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함익’, ‘더 픽션’, ‘더 캐슬’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새봄에 볼만한 추천 공연으로 지난 기사에서는 ‘왕복서간: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1976 할란카운티’, ‘언체인’,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를 추천한 바 있다. 이번에는 4월 중순에 개막하는 작품 네 편을 소개한다.
◇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4월 12일~5월 26일,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스콘 2관)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국내 처음 시도되는 즉흥 뮤지컬로 초연, 재연 모두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공연을 이끌어가는 관객 참여형 작품으로, 매 회마다 관람하는 관객들이 선택한 주인공, 상황, 제목 등을 실시간으로 연출에게 전해져 그 날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또한 명대사, PPL까지 세부적으로 공연 내용을 관객이 결정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
배우의 센스와 개인기가 중요해서 즉흥 연기와 노래를 바로 할 수 있는 배우와 연주가들만이 소화할 수 있는 뮤지컬 형태다. 이번 시즌 다시 돌아오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에는 초연과 재연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대거 다시 캐스팅됐다.
뮤지컬 '아가사', '데스트랩'의 한세라, 연극 '더 헬멧', '모범생들'의 김슬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이정수, 뮤지컬 '팬레터', '머더 발라드'의 소정화가 출연한다. 또한 뮤지컬 '드림걸즈', '머더 발라드' 박은미와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정다희가 초연과 재연에 이어 캐스팅됐다. 재연에 이어 참여하는 안창용과 더불어 뮤지컬 '엘리자벳', '킹키부츠'의 김승용만이 유일하게 이번 시즌에 새롭게 캐스팅된 멤버다. 즉흥연기와 노래를 잘할 수 있어야 하는 공연 특성상 새로운 배우들로 무대를 채우기에는 위험부담이 커 보인다.
지난 시즌에 이어 김태형, 이안나, 장우성 연출이 이번에도 함께 하며, 세 명의 연출은 매 공연마다 한 명씩 무대에 올라 함께 공연을 만들어간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오는 4월 12일부터 5월 26일까지 새로 개관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 ‘함익’(4월 12일~2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016년 초연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오는 창작극 ‘함익’은 서울시극단이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을 기념해 ‘햄릿’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창작한 연극이다. ‘선샤인의 전사들’로 이름을 알린 김은성 작가가 극본을 쓰고 김광보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아 초연 때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은성 작가는 햄릿을 현대를 살아가는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인 여성 ‘함익’이라는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아버지와 계모가 어머니를 자살로 몰고 갔다 믿으며 복수를 꿈꾸는 함익은 수업 중에 ‘햄릿’을 냉철하면서도 신선한 견해로 재해석하는 제자 연우를 보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부유한 환경 속에 살아가지만, 사실 깊은 공허와 고독을 느끼며 내면의 분신인 ‘익’과 자아분열적 대화를 나누는 함익의 모습은 현대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이번 역시 김광보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아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연출을 보여줄 예정이다. 캐스팅도 초연 멤버들인 함익 역 최나라, 함익의 분신인 익 역의 이지연이 다시 연기한다. 함익의 내면을 흔드는 연우 역에는 ‘그날들’, ‘벙커 트릴로지’ 등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오종혁과 ‘네버 더 시너’, ‘빈센트 반 고흐’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남겼던 조상웅이 더블 캐스팅됐다. 함익을 병들게 만드는 아버지 함병주 역으로는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에 빛나는 강신구가 연기한다. 이 외에도 19:1의 경쟁률을 뚫고 입단한 서울시극단 연수단원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창작극 ‘함익’은 4월 12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 ‘더 픽션’(4월 13일~6월 30일, 티오엠씨어터 1관)
뮤지컬 ‘더 픽션’은 ‘소설 속 살인마가 현실에 나타났다!’는 설정으로 거짓과 진실, 선과 악, 픽션과 논픽션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연이다. 2017년 DIMF 창작지원작이자 2018 KT&G 상상마당 창작극 지원 사업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에 선정된 우수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1932년 뉴욕을 배경으로 소설 작가 그레이와 신문사 기자 와이트, 형사 휴, 이렇게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이 극은 2016년 창작지원프로젝트 ‘데뷔를 대비하라’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뒤 2017년 DIMF와 2018년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를 거치며 관객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기존 배우들에 신인 배우들이 합세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 더욱 기대된다. 연재소설 작가 그레이 헌트 역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아랑가', '1446' 등에 출연했던 박유덕과 뮤지컬 '파가니니', '최후진술' 등을 통해 가창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규원이 캐스팅됐다.
신문사 기자 와이트 히스만 역에는 뮤지컬 '달과 6펜스', '파가니니'의 유승현과 낭독뮤지컬 '어린왕자', 뮤지컬 '풍월주', 뮤지컬 ‘영웅’ 등을 통해 사랑받는 박정원이 다시 돌아오며, 뮤지컬 '존 도우', '파가니니'의 얼터네이터로 활약했던 황민수가 새롭게 합류한다.
형사 휴 대커 역에는 음악극 '루시드 드림', 연극 '무인도 탈출기'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박건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사랑은 비를 타고'로 데뷔한 신예 김준영과 '전설의 리틀 농구단', '무한동력' 등에 출연했던 안지환의 연기도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더 픽션'은 오는 4월 13일부터 6월 30일까지 대학로 티오엠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 ‘더 캐슬’(4월 15일~6월 30일, 예스24스테이지 1관)
뮤지컬 ‘더 캐슬’은 미국 최초의 연쇄 살인마로 알려진 하워드 홈즈(가명)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뮤지컬이다. 만국박람회가 열렸던 1893년 시카고, 하워드 홈즈가 소유한 호텔 ‘캐슬’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재구성해 픽션과 논픽션, 희극과 비극을 오가며 인간 내면의 선과 악, 두려움을 조명한다.
뮤지컬 ‘인터뷰’, ‘스모크’ 등으로 팬덤을 두텁게 형성한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의 신작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뮤지컬계의 인기 배우들로 구성된 캐스팅에 팬들은 개막 날짜를 설레며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문화예술채널 컬처블룸에서 실시된 4월 공연 기대작 투표에서도 최상위권에 랭크되었다.
인간성을 상실한 살인마 하워드 홈즈 역에는 김재범, 최재웅, 에녹, 정상윤이 캐스팅됐다. 이들은 선한 얼굴과 따뜻한 목소리, 친절한 태도 이면에 잔인함과 흉포함을 지닌 홈즈의 양면성을 극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고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리는 것이 유일한 꿈인 벤자민 핏첼 역은 김경수, 정동화, 윤소호가 연기한다. 아내 캐리와 시카고로 도망을 온 후, 우연히 호텔 캐슬에 숙박하게 되면서 벤자민은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발견하고, 점점 다른 인격으로 변해가는 흥미진진한 인물이다.
벤자민의 아내 캐리 캐닝 역은 김려원과 신예 강혜인, 김수연이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캐리는 남편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있지만, 늘 그에게 부족함을 느끼는 여성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호텔 캐슬 안으로 틈틈이 들어갈 기회를 엿보는 소년 토니 역에는 이용규, 백성렬, 강은일, 조훈이 캐스팅됐다. 토니는 자신에게 유일하게 친절을 베풀었던 줄리아가 캐슬에서 나오지 않자, 호텔로 들어가고자 한다. 이 소년이 극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창작뮤지컬 ‘더 캐슬’은 한국 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라이브가 주관하는 2017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의 선정작으로, 이 사업을 통해 멘토링 및 리딩 공연 등의 단계를 거치며 다듬어졌다.
제작사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는 “창작뮤지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참신한 소재다. 관객에게 숨 쉴 틈 없이 긴장감 넘치는, 완성도 높은 창작뮤지컬을 선보일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표했다.
뮤지컬 ‘더 캐슬’은 오는 4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