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역과 맞닿은 초역세권 입지에 초중고 품어…압구정 평당 1억원 시대 ‘활짝’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 6·7차 정문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과 대단지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축 아파트는 주차 편의성 등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 및 구축 아파트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단지 규모까지 갖추면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로 단지 안에서 대부분의 일상생활 향유가 가능해진다. 이렇다 보니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더 높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부동산 시장을 리딩하는 주요 아파트 현장을 심층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대상 아파트는 국민은행이 매년 연말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인 ‘KB 선도 아파트 50’에 속하는 단지들이다(※시가총액=모든 세대의 집값 총합, 시가총액이 더 높은 곳의 개별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라는 것은 아님, 대단지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가격은 높지않아도, 시가총액은 높을 수 있음).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1977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 지은 총 6335세대, 83개동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다.

이 가운데 압구정 현대 6·7차는 각각 1978년과 1979년에 완공됐고 1288세대에 15개동 규모로 구성돼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6·7차 동 전면부 모습. 사진=임진영 기자
◇ 압구정 현대 1~14차 가운데 역세권 입지 가장 앞서

압구정 현대 6·7차는 총 14차까지 건설된 단지에서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유일하게 바로 맞닿아 있는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는 현대백화점을 압구정역과 사이에 끼고 한 블록 떨어져 있다.

압구정 현대 나머지 단지들이 압구정역과 떨어져 있고 그만큼 한강변에 더 가깝기는 하지만, 압구정 현대는 70년대에 지어진 구축으로 한강변이 지금과 같이 정비되기 전이라 세대 내부에서 한강을 바라보는 한강뷰로 집이 지어져야 한다는 개념이 없던 시기였다.

따라서 압구정 현대는 대부분 세대가 한강을 바라보는 북측이 복도 방향으로 지어졌고, 세대 내부는 한강과 반대 방향인 남측으로 설계돼 있어 한강에 가까우면서도 조망되는 세대가 거의 없다.

결국 압구정역과 가장 가까운 6·7차가 압구정 현대에서도 입지적 측면에서도 가장 앞선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6·7차는 가격으로 이를 증명했다.

평일 대낮에도 압구정현대 6·7차는 주차공간이 부족해 놀이터 측면의 공간까지도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임진영 기자
◇ 지난 4월 6·7차 80평 80억원에 매매…압구정 평당 1억원 시대 열어

압구정 현대 6·7차는 가장 작은 면적이 144㎡(47평)에 이를 정도로 대형 면적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이 47평은 총 559가구로 6·7차에서 가장 세대 수가 많은 주력 평형이기도 하다.

특히 6·7차에서 가장 넓은 평형인 전용 245㎡(80평)는 80억원에 팔리면서 압구정 현대 최고가 거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5일 압구정 현대 7차 86동 11층 80평이 80억원에 매매되면서 평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같은 평형의 직전 거래가 지난해 10월 27일 67억원에서 거래됐던것과 비교하면 5개월여만에 13억원이 오른 것이다.

해당 거래는 중견 건설사인 반도건설의 자회사 KPD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법인 소유 매물을 개인이 사들인 것이다. 워낙 고가에 거래돼 국토부가 자전거래로 의심하고 조사까지 착수했지만 특별한 위법 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

압구정현대 6·7차 86동 측면부 모습. 이 동 11층 80평은 지난 4월 5일 80억원에 팔렸다. 사진=임진영 기자
◇ 지하주차장 없고 실거주 불편…압구정 초·중·고 인접

압구정 현대 6·7차는 70년대 말 준공돼 지어진 지 40년이 넘는 구축인 만큼 신축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지하주차장이나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진 못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평일 대낮 시간에도 6·7차 지상 주차장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단지 내 금강상가에 위치한 G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야간 시간대엔 지정된 주차 공간이 모두 차버려서 이중 주차를 해야 할 정도로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단지 인근 M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에 바닥 난방 설계가 적용되기 전에 지어진 단지라 라디에이터로 난방을 하는데 아무래도 겨울엔 춥다고 느낄 수 있다”며 “대형 평수 세대는 리모델링을 해 바닥난방을 한 세대도 많지만 소형 평수 세대는 아직도 라디에이터 난방이 들어가는 세대가 다수”라고 귀띔했다.

압구정 6·7차는 압구정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등 초중고가 단지와 모두 인접해 있다.

C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초중고를 한 지역에서 이어가면서 보낼 수 있는 단지다 보니 예전부터 단지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세대가 많다”며 “실거주 측면에서 불편한 점이 있지만 교육여건이 뛰어나 계속 뿌리를 내리고 사는 가구가 많다”고 밝혔다.

압구정현대 6·7차 동북쪽 측면에 맞닿아 있는 압구정 초등학교 교정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 80억원 거래 불당긴 '토지거래허가제'…거래 실종과 함께 매물도 실종

지난 4월 80억원 실거래 이후 서울시는 같은 달 27일부터 압구정 지역을 토지허가거래제 지역으로 규제했다. 이에 따라 6·7차 또한 허가제로 묶여 매매 시 자금출처 증빙서를 구청에 제출해 서류 심사 및 구청장의 거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매수자는 거래 후 실거주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구매하는 ‘갭투자’도 원칙적으로 차단된다.

이에 따라 6·7차도 지난 4월 15일 47평 기준 45억5000만원에 손바뀜된 것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넉달 넘도록 단 한 건의 매매 거래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거래 실종과 함께 매물도 시장에서 사라졌다.

단지 내 상가의 N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거래 허가제로 묶이면서 1300세대 가까운 이 단지에서 현재 실질적으로 거래 가능한 매물은 열채도 안된다”며 “허가제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매물을 모두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압구정현대 6·7차 단지 내부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한편, 6·7차가 속해 있는 압구정 현대 3구역은 지난 4월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다. 당초 압구정 현대는 고령의 주민들이 많아 비교적 재건축에 소극적이었지만, 지난해 6월 정부가 재건축 조합 설립 시 조합원 실거주 2년 의무 여건을 추진하자 이에 3구역도 실거주 의무 규제가 생기기 전 주민 투표를 거쳐 조합을 설립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정부가 다시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2년 요건을 폐지하면서 최근 재건축 추진 동력이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것이 현장 분위기다.

단지 인근 S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실거주 의무 규제 얘기가 나올 땐 빨리 조합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자는 분위기였는데, 다시 이것이 없던 얘기가 되면서 또 당분간 지켜보자는 주민들이 많다”며 “재건축까지는 좀 길게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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