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데레우스’, ‘보도지침’, ‘광염소나타’, ‘그리스’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지난 기사들에 이어 4월 추천 공연 마지막 네 작품을 소개한다. 연극 ‘왕복서간: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연극 ‘언체인’,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연극 ‘함익’, 뮤지컬 ‘더 픽션’, 뮤지컬 ‘더 캐슬’ 을 개막 날짜별로 차례로 추천했고, 이어 4월 중후반 개막 작품들을 추천한다. 4월 말에도 역시 이목을 끄는 작품들이 많아 그 중 엄선했다.

뮤지컬 '시데레우스' 포스터(랑 제공)

◇ ‘시데레우스’(4월 17일~6월 30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우주의 신비를 연구하던 케플러가 갈릴레오에게 보낸 편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뮤지컬이다. ‘시데레우스’라는 제목은 갈리레오가 저술한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라는 책에서 따온 것으로, 당시 금기시됐던 지동설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2017년 아르코-한예종 뮤지컬 창작 아카데미 독회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그 해 충무아트센터의 스토리작가 데뷔 프로그램 ‘블랙앤블루’에서 리딩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백승우 작가, 이유정 작곡가의 작품으로 연출은 ‘신흥무관학교’의 김동연이 맡고, 충무아트센터와 랑이 약 2년 간 동안 다듬으며 제작을 했다.리딩 공연 당시 2인극이었으나, 수녀 마리아라는 캐릭터가 더해져 본 무대에 오른다. 공연장을 하나의 우주로 표현하고자 영상을 활용한 무대미술이 선보이며, 4인조 라이브 밴드가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뮤지컬 '시데레우스' 캐스팅 보드(랑 제공)

유명한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갈릴레오 역은 고영빈과 정민, 박민성이 출연하고, 독일 출신의 젊은 수학자로 ‘우주의 신비’를 집필하며 갈릴레오에게 연구 제안하는 케플러 역에는 신성민, 정욱진, 신주협이 맡았다. 갈릴레오의 딸이자 수녀로 강인한 의지를 보여줄 마리아 역에는 김보정과 나하나가 캐스팅됐다.

창작뮤지컬 '시데레우스'는 4월 17일부터 6월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연극 '보도지침' 포스터(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보도지침’(4월 26일~7월 7일, 티오엠씨어터 2관)

연극 '보도지침'은 제 5공화국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지에 보도지침을 폭로한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법정 드라마이다. 1986년 당시, 이 사건을 폭로한 언론인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고, 9년 후인 1995년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보도지침’에 의해 보도되지 않았다.

언론계의 흑역사로 기억되는 1980년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은 권력과 힘은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도 현재의 사건처럼 와 닿는다. 극 중 인물들의 최후 독백으로 전해지는 진실 되고 날카로운 말들은 지난 역사를 넘어 과거와 맞닿아 있는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2017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기획과 제작을 맡아 새롭게 무대에 올렸고, 오세혁 작가 겸 연출이 극을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역시 오세혁 연출이 예리하고 섬세한 텍스트에 특유의 유머를 더해 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연극 '보도지침' 캐스팅보드(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더불어 대학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난 시즌 배우들에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진실한 말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보도지침을 폭로한 기자 김주혁 역에는 '레드', ‘시련’, ‘아트’의 박정복과 '네버 더 시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도둑맞은 책’의 이형훈이 캐스팅됐다. 월간 독백의 발행인 편집장 김정배 역에는 'B클래스', ‘여신님이 보고 계셔’, ‘윤동주, 달을 쏘다’의 조풍래, ‘모범생들’, ‘안녕! 유에프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강기둥, ‘안나 카레리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뱀파이어 아더'의 기세중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 황승욱 역에는 '자기 앞의 생', ‘킬미나우’, ‘톡톡’의 오정택과 '알앤제이', ‘풍월주’, ‘명동로망스’의 손유동이 맡았다. 검사 최돈결 역에는 '어쩌면 해피엔딩', ‘팬레터’의 권동호와 '아랑가',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의 안재영이 캐스팅됐다. 재판의 판사인 원달 역은 장요청, 윤상화가 출연하며, 장격수, 최영우, 이화정, 김히어라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남자여자 역으로 활약을 보여준다.

연극 '보도지침'은 4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대학로 TOM2관에서 언론이 지켜야할 역할에 대해 역설하며 공연된다.

뮤지컬 '광염소나타' 포스터(쇼온컴퍼니 제공)

◇ ‘광염소나타’(4월 26일~5월 12일, SMTOWN THEATRE 코엑스아티움)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죽음을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게 된 천재 작곡가가 영감을 위해 살인을 거듭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광기와 집착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완성하고자 하는 세 명의 음악가의 이야기가 클래식 선율에 긴장감 있게 담겼다.

소설가 김동인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한 '광명소나타'는 2016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 신작에 선정됐으며, 2017년 국내 초연에 이어 2018년 11월 일본 도쿄, 오사카 무대에 올라 일본 관객들로부터 이례적으로 매회 기립박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뮤지컬 '광염소나타' 캐스팅 보드(쇼온컴퍼니 제공)

이번 공연에는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와 해외 공연을 이끈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우연한 사고 이후 죽음에 다가설수록 세상에 다시없을 아름다운 곡을 완성시켜 나가는 광기 어린 비운의 작곡가 J역에는 기존 멤버인 박한근과 문태유에 새로운 멤버 슈퍼주니어 려욱, 광염소나타가 첫 데뷔작인 신원호가 이름을 올렸다.

J의 음악적 뮤즈이자 오랜 친구로 천재적 재능을 타고난 작곡가 S역에는 오리지널 멤버인 김지철과 새 멤버로 빅스의 켄이 합류했다. 두 배우는 예민하고 날카로운 예술가 S를 표현할 예정이다. J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J를 파멸의 길로 이끄는 저명한 교수 K로는 배우 이지훈과 이선근이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연은 일본 내 K-뮤지컬 시장을 주도해 신스웨이브가 국내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첫 작품이다. 제작사 신스웨이브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인터뷰’, ‘온에어-야간비행’, ‘런투유’, ‘카페인’ 등의 한국 창작 뮤지컬을 선별해 일본 뮤지컬 시장 흥행신화를 만들어갔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초연 때와는 사뭇 다른 규모의 극장과 높은 티켓 가격정책 등으로 잡음이 있었고, 시야방해석 할인 등을 제공하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12일까지 SMTOWN THEATRE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그리스'포스터(오디컴퍼니 제공)

◇ ‘그리스’ (4월 30일~8월 11일,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계의 고전 '그리스'도 4월 끝자락에 개막한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당대 유행했던 로큰롤 문화를 소재로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사랑을 담았다. 1970년대 처음 제작된 ‘그리스’는 스테디셀러로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으며, 고등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작품이니만큼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프로듀싱을 오디컴퍼니가 새롭게 맡으면서 ‘그리스’가 기존에 갖고 있던 복고 정서에 새로움을 더해 ‘뉴트로’ 콘셉트를 완성했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그동안 볼 수 없던 유니크한 무대로, 시대를 관통하는 감정을 전하는 공연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뮤지컬 '그리스' 연습실 단체컷(오디컴퍼니 트위터)

이번 ‘그리스’에서는 첫 뮤지컬 데뷔 무대를 갖는 신인배우가 상당수 포진해 있다. 오디컴퍼니에 따르면 '그리스'의 공개 오디션 지원자는 1600여명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종 캐스트가 결정됐다. 극 중 라이델 고등학교의 킹카로 나오는 '대니' 역에는 서경수, 김태오, 정세운이 낙점됐으며, 라이델 고등학교에 전학 온 사랑스러운 소녀 '샌디' 역에는 양서윤, 한재아가 캐스팅됐다. 이 작품으로 데뷔하는 신인배우는 10여명이지만, 확실한 준비를 거친 배우들이라고 프로덕션은 자신하고 있다.

더불어 이들 배우들은 뮤지컬과 K-POP형태의 결합인 팝시컬(POPSICAL)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된다. 보이그룹 ‘티버드’와 걸그룹 ‘핑크레이디’로 탄생한 이 그룹들은 뮤지컬과 더불어 싱글앨범을 내는 등 가수 활동도 겸하게 된다.

뮤지컬과 K-POP의 결합 형태로 팝시컬을 창시한 오디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티버드'와 걸그룹 '핑크레이디'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새롭게 단장한 뮤지컬 ‘그리스’는 시대의 흐름과 배우들에 맞게 대본을 손보고 음악도 편곡하는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수동적이거나 과장됐던 기존 캐릭터를 각색해 현실적 고민을 안고 성장하는 입체적인 인물로 업그레이드한다. 무대는 LED 영상과 세트 구조물을 사용해 '레트로 퓨처리즘(5~60년대 성행했던 미래주의)'를 표현할 계획이다. 음악적으로는 '그리스'의 넘버가 지닌 로큰롤의 신나는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10대 특유의 젊은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는 라이브 밴드 연주에 공들이는 중이다.

과연 새로운 무대로 돌아오는 뮤지컬 ‘그리스’의 마법이 통할지는 관객들의 손에 달렸다. 뮤지컬 ‘그리스’는 4월 30일부터 8월 11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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