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인생살이, 물고기는 인간으로 승화시킨 100호 대작 포함, 총 25점 선보여

Fishes in the Orchid Garden, 162.2×112.1㎝ Oil on Canvas, 2015

[데일리한국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물고기와 꽃을 인간의 지혜로운 인생살이로 비유하며 ‘서바이블(Survival)’시리즈로 펼쳐가는 손문자 작가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윤갤러리에서 5월9일부터 19일까지 11일간 ‘꽃’초대전을 연다. 100호 대작을 비롯해 총 25점을 선보인다.

Survival, 41×33㎝ Mixed media on Canvas, 2017
작가는 단순히 꽃이 아닌, 과학과 문화가 발달한 아름다운 세상에서 자기 페이스를 지키며 슬기롭게 살아가는 인간상을 표현하고 있다.

화면은 꽃잎이 바람에 실려 산과 바다를 넘는다. 허공을 날며 꽃이 바라본 대지는 그 자체로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것 같은 형상으로 보인다. 생을 관조하며 산하를 아우르며 유영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는 의미다.

Survival, 41×33㎝ Mixed media on Canvas, 2017
손문자 화백은 “고희(古稀)의 언덕을 넘어보니 풀밭의 사슴, 논밭의 메뚜기 등 들녘 미물들과도 더불어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림의 색깔과 형태가 다르지만 결국 산다는 것은 ‘적응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고 말했다.

Orchid, 53×40.9㎝ Mixed media on Canvas, 2015

손화백은 “지구촌 어디라도 꽃의 색깔이나 모양은 다르지만 그곳에 뿌리를 박고 자라난 꽃들은 옛날이나 지금의 꽃이나 똑 같다"고 운을 뗀뒤 "과학문명은 발달했지만 인간이라는 속성 역시 변한 것 같은데 사실 변하는 것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꽃’과 '인간'이 시공을 넘어 닮은 꼴임을 은연중 강조했다.

순간순간 일상에서 벗어나며 찰나의 기쁨과 마주하는 탈(脫)일상의 매순간 마다 그림을 마주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내가 꽃이 되고 꽃이 내가 되는 '호접몽(胡蝶夢)'의 경계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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