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한지상, 박은태, 민우혁 배우,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 현장(사진=이수경)
[데일리한국 부소정 기자] 창작 대형 뮤지컬 '벤허'(제작 뉴컨텐츠컴퍼니, 연출 왕용범)가 2년 만에 귀환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 더욱 탄탄해진 서사와 넘버 추가로 초연보다 훨씬 웅장하고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선보인다.

‘벤허’는 루 월러스가 1880년 발표한 소설로 ‘유다 벤허’라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 사랑과 헌신 등을 그린 숭고한 휴먼 스토리다. 1959년 찰스 헤스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반세기 이상 많은 이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영화 속 박진감 넘치는 전차 씬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지난 2017년 이후 2년 만에 귀환하는 '벤허'는 역동적인 스토리 라인과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총 14곡의 넘버를 더해 한층 더 설득력 있고 풍성해진 서사와 무대를 선보인다. 영화에서처럼 뮤지컬에서도 전차 장면이 가장 압권이라는 평을 듣고 있고, 올해에는 좀 더 스피드와 입체감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 현장(사진=이수경)
6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에서는 하이라이트 11장면이 시연됐으며,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는 한지상, 민우혁, 박은태, 문종원, 박민성, 김지우, 린아, 문은수, 서지영, 임선애, 이병준, 홍경수, 이정수, 선한국이 참석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14곡이나 추가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연에서도 ‘희망은 어디에’, ‘가문의 축복’, ‘살아야 해’, ‘카타콤의 빛’, ‘운명’, ‘나 메셀라’, ‘출전, 죽음의 질주’, ‘골고다’ 등 새로운 넘버들과 대표 넘버들이 소개됐다. 특히 ‘살아야 해’는 검투사 경기에서 로마인이 되어 승리를 해야만 하는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한 벤허의 갈등을 그린 넘버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들은 벤허가 복수를 다짐하는 독기 품은 넘버를 박은태가 액션에 고음을 더해 압도적으로 시연했다.

한지상, 린아 배우, 뮤지컬 '벤허' 시연 장면(사진=이수경)
‘카타콤의 빛’에서는 지하무덤 카타콤에서 희망과 사랑에 대한 노래로 한지상, 린아의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화음이 빛났다. ‘나 메셀라’에서는 메셀라가 운명적으로 벤허와는 다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박민성이 설득력 있게 노래했다. 벤허와 메셀라의 팽팽한 대결은 바로 전차 경주로 이어지고, ‘출전, 죽음의 질주’ 넘버를 통해 민우혁과 문종원이 서로에 대한 증오로 목숨을 걸고 대결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전차 경주 장면은 초연보다 속도감과 실재감을 더해 조금 더 실감나는 무대가 되도록 노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마지막 ‘골고다’ 시연에서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메시아를 찾아가지만, ‘용서’를 하라는 메시아의 말에 처절함과 절망을 느끼는 벤허의 모습을 민우혁이 실감나게 표현하면서 시연이 끝났다.

민우혁 배우,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 현장(사진=이수경)
뮤지컬 ‘벤허’는 방대한 원작과 3시간짜리 영화를 2시간 남짓한 무대로 어떻게 압축을 했느냐가 가장 관건이었다. 이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도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이 또 다시 의기투합해 드라마틱한 연출과 귀에 착착 감기는 수려한 선율로 성공적으로 입체화했다. 무엇보다 앙상블 배우들을 그 어느 작품보다 중요한 극의 뼈대로 세움으로써, 제 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무대예술상과 함께 앙상블 상을,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도 앙상블 상을 거머쥔 바 있다.

민우혁 배우,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 현장(사진=이수경)
민우혁은 소설과 영화와는 또 다른 뮤지컬만의 특징에 대해 “한국에서 이런 연출, 무대, 음악으로 창작뮤지컬이 탄생됐다는 것만으로도 놀랍고 배우로서 소름까지 돋았다”며 “영화 찍을 때와는 달리 커트되지 않고 이어지는 호흡 속에 생동감 있게 표현되는 무대만의 장점을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민우혁은 초연 때 ‘메셀라’ 역이었다가 이번 시즌에는 ‘벤허’로 무대에 오른다. 이에 대해서 “메셀라를 연기할 때 벤허를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강하고 거칠고 직접적이고 힘이 넘치는 모습이 내게 맞는 옷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면서 “왕용범 연출님이 벤허를 해보라고 권했을 때는 무섭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박은태, 카이, 유준상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합을 맞춰봤기에 더더욱 그랬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메셀라와 벤허는 갈등구조 속에서 매우 다르기 때문에 겹쳐서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벤허 속에 메셀라의 잔상이 보이지 않도록 메셀라를 지우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각오도 덧붙였다.

한지상 배우, 뮤지컬 '벤허' 프레스콜 현장(사진=이수경)
이번 시즌 ‘벤허’ 역으로 첫 합류하는 한지상은 “유일하게 첫 벤허가 돼 영광스럽다”고 운을 뗐다. “공을 들여 연출님이 만든 거대한 톱니바퀴에 잘 맞춰 들어가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벤허라는 인물의 장면마다의 변화에 임팩트를 맞추며 골고다 장면까지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부족함이 많아 음향 팀 등에 요구사항이 많았는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반영해주셨다. 무대 밖의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 질문에도 여유롭게 대응하며 “로마인에 대한 유대인들의 울분과 슬픔 등의 감정을 우리 민족은 무척 잘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희망을 거는 유대인의 모습을 국민으로서 동질감을 느낀다”면서 “이것이 내가 이 작품을 하는 의미”라고 확신했다.

박은태 배우, 뮤지컬 '벤허' 시연 장면(사진=이수경)
박은태는 “이 작품이 ‘지저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보다 더 기족교적인 작품”이라면서 “원래 저자가 반 기독교적으로 쓰려고 성경 공부하다가 오히려 성경에 심취해 예수의 기적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쓴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허는 계속 로마에 핍박받는 유대인들에게 ’예언이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듣는다. 하지만 벤허는 예언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민족을 사랑하지만, 피를 흘리기는 싫어한다. 기독교 적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런 한 인간의 내면의 갈등에 집중 포커스를 두려고 했다”고 밝혔다.

초연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대사가 줄고 넘버가 추가돼 더욱 작품이 탄탄해지고 긴장감이 높아졌다. 성스루처럼 장면과 장면이 넘어갈 때 대사를 넘버화 하면서 음악이 주는 영감과 드라마를 풀어내는 힘이 추가됐다”고 강조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오히려 작품을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고, 재관람 하시는 분들은 새로운 느낌을 받으실 것이다”라고 작품 변화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벤허' 포스터(쇼온컴퍼니 제공)
더 탄탄해지고 완성도가 높아진 뮤지컬 ‘벤허’는 오는 10월 13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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