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크고 잠재성장률 낮아 당장 인수 기업 찾기 어려울 듯

북미서도 점유율 감소…자체 생산 없이 ODM 유지할 가능성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모델이 'LG윙'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가 애물단지인 스마트폰 사업을 사실상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모바일 사업의 운영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며 매각 가능성을 최근 시사한 것인데요.

시장에선 이 사업을 인수하는데 관심을 가질만한 업체로 구글과 페이스북, 폭스바겐, 베트남의 빈그룹 등이 거론됐습니다. LG전자 입장에선 지적재산권(IP)과 인력, 공장 등 무형자산과 유형자산 모두를 매각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울 것 같진 않습니다. 매년 1조원의 영업적자가 나는 사업을 당장 통째로 떠안을 곳을 찾기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LG전자가 해외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북미와 라틴아메리카 정도입니다. 북미지역의 경우 아이폰12 시리즈의 흥행으로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잠재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북미지역에서의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9.7%였습니다. 지난해 신형 아이폰이 4분기에 출시된 점을 고려하면 이 지역에서의 연간 점유율은 8%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기간 중저가폰 수요가 많은 아태지역에서의 점유율은 1%대에 머문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럽에서의 점유율 또한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LG 스마트폰은 동유럽, 서유럽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결국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하는데 관심을 가질만한 업체는 북미나 라틴아메리카 시장에 가치를 두고 있는 곳일 텐데요.

LG전자 롤러블폰의 티저 영상. 사진=LG전자 제공
해외에서 판매되는 LG전자 스마트폰은 대부분이 중저가입니다. 남는 장사를 하기 힘든 것이죠.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현재 LG 스마트폰을 떠안을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일본 소니의 사례처럼 제조자개발생산(ODM)은 유지하면서 사업의 몸집을 줄여 손익개선을 꾀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고사양의 스마트폰도 ODM을 통해 양산하는 것인데요.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신제품도 일부 지역에 한해 선별적으로 내놓게 됩니다. 수요가 없는 지역에 굳이 돈을 들여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허브 역할을 할 모바일 기술에 대한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전사 기업가치에 미치는 악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가 지난 20일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검토 입장을 밝힌 뒤 이 회사의 주가는 크게 올랐습니다. LG전자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에 대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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