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5~10월20일 ‘Nirvana’개인전, 윤갤러리, 열손가락으로 표현한 신작25점 선보여

‘너바나(Nirvana)’는 1990년대 초, 전 세계적으로 히트 친 얼터너티브 록밴드로 김상표(KIM SANG PYO)작가는 “그들의 저항과 평등정신이 담긴 공연영상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데일리한국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자화상’을 통한 회화적 언어로 존재 문제에 천착해 온 김상표 화가가 ‘너바나(Nirvana)’ 개인전을 9월15일 오픈해 10월20일까지 열고 있다. 서울 인사동 윤갤러리 전시장에서 만났다.

이번 4회 개인전 소재로 ‘NIRVANA(너바나)’를 왜 선택했는가?

“2, 3회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붓을 칼처럼 휘두르며 발작적으로 그림그리기를 하는 나를 발견했다. 정말로 그림 그리는 태도가 매우 불량해져갔다.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조차 10대 반항아들처럼 건들거렸다. 그때 너바나 ‘Smells Like Teen Spirit’동영상을 만났다. 동영상 속 너바나 그룹 멤버들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목소리가 나를 사로잡았다. 노래의 구절들도 내 저 밑바닥의 파토스를 자극했다. 너바나 그룹의 공연 모습이 이제까지 나의 삶과 자연스레 겹쳐졌다.”

펑크록과 본인 작업의 공통점이 있는가?

“펑크록 그룹은 거칠고 조잡한 음악을 연주하며 멤버들을 선발할 때도 프로보다는 아마추어를 선호했다. 나도 회화를 전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거칠고 본능적인 내지름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과 그림 아닌 것의 경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인데 저항을 바탕에 두고 반미학의 미학을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닮았다.”

자화상, 40.9×31.8㎝ 캔버스에 유채, 2018
독자적 작업방식을 설명해 줄 수 있는가?

“나는 그리기 대상의 형태와 구조를 미리 확정하는 스케치를 하지 않는다. 그리기 과정에서 특정한 선과 색은 다른 수많은 선과 색들에 열린 채로 리좀적 접속을 계속한다. 도달하려는 목적지는 사전에 설정되어 있지 않고 과정을 통해서 늘 잠정적으로 드러날 뿐이다.”

Nirvana-드러머, 72.7×60.6㎝ 캔버스에 유채, 2018
이번 전시의 궁극적 메시지는 무엇인가?

“일찍이 암울한 미래가 온다는 것을 감지한 불안세대인 ‘88만원 세대’와 헬조선을 외치는 작금의 청년세대가 너바나의 예술적 저항정신에서 용기를 얻었으면 싶다. 그룹 너바나가 삶을 살아내기 위해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존재의 바닥이었을 것이라 여긴다. 너바나는 그 바닥을 노래하며 불온자로서 이 세상에 왔다고 본다.

매우 열악한 사회경제적 조건에 놓여 있는 지금 여기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고단한 삶을 대중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펑크록 같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작은 시작이 나비효과를 가지게 되면 더 커다란 사회변화를 촉발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촛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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