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건물 앞을 지날 때마다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새로움의 연둣빛 싹들이 올라오는 대진대학교 교내 호숫가에 비친 이른 봄날의 은은한 빛은 생의 무한한 가능과 새로움에 대한 열린 의식세계를 선사했다.
주황색 바탕에 약간의 하늘색과 녹색 자개의 미묘한 칼라조합은 대지의 기운흐름을 드러낸다. 정현숙 작가는 “자개의 특성상 잘 부러져서 조심스레 다뤄야하며 오래 작업하다보면 손가락에 쥐가 나기도하고 목이 아파오기도 합니다. 노동이 많이 들어가며 기술적인 면에서나 정신적으로나 끈기 있는 장인정신이 요구 된다”라고 밝혔다.
작품바탕에 훈민정음을 프린트한 후 흰색자개들로 은은하게 처리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Before and After-역사에 빛을 더하다’연작의 역사성, 시간성의 메시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정현숙 화백은 “자개조각을 이어가는 반복성, 컬러링 된 캔버스와 자개칼라와의 조형성, 자개와 크리스털 빛이 합쳐지는 조화 등 물성이 갖고 있는 본연의 장식성들을 수용해 내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컨템퍼러리(Contemporary) 한 현대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90세가 넘도록 좋은 작업을 해온 추상표현주의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처럼 건강하게 오래도록 작업할 수 있도록 허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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