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개야 스님, 자살 상담 사례집 '죽음을 깨운 이야기들' 발간

지개야 스님이 운영해 온 '묵언마을'은 자살 예방을 위한 사찰이다. 51세의 나이 뒤늦게 출가한 스님이 '자살 위기에 놓인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자'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묵언마을에서 자살 예방 활동을 펼쳐온 지개야 스님이 궁지에 몰린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사례를 모아 '죽음을 깨운 이야기들'(묵언마을 펴냄)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지난 2009년 발간한 '묵언마을의 차 한잔'에 이은 두 번째 사례집이다.

"3천여명을 죽음의 문턱에서 만났다"는 스님은 "귀를 열면 자살은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살을 저울질하는 사람들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고민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데 이때 누군가가 따뜻한 마음으로 그 사연을 들어주기만 해도 자살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책 속에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자식, 자식에게 버림받은 부모, 두 번이나 자살미수에 그친 중소기업 사장님,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사람 등 다양한 이들의 사연이 실려 있다.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 '마음먹기에 따라 극락이 되고 지옥이 된다', '쥐덫에 갇힌 쥐가 되지 말고 쥐덫을 관찰하는 제3자가 되라'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자살방지를 위한 10가지 자기 암시'도 수록했다.

경북 안동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스님 역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며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봤다"고 한다.

초등학교 졸업 뒤 도시로 나와 구두닦이, 막노동, 신문 배달 등을 전전했고, 축협에 다니던 1980년대 초 소 가격이 폭락했을 때 소를 사들여 재산을 모으기도 했으며, 1995년에는 경북도의원에 당선됐다.

뒤늦게 출가를 결심한 것은 "'45분마다 한 사람씩 자살한다'는 뉴스를 듣고 '단 한 명이라도 구하자'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스님은 책 속에서 밝힌다.

스님은 2004년 경기도 안성에 창건했던 묵언마을을 1년 전 전남 여수로 옮겨 운영 중이다.

책 판매대금은 묵언마을 운영비로 쓰일 예정이다.

286쪽. 1만800원.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