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9월 14일까지, 엘지아트센터에서 두 달간 공연

뮤지컬 '맘마미아!'프레스콜 시연 현장(사진=이승연)
[데일리한국 부소정 기자] ‘당신의 인생이 빛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바의 음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 세계 스테디셀러 뮤지컬은 탄생 20주년 기념으로 한국 공연을 갖는다. 한국 공연은 2004년 초연 이래 15주년을 맞았으며,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뮤지컬이 10년 이상 장수하기란 쉽지 않은데, 신시컴퍼니의 ‘맘마미아!’는 매 공연마다 찬란한 인생의 한 조각을 떠올리게 하는 마력으로 흥행불패의 신화를 이어간다.

◇ ‘맘마미아!’에 왜 열광하는가

뮤지컬 '맘마미아!'프레스콜 시연 현장
‘맘마미아!’는 1999년 4월 6일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뮤지컬 역사상 가장 빨리 퍼진 뮤지컬이란 기록을 세웠으며, 전 세계 50개 프로덕션에서 16개 언어로 번역돼 6500만 명의 관객이 관람한 메가 히트 뮤지컬이다.

뮤지컬 ‘맘마미아!’에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음악’의 힘이 크다. 아바의 음악은 중·장년층의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며 삶의 주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자기 자신을 잊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앞만 보면서 달리는 중·장년층은 공연계의 불모관객층으로 분류돼왔다. 그런 세대를 공연장으로 불러들이고, 잊었던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힘은 ‘아바’의 음악이었기에 가능했다.

프로듀서 쥬디 그레이머(Judy Craymer)는 팀 라이스 프로덕션에서 일하던 중 뮤지컬 ‘체스(Chess)’를 제작하면서 전설적 그룹 아바(ABBA)의 멤버 베니 앤더슨과 비욘 울바우스와 인연을 맺었다. 쥬디는 아바의 음악성에 주목해 베니와 비욘에게 뮤지컬 제작을 제안했고, 본격적으로 뮤지컬 제작에 돌입하게 된다. 쥬디는 동갑내기 여성인 캐서린 존슨에서 각본을, 필리다 로이드에게 연출을 맡기면서 이 뮤지컬은 여성의 힘으로 빚어낸 신화가 됐다. 더불어 카메론 메킨토시나 로이드 웨버 등 당시 뮤지컬계의 거성들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 비주류에서 빚어낸 성과로 의의가 크다.

뮤지컬 '맘마미아!'프레스콜 시연 현장(사진=이승연)
그렇다고 ‘맘마미아!’가 마냥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초연에서 티켓 발매 4주 전까지 공연장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1990년 대 초반 ‘캣츠’와 ‘미스 사이공’이 막을 내려가는 시점에 신작에 대한 갈증을 단번에 채워준 이 작품은 공연되자마자 박스 오피스 기록을 연일 갱신하며, 입석까지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때문에 당시에 ‘오페라 유령’과 ‘레미제라블’을 잇는 최고의 히트작이라는 평도 얻었다.

런던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맘마미아!’ 열풍은 거세 9.11 테러 영향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브로드웨이서 ‘맘마미아!’는 14년 간 5,773회 공연으로 8번째 롱런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뮤지컬의 성공이 영화의 성공으로

영화 '맘마미아!', '맘마미아! 2' 포스터(네이버 영화 제공)
뮤지컬 ‘맘마미아!’는 영화로도 대성공을 거뒀다. 2008년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영국과 아일랜드 박스오피스에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렸다. 그뿐 아니라 독일, 스페인, 스웨덴, 호주, 한국을 포함한 44개국에서 최고 흥행 뮤지컬 영화로 기록됐고, 35개국에서 2008년 개봉 영화 중 가장 오랫동안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영화로 남았다. 영화 OST 또한 유니버설에서 발매한 앨범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영국 시장에선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기록됐다. ‘맘마미아!’는 2018년 ‘맘마미아! 2’ 개봉으로 이어져 역대 라이브 뮤지컬 영화 속편 중 가장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며, 전 세계 최고 뮤지컬 영화 작품의 위력을 과시했다.

◇ 맘마미아! 이번 한국 공연은?

뮤지컬 '맘마미아!'프레스콜 현장(사진=이승연)
지난 16일 오후 강남구 엘지아트홀에서 맘마미아 프레스콜에서는 하이라이트 시연장면 9장면과 질의응답으로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질의응답에는 최정원, 신영숙, 홍지민, 김영주, 박준면, 오기쁨, 남경주, 김정민, 이현우, 성기윤, 오세준, 호산, 루나, 이수빈 배우가 참석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오랫동안 ‘맘마미아!’와 함께 한 배우들과 새로 참여한 배우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지난 1월 1,800명이 몰린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김정민, 루나, 박준면 등은 기존 최정원 신영숙, 남경주, 이현우를 비롯한 기존 멤버와 함께 빛나는 순간을 연기한다.

이번 공연의 해외협력연출 ‘폴 게링턴’은 “15년 간 한국 프로덕션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오디션을 통해 연기 테크닉, 카리스마, 책임감 있는 배우를 찾았고, 최고 중의 최고의 배우들이 선발됐다”면서 “새 멤버들이 기존 멤버와 함께 빛나는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폴 게링턴 연출과 프로덕션의 기대를 가득 안고 250대 1의 경쟁률을 뚫으며 주인공 소피 역으로 발탁된 루나는 “뮤지컬 배우로서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맘마미아!’에는 웃음과 감동이 있다면서, 가족, 친구, 연인 등 누구와 함께 해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절대 놓치지 말라”고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로지 역에 새롭게 합류한 박준면 배우는 “‘맘마미아!’가 15년 됐는데, 딱 나이에 맞는 역을 맡아 기쁘다”면서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해 부담도 되지만,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작품은 나에 대한, 당신에 대한, 자식에 대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사랑 이야기”라면서 “행복한 기운을 받으며 연기하고 있다”라고 즐거움을 표했다.

샘 역의 김정민 배우도 “완벽한 배우들과 함께 하고 있어서 누가 되지 않도록 바짝 털을 세우고 긴장에 긴장을 다 해서 공연하고 있다”며 “초긴장 상태로 털이 겨울까지 서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뮤지컬 '맘마미아!'프레스콜 시연 현장(사진=이승연)
‘맘마미아!’와 함께 한 기존 멤버 중에서 배역이 달라진 배우들도 눈에 띄었다. 성기윤 배우는 소피의 아빠 후보 중 한 명인 ‘해리’ 역을 맡으면서 ‘샘’, ‘빌’ 등 세 개의 배역을 모두 소화해낸 배우로 남게 됐다. 그는 “15년을 함께 한 작품에서 또 다시 도전을 하게 돼 기쁘다, 다른 배역을 통해 좀 더 소피를 이해하는 아빠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타냐 역의 홍지민 배우는 “내 인생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면서 “다이어트는 성공했지만 ‘로지’라는 배역 하나를 잃었다며 슬퍼하고 있었는데, ‘타냐’로 다시 오디션을 통과해 합류하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맘마미아!’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표 배우 최정원은 “이 작품은 친구들, 딸, 사랑했던 남자들과의 세 가지 사랑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면서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이 작품을 통해 한층 성장함을 느끼며 도나의 마음을 한층 더 잘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꾸준히 해온 작품들일수록 지난 시즌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큰 과제를 안고 있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지만, 다른 배우들과 합을 맞추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고 베테랑 배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샘 역의 남경주 배우는 “재미 보다는 진실성이 더 큰 작품으로 공연을 할수록 아바의 음악이 얼마나 삶을 관통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주옥같은 곡들인지 느낄 수 있다”고 음악의 힘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중년들의 사랑, 희생, 삶의 버거움을 잘 녹인 작품으로 마음 속 울림을 따라서 살아가라는 교훈을 준다, 이것이 바로 ‘맘마미아!’를 무대에 올리는 이유”라고 쐐기를 박았다.

◇ 결국엔 모두 ‘해피엔딩’

뮤지컬 '맘마미아!'포스터(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리스의 어느 작은 섬의 한 여자의 이야기 또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의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오해와 불화, 절망, 힘겨움... 이런 삶의 굴곡들을 겪으면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이 생기고, 삶의 질서가 어긋나기도 한다. 과거의 찬란했던 순간은 현재의 벅찬 삶에 의해 퇴색되고 어그러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맘마미아!’에서는 소피의 좌충우돌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각자의 삶과 사랑,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각자 삶 속의 찬란했던 인생의 순간을 떠올리며, 마치 현실 속에서 어긋한 퍼즐 한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삶이 우리를 혼돈 속에 몰아넣더라도 ‘댄싱 퀸’을 다 같이 부르는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결국엔 모두 해피엔딩!’ 이것이 ‘맘마미아!’가 주는 미덕일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오는 9월 14일까지 엘지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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