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대표 종단인 조계종 스님들 가운데 상당수가 하루하루 잘 곳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란 지적이 나왔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1일 조계종이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종단 개혁불사의 과제와 전망’ 세미나에서 “1994년 종단 개혁을 거치면서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 문제가 많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응 스님은 “약 1만 명인 조계종의 전체 승려 중 주지와 소수의 소임자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생활에 필요한 고정적이고 정기적인 보시금(월급)도 없으며, 숙소나 연구공간을 갖지 못한 채 불안정한 떠돌이 삶을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응 스님은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까닭에 결제(집중수행기간 시작) 때는 선원으로, 해제 때도 산철결제를 하면서 타인에게 피해나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는 스님도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현응 스님은 그러면서 “상당수 스님들이 그날 그날 잘 곳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종단이 스님들의 노후 생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함에 따라 대다수 스님이 수행과 교화 활동에 전념하지 못하고 금지된 개인재산 축적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찰의 현금 재원이 주로 해당 사찰 스님들에게만 사용되는 점, 1994년 의무화된 사찰 예산회계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점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응 스님은 “종단이 스님들의 기본적 복리 뒷받침과 수도·전법교화 지원을 제대로 못하면 스님들로부터 외면받게 되고, 결국 사찰의 재산인 삼보정재 관리마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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