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lesh of passage-시간의 살’展, 고혹적이고 냉혹한 욕망의 굴레 통한 인간 삶 담아

[권동철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검(劍)의 형상과 꽃의 은유로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경북 경주출신 최정윤 작가가 ‘The flesh of passage-시간의 살’ 개인전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소재 갤러리세줄 1~2층 전관에서 10월19일 성황리에 시작했다. 이 전시회는 11월18일까지 열린다.

작품 몸통은 꽃의 씨방처럼 볼록한 형상인데 표면을 여러 색깔의 실로 장식해 연대감을 드러내 보이는 등 손 작업흔적이 묻어나는 따뜻한 인간미를 전한다.

검의 날 부분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금속성이 아니라 자연의 산물에서 뽑아 낸 실을 팽팽하게 손으로 감아낸다. 단일한 색채가 아니라 고혹적이고 냉혹하며 불같이 타오르는 욕망의 굴레처럼 촘촘하다.

The flesh of passage, 315×700×1200㎝ 가변설치, 스텐리스 스틸·레진·실, 2017

검은 권력과 부와 명예와 승리자의 심벌로, 꽃은 하나의 완전한 우주로 욕망과 신비와 인간의 깊은 내면의 상징 언어로 인류문명사와 함께해 왔다.

작가는 이성과 감성의 존재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하나의 조형적 융합을 통해 궁극의 인간존재론에 다가서려 한다. 햇빛이나 조명에 드러난 빛깔은 찬란하고 만년설의 봉우리에 고고하게 서 있는 듯, 심해의 저 깊은 곳에 스며드는 한줄기 광명처럼 커다란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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