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 전반에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업무와 행사를 메타버스(Metaverse)로 진행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는데요, 정유·석유화학업계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메인. 사진=LG화학 제공
우선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 간 경계가 없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고 합니다.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의 1992년 SF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메타버스란 용어가 처음 언급됐다고 알려졌는데, 여기서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고글을 쓰고 몰입해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플랫폼 공간으로 사용됐습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혁명의 바람이 불어온다' 보고서에서 "메타버스는 현실과는 별개의 가상세계라기보다는 몰입형 가상현실, 증강현실 및 혼합현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활용해 가상세계와 현실이 융합된 세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이 서로 소통하고 돈을 벌고 소비하고, 놀이 및 업무를 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양방향으로 연동하는 개념이라는 것인데요.

이 연구원은 "앞으로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서로 상호작용하며 융합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메타버스가 화두가 된 배경으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1~2004년생)와 코로나19를 꼽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메타버스를 교류의 장으로 선택하게 된 셈인데요, MZ세대는 가상과 현실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며, 게임에 친숙해 이를 단순히 놀이 수단이 아닌 소셜 활동의 무대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고 합니다.

메타버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 '메타버스 현황과 향후 과제'에 따르면 주요 서비스인 '로블록스'의 일일 이용자는 2019년 1분기 1540만명에서 올해 1분기 4180만명으로 171% 늘었고, '마인크래프트'의 월간 이용자는 2016년 6월 4000만명에서 올해 4월 1억4000만명으로 250% 증가했습니다. '제페토'의 글로벌 누적 이용자는 2억명인데, 이는 넷플릭스 이용자 수와 같습니다.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07억달러(34조1077억원)에서 2024년 약 2969억달러(329조8559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가상 교육센터에서 진행된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의 대화 시간. 사진=LG화학 제공
최근 정유·석유화학업계에서도 사내 회의와 직원 교육 등 다양한 업무에 메타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는 지난 6월 21~23일 사흘간 142명의 신입사원 교육 연수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했습니다. 기존에는 교육 프로그램을 화상회의로 진행했지만 교육생들이 수동적 태도로 교육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번 연수에는 메타버스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석유화학사업본부 인재육성팀은 LG화학 공식 블로그 'LG케미토피아'를 통해 "MZ세대인 신입사원들이 동기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로 인해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회사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직접 참여도가 높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교육을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게임 화면과 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진행하니 기존의 화상회의 플랫폼보다는 참여도나 만족도가 월등히 높았다"며 "LG화학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신입 교육 또는 해외 법인과의 소통도 메타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별로 마련된 가상 회의실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신입사원들. 사진=LG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도 지난 8월 그룹 공채 신입사원 교육을 메타버스를 이용해 진행했습니다. 신입사원 30명은 각자의 집에서 메타버스 협업툴인 '게더타운'과 '줌'을 이용해 그룹 기본 소양과 기초 직무에 대한 교육을 받았는데요,

이들은 메타버스 내 마련된 강의실을 비롯해 대강당·광장·OX퀴즈방 등에서 교육 외에도 보물찾기·OX퀴즈·방명록 적기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으로 신입사원 교육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던 다양한 사내 교육에 메타버스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GS칼텍스는 게더타운을 이용해 사내에서 비대면 방식의 해커톤을 열었습니다. 지난 8월 열린 해커톤 대회 기간에 각각의 팀들은 게더타운으로 팀원들과 아이디어와 구현 방식 등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GS칼텍스는 제페토에 자사의 미래형 주유소 모습을 담은 '에너지플러스 허브'도 구현했는데요. 에너지플러스 허브 맵은 전기차·수소차 충전기, 드론 배송 시스템,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 무인 택배 시스템, 점프 게임존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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