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염색의 순지, 마른 나뭇잎, 색 한지, 투명 천 등이 선사하는 투명한 편린

별유화원, 170×120㎝ 한지에 혼합재료, 2019

호수의 물안개가 걷히자 드러나는 숲. 가지에 앉은 고결한 눈빛의 새 한 마리가 시원의 공간을 응시한다. 그 순연(純然)의 처소 ‘나의 정원’이 꿈꾸듯 상념의 길목에 꽃잎을 연다. 모란과 연꽃 그리고 작은 새의 눈동자…. 기억과 시간의 편린이 잔바람에 하느작거릴 때 오오 방울꽃을 닮은 물의 노래여!

170×120㎝

옻칠로 염색된 순지, 마른 나뭇잎, 색 한지 그리고 투명한 천들을 포개고 겹쳐 서로 잇대어 붙인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 한국화가 박민희작가의 열두 번째 ‘별유화원(別有花園)’ 개인전이 7월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155×200㎝

박민희(朴敏喜,Park Min hee) 작가는 “덧붙이고 쌓아올린 것들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쌓여진 기억의 겹이리라. 하늘하늘한 천과 얇은 한지들은 겹겹이 포개져도 미세한 흔적들과 세세한 자국들을 밑바닥까지 그대로 보여준다. 기억들이 층층 쌓여도 가장 깊숙한 곳까지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처럼…”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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