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보험설계사 교육에서 고객 계약까지...불완전판매 감소 ‘기대’

영화 '매트릭스' 캡쳐
전세계 산업군에 메타버스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보험사들도 앞다퉈 이 바람에 합류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임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과 이벤트, 시상식 등을 실시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라는 용어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에 흡수된 형태다. 그렇다면 미래의 메타버스는 어떤 모습일까?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는 메타버스와 가장 비슷한 미래를 그렸다.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는 메타버스라는 단어조차 나오지 않았다. 영화 ‘매트릭스’는 인간의 기억마저 AI에 의해 입력되고 삭제 되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현실 ‘매트릭스’ 속에서 진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없게 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매트릭스의 초반부의 명장면 중 하나인 ‘파란약과 빨간약’ 장면이 있다. 주인공 ‘네오’에게 ‘모피어스’는 “파란 약을 먹으면 꿈에서 깨어나 네가 믿고 싶은 걸 믿게돼” “빨간 약을 먹으면 이상한 나라에 남아 끝까지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장면은 관객에게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실체를 보겠냐는 영화의 질문이기도 하다. 네오는 이상한 나라에 남아 사회구조와 시스템이 인간을 어떻게 구속하고 억압하는지 경험한다.

영화 ‘매트릭스’는 미래에 대한 영화는 아니다. 매트릭스는 철저하게 구조화되고 시스템화 된 현재의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이다. 그리고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는 매트릭스 식으로 말하자면 ‘파란약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매트릭스의 또 다른 명장면 중 하나는 주인공 ‘네오’가 가상현실에서 ‘모피어스’에게 각종 무술과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장면일 것이다. 매트릭스에서는 무엇인가 배우고 익힐 때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세계다. 뇌와 근육에 시스템을 입력한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아바타 발표 장면/제공=삼성화재
만약 메타버스에서 이런 일을 가능하게 된다면 보험사의 설계사 교육이나 언더라이팅 등이 고도화 될 것이다. 또 약관분쟁이나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민원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메타버스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보험상품과 각종 헬스케어 등 무궁무진한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해외 보험사들은 가상현실 내 게임을 이용해 원격 치료를 서비스하거나, 단체보험 고객들의 건강관리 임무를 다른 가입자와 경쟁·공유하는 헬스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또 AI, 머신러닝, 증강현실 등 기술을 이용해 보험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농업인에게 맞춤형 보험을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사실 ‘가상현실’은 굉장히 이율배반적인 단어다. 가상은 ‘실재’가 아니지만 현실은 실재이기 때문에 두 단어는 공존할 수 없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가상현실은 실재가 됐다. 가상의 아바타와 현실의 자아가 동일시되는 세계가 찾아 온 것이다. 아바타도 보험이 필요한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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