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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손문자…‘명불허전-판화, 소품’전 출품, 28일까지, 씨케이 아트 스페이스

  • Life among Trees, 194×130㎝ Oil on Canvas, 2015
“우리는 생명의 노래를 떠날 수 없다. 이 음악이 우리를 만들었으며 우리의 본질이다. 따라서 우리의 윤리는 속함의 윤리여야 한다. 인간의 행위가 온 세상의 생물그물망을 끊고 멋대로 연결하고 마모시키는 지금, 이 윤리는 더더욱 긴박한 명령이다. 따라서 자연의 위대한 연결자인 나무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관계 속에, 근원과 재료와 아름다움을 생명에 부여하는 관계 속에 깃드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나무의 노래(The Songs of Trees),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David George Haskell)지음, 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刊>

강가 생명나무엔 실과들이 열리고 형형색색 꽃들이 신비로움을 가득히 뽐내며 속삭인다. 누가 화려한 것은 독(毒)이라 했나. 내 눈엔 화려한 것만 보이고 보드라운 공기는 흙길을 촉촉이 적시어 부드러운 감촉이 영혼의 평온을 선사하누나. 숲길을 걷는다. 정말 조물주께선 상상하지 못하는 괴상하고 요상한 별의별 꽃들을 많이도 만들어 놓으셨네.

강물을 올라가는 저 날렵한 물고기들은 청춘의 시절 뜨거웠던 열망과 어찌 다르다 할 것인가. “빈센트 반 고흐는 ‘정상적인 것은 포장된 도로와 같은 것이며 그 길을 걷기는 좋을 수 있지만 그곳에 풀과 꽃이 자랄 수 없다’라고 했다. 난 생명이 살 수 없는 길은 가지 말아야지 했다. 모나코여행에서 별별 물고기들이 가득한 수족관을 본 적이 있는데 순간 ‘모더니즘 회화(Modernist Art)’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 후 붓질 가는대로 그려도 그런 꽃은 우주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았다.”

  • Enjoying the Moon, 45×66㎝, Lithograph on Arches, 1996
독창성과 개성, 공감 얻어야

“6ㆍ25전쟁 동안 나는 아버님 본가인 경북 울진군 평해(平海)서 피난생활을 했다. 솔밭과 바닷가내음, 시골언니들과 나물 캐러 다니고 논 메뚜기, 골뱅이잡기 등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 자연과의 교감은 예술적 감성의 기초가 되었다. 이화여중ㆍ고 시절엔 장운상 선생님께서 내 그림 솜씨를 칭찬해 신나서 그렸다. 그 즈음 차츰 미술의 세계에 들어선 것 같다. 여고시절엔 문미애, 김병기 선생님께서 아낌없이 지도해 주셨다.”

  • 손문자(孫文子) 화백
손문자(76) 작가는 평양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부터 10년 동안 서예가 일중 김충현 선생에게 사사 받았다. 78년 선화랑 첫 개인전부터 86년 현대백화점 갤러리까지 서예를 상감기법으로 도예작품에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93년 예맥화랑에서 유화개인전을 가진 후 도불(渡佛), 94~95년 파리 그랑쇼미에르에서 그림공부에 전념했다.

96년 조선일보미술관 귀국전에서 다양한 인체표현의 ‘콤퍼지션(composition)’시리즈를 발표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2년 인사아트센터 ‘The Way’연작전(展)에서 삼베 등 천 작업을 하기도 했다. 2015년 미술세계초대기획전에서 열여섯 번째 개인전이자 화업40년의 다양한 작품을 집결하여 대규모 전시를 가졌다.

한편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CK-Art Space(씨케이 아트 스페이스)에서 2월 1일 오픈해 28일까지 열리는 ‘명불허전-판화, 소품’전에 출품한 작가를 전시장에서 만났다. 쾌활하며 시원시원한 성격이 그대로 인터뷰에서 묻어났다.

화가의 길에 대한 소회를 청했다. “예술 작품이라는 것은 독창성과 개성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의 공감까지 얻어야 한다. 세 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실로 어렵다. 절묘한 선을 가는 그 길을 표현할 방법이 별로 없다. 뭔가 팔자소관이 있는 것 같다. 신앙인으로써 나는, 그것을 충족시킨다는 것은 진실로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한다.”

권동철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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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2/15 01:45:13 수정시간 : 2018/02/19 18: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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