의 길’에 대한 생각을 물어 보았다.

“나는 뭔가 가두어지게 되면 도망갈 것 같고 안주하려고 하다 보면 뛰쳐나갔던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생각해 왔던 것들과 하고 싶은 것은 미술적 체험들을 이제는 녹여낼 때가 된 것 같다는 감(感)이 온 것이다. 그런 운율에서 밝음과 어두움, 행복과 불행이 마주보는 거기서 나는 출발하고 잠시 멈춘다.”

기자소개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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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8/14 23:50:59 수정시간 : 2019/08/14 23: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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