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2030 수소 성장 로드맵'…10년간 4조4000억 투자

여수·대산·울산에 국제적 생산시설 보유…글로벌 화학사 도약

롯데 화학BU 'ESG 전략' 발표…"2030년 친환경 매출 6조"

[편집자주]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며 해외에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기업을 많이 가진 나라는 대체로 잘 사는 편이다. 선진국은 오랜 전통의 기업들과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이 명맥을 이어가며 경제성장과 풍요를 누리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세계시장에서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비전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매출액이 많은 기업들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롯데케미칼은 최근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 스텝 포(Every Step for) H2'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사업에 단계적으로 투자, 매출 3조원과 1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그린 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소비처와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수소 사업 로드맵을 실현시켜 나갈 계획이다.

◇ 2030년까지 수소사업에 4.4조원 투자

롯데케미칼은 현재 생산 중인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 16만톤을 생산하고 이를 그린수소와 혼합해 6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2024년부터 울산 지역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5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50개를 구축하고, 2030년에는 복합충전소를 200개까지 확대해 국내 수소 활용 사업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사업 기술 발전에 대한 목표도 내놨다. 수소 저장용 고압 탱크를 개발해 2025년 10만개의 수소탱크를 양산하고, 2030년에는 50만개로 확대·생산해 수소 승용차 및 상용차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CCS)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과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선제투자의 관점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초기에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추진하고자 한다"며 "그린수소 시대가 도래하면 생산된 그린수소를 기 구축된 공급망에 투입해 수요자들이 탄소 걱정없는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각 활용 부문에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수소경제 확대에 대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활용한 CCU 기술 실증 설비를 여수 1공장에 설치했으며, 4월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국내외 사업장의 에너지 효율화, 온실가스 및 환경영향물질 저감,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개발, 그린수소 사업 및 기술 라이센싱의 공동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5월에는 에어리퀴드코리아와 롯데케미칼의 부생 수소를 활용해 새로운 고압 수소 출하센터와 수소 충전소 구축에 공동 투자하고,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모빌리티 시장 개발을 확대하는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SK가스와 양사가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통해 기체수소 충전소 건설 및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시작으로 향후 협력체계를 확대, LNG 냉열을 활용해 생산된 액화수소 공급 등 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에 걸친 사업 모델의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1976년 설립…글로벌 대표 화학회사로 '우뚝'

롯데케미칼은 국내를 대표하는 화학회사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단지인 여수, 대산, 울산에 국제적 규모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공장 증설과 사업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또한 지난해 1월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기존 범용 제품 위주에서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로 확대했다. 특히 국내 여수와 대산에서 약 23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및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합하면 총 450만톤의 에틸렌 생산량을 보유해 국내 1위, 세계 7위권 수준의 에틸렌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1976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출범한 롯데케미칼은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1979년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IMF 외환위기의 상황에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2003년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해 장기 성장성을 확보했고, 2004년에는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하면서 석유화학시장의 주요 제품군에서 국내 선두주자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게 됐다.

또한 2000년대 후반 들어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에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을 두고 동남아시아, 우즈베키스탄,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출해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도약했다.

2009년에는 영국 아테니우스사의 생산 설비를 인수해 EU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했으며, 2015년 6월에는 미국의 액시올과 합작으로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 건설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에서 부타디엔고무(BR) 공장을 준공했다. 그 결과 2010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고, 2013년에는 해외 시장에서만 4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 화성, 화섬, 기초유분 등 올레핀 계열 및 방향족 계열의 석유화학 제품군을 연구, 개발, 제조 판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독일, 폴란드, 나이지리아 등에 판매법인을, 미국과 홍콩, 일본 등에 해외지사를 각각 설립하고 전 세계 150여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는 합성수지 등 다양한 제품군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생활용품을 비롯해 농업, 공업, 의료용 제품, 자동차, 최첨단 신소재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그린 프로미스 2030' 도입…ESG 경영 강화

롯데그룹 화학사업부문(BU)은 올해 2월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을 6조원까지 키우고 탄소중립 성장을 추진한다는 '그린 프로미스(Green Promise) 2030'을 발표했다. 또 '지구를 지키는 진심 어린 발걸음'이라는 의미가 담긴 '에브리 스텝 포 그린(Every Step for Green)'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화학BU 주요 회사인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 롯데비피화학 등과 함께 친환경 사업 강화, 자원 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 과제에 5조2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실시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우선 화학BU 내 각 회사의 친환경 사업 매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10배가량 성장시켜 2030년에는 6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래성장과 사업연관성을 고려해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 부문을 확대하고, 그린에너지 소재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자원선순환 확대를 위해 재활용 소재 사용을 확대하고, 폐플라스틱의 물리적, 화학적 재활용 방안을 연구 개발해 2030년까지 리사이클 제품 판매를 100만톤까지 늘리기로 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증가 없는 탄소중립 성장을 추진한다. 2030년에도 2019년 수준의 배출량을 유지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움직임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RE100'에 준하는 자체 계획을 세워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품 생산 중에 발생하는 폐기물과 대기오염물질, 폐수 등 환경영향 물질을 2030년까지 50% 저감하는 목표도 세웠다.

롯데그룹 화학BU장인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은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화학BU 내 모든 회사들은 2021년을 ESG 경영 원년으로 삼아 지속 가능한 친환경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과제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전사 경영지원본부를 'ESG경영본부'로 개편했다.

김교현(가운데) 롯데그룹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대표가 롯데 화학BU의 친환경 목표를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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