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역 포레스티아 동문 문주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과 대단지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축 아파트는 주차 편의성 등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 및 구축 아파트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단지 규모까지 갖추면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로 단지 안에서 대부분의 일상생활 향유가 가능해진다. 이렇다 보니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더 높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부동산 시장을 리딩하는 주요 아파트 현장을 심층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대상 아파트는 국민은행이 매년 연말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인 ‘KB 선도 아파트 50’에 속하는 단지들이다(※시가총액=모든 세대의 집값 총합, 시가총액이 더 높은 곳의 개별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라는 것은 아님, 대단지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가격은 높지 않아도, 시가총액은 높을 수 있음).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산성역 포레스티아'(이하 포레)는 경기 성남시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은 최신축 아파트다.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있는 포레는 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이 시공했다. 39개동, 총 4089가구 규모로 지어졌으며, 2020년 7월 완공됐다.

이 단지는 옛 신흥주공아파트와 통보8차공원아파트를 결합개발 방식으로 재건축했다. 신흥주공아파트 자리엔 아파트가 지어졌고, 통보8차공원아파트 부지에는 공원과 상가건물 및 도서관 등 부대시설이 들어섰다.

◇ 성남 원도심 개발 신호탄

단지 내 메인 보행도로 모습. 사진=임진영 기자
포레는 성남 원도심 개발의 신호탄이자 상징이 되는 단지다.

성남시의 주거지구를 크게 나눠보면, 북쪽엔 서울 송파구의 배후 도시이자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위례신도시가 있다. 남쪽엔 자체 업무지구와 주거지구가 조성된 판교와 분당신도시가 있다.

그러나 위례와 판교·분당 사이 성남시 정중앙에 넓게 걸쳐있는 원도심은 대규모 아파트 밀집지구가 들어선 위례나 판교, 분당과 달리 대부분 난개발된 소형 주택과 구축 공동 주택이 주거지구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포레를 시작으로 노후된 성남 원도심 주거지구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지 건너편 남쪽엔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통해 신흥2구역을 재개발하는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4774가구)가 공사 중이다. 단지는 2023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성남시 금광동엔 DL이앤씨가 금광1구역을 재개발해 5320가구 규모로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을 짓고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22년 11월이다. 성남 원도심에만 앞으로 3년내 1만여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다.

◇ 산성역 도보 2분…고지대 계단식 구성

테라스 세대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포레는 지하철 8호선 산성역(옛 남한산성역)까지 걸어서 2분 거리다. 영장산 자락에 지어진 옛 신흥주공 아파트를 밀고 재건축 했는데 지대가 워낙 높아 단지 구성이 계단식으로 이뤄져 있다.

단지 구조를 살펴보면 지리적 높이에 따라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각 구역 내부는 평탄화 작업을 통해 주거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단지 내 구역 이동은 곳곳에 설치된 외부 엘리베이터를 통해 수월하게 했다.

건폐율은 20%로 비교적 낮아 동간 거리가 멀고 쾌적하게 조경이 꾸며져 있다. 단지 뒤편으로는 영장근린공원이 있어 녹지 환경도 풍부하다.

이런 포레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단지 정중앙부에 테라스(32평) 36세대를 설치했다. 28층 최상층엔 고지대 뷰를 극대화할 수 있는 펜트하우스(32평) 50세대도 들어섰다.

대단지에 걸맞게 배정 초등학교도 신흥초등학교와 성남북초등학교 2곳이다. 이들 학교는 모두 단지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다.

◇ 서울 신축 단지에 비해 고급화 수준 떨어져

포레는 2020년에 입주한 최신축 단지임에도 창호 시스템이 신축에서 주로 사용하는 입면분할 창이 아닌 구축 아파트에서 많이 쓰던 쇠창살 창호를 설치했다. 사진=임진영 기자
다만, 포레는 서울의 주요 신축 단지와 달리 고급화를 꾀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우선, 포레는 40평대 이상 대형 면적 세대가 없다. 일반적으로 서울의 대형 신축 단지들이 20평대와 30평대를 메인으로, 40평대와 50평대까지 지어 대형평수의 넓은 집에 살고자 하는 수요층을 다양하게 공략하고 있다.

반면, 포레에서 가장 큰 세대는 98㎡(38평)이다. 98㎡ 세대수가 총 100세대에 불과해 포레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외부 스펙 역시 2020년에 입주한 최신축 단지 답지 않은 면이 눈에 띈다. 실제로 창호 시스템의 경우 신축에서 주로 사용되는 입면분할 창이 아닌 구축 아파트에서 많이 쓰던 쇠창살 창호를 설치했다.

단지 인근의 S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달리 이전 성남 신흥주공을 재건축해 지은 단지 특성상 조합 측이 서울 신축 아파트의 품질까진 구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84㎡ 1월 14억원에 팔린 후 두달 '거래 실종'

포레가 입주한 지 8달이 지난 2021년 3월 현재도 단지 내 1층 일부 공용부 시설은 공사 마감이 완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사진=임진영 기자
포레는 2020년 7월 입주 이후 꾸준한 시세 상승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선 거래가 소강 상태다.

단지 내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은 메인 평형인 75㎡(29평)는 입주 당시 10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23일에는 최고가인 12억원에 실거래 됐다. 2월2일에는 11억6500만원에 매매되며 소폭 하락했다. 이 거래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거래가 없는 상태다.

84㎡(34평)의 경우 올해 1월 초 마지막 거래 이후 3월 초까지 거래가 끊겼다. 84㎡는 지난해 7월 12억6000만원에 팔린 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1월4일 14억1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단지 내 상가의 G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지난해 여름 이후 신축 아파트 입주 희망자들이 대부분 구입을 마쳤다"며 "올해에는 최근 발표된 공급 대책으로 매수 대기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포레에서 가장 넓은 집인 38평과 포레의 강점인 친환경 조망 강점을 살린 테라스·펜트하우스(이상 32평) 세대는 시세가 15억원으로, 주택대출이 나오지 않는 만큼 접근이 어려워 거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성남 원도심 주민 소득수준에 비해 포레 시세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지 인근 C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성남시 북쪽의 위례와 남쪽의 판교·분당은 사실상 성남과 독립된 거주지로, 성남 원도심보다 소득 수준이 높고 집값도 비싼 편"이라며 “포레가 있는 원도심의 소득수준을 감안할 때 아무리 대출이 나와도 9억원대에서 14억원대에 형성돼 있는 포레 23평, 29평, 34평을 선뜻 구매하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T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성남 원도심은 포레를 제외하면 노후 지역이 많다”며 “2022년과 2023년에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과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가 입주를 시작해 어느 정도 지역 개발이 이뤄지고, 입주민이 물갈이 되면 포레 역시 다시 한 번 시세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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