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MBN의 김주하 '뉴스8' 앵커가 '비선 실세' 의혹의 장본인인 최순실씨에게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의리를 보여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읽은후 누리꾼들의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김 앵커는 지난 26일 저녁 '뉴스8' 뉴스초점 코너를 진행하는 도중 '최순실 씨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을 3분가량 읽어 내려가며 "(두 사람의 관계가)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며 "대통령의 딸과 평범한 대학생, 쉽지 않은 인연으로 만나 40년간 우정을 지켜오며 서로 의지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앵커는 편지를 계속 읽어내려가며 "이제 그 언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대통령은 한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대통령 성공이 대한민국 성공일진데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졌다"라고 환기시켰다.

김 앵커는 이어 "물론 처음에는 (대통령인) 언니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어느새 호의는 권력이라는 보상을 받게 됐고, 당신은 그 권력을 남용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김앵커는 특히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한다"면서 "진심으로 언니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숨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와 그 의리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김앵커는 편지형식의 글을 통해 최순실씨를 향해 세상에 나와 의견을 밝힐 것을 촉구했지만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오히려 김앵커를 겨냥했다.

누리꾼들은 김 앵커가 박 대통령을 일방적인 피해자로 표현하면서 사실상 두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김앵커를 성토하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때아닌 김주하 앵커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방송앵커의 편지식 뉴스에 대해 "사사로운 자기감정을 이야기하는 곳이 뉴스룸인가, 지금 동정받아야 할 대상은 국민"이라고 질타하는가 하면 "뉴스는 사실을 전해야지, 감정 호소문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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