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빔 센터' 설치·5D 빔 도입…공기 단축 등 잇단 성과

"사물인터넷·드론 등 첨단기술 공사현장 적용도 늘리고 있어"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사진=쌍용건설 제공
[편집자주] 건설산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의 주택 사업 위주에서 토목, 조경, 공공공사,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공종은 물론 레저사업과 임대사업,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사업 다각화 노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대한민국 중견 건설사의 현재를 짚어보고, 청사진을 조망해 본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쌍용건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스마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국내외 시공 현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 3D 입체 설계 시스템 '빔' 40개 이상 현장에 적용

쌍용건설 시공 현장 내에서 액션캠과 드론을 이용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쌍용건설 제공

쌍용건설은 2007년 평면설계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는 3D 입체 설계 시스템인 빔(BIM)의 이론 및 기술 검토를 시작했다.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현장에 BIM을 적용하고, 이를 통해 공종간 재시공을 방지함은 물론 건물의 시각화로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BIM 모델을 기반으로 물량 산출, 다양한 시공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공능력까지 높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2008년 남산 쌍용 플래티넘 현장에서 BIM을 처음으로 적용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외 건축, 토목 분야에서 약 40개 프로젝트의 설계와 시공 과정에 BIM을 도입했다. 이어 2010년엔 회현동 ‘스테이트 타워 남산’ 오피스 현장에 최첨단 3D 설계 기법을 도입하면서, 당시 국내 최초로 ‘BIM 센터’를 설치, 운영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쌍용건설은 빌딩스마트협회가 주최하는 BIM 관련 시상식인 ‘2010 BIM 어워드’에서 시공부문 최고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고, 2011년 세계 3개 친환경 인증 중 하나인 미국 LEED 인증 골드 등급까지 획득한 바 있다.

이어 쌍용건설이 시공한 서초동 사랑의 교회 현장도 ‘2012 BIM 어워드’ 우수상을 수상했다,

해외에서도 쌍용건설의 BIM 시공은 활발하다.

쌍용건설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첨단 미래형 병원인 WHC 병원 공사 현장에 50여명에 달하는 BIM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준공 후 의사 및 간호사 등 병원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각 실 별 마감 등을 반영한 3D 설계 및 가상현실(VR)을 통해 BIM을 구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약 5000개 실의 마감의 설계 이해도를 최대화하고 설계변경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쌍용건설은 호남고속철도 시공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5D BIM 방식을 도입, 현장 토목 공사 시뮬레이션과 자재물량, 각종 투입 장비 의 동선과 대수는 물론 준공 후 고속철도의 가상주행까지도 미리 확인하면서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쌍용건설이 BIM 시공을 적용한 주요 프로젝트로는 두바이 최고급 건축물인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 싱가포르 WHC 병원, 서울 마곡 넥센타이어 연구개발(R&D)센터, 루이비통 플래크쉽 청담 등이 있다. 쌍용건설은 이 현장들에서 공기단축과 원가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BIM에 대한 니즈가 점차 증가하는 세계적인 건설 트렌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왔다”며 “향후 건설 전 분야에 걸쳐 BIM 강화를 위한 개발 계획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BIM을 이용한 호남고속철도 장비 운용 모습. 사진=쌍용건설 제공
◇ 액션캠과 드론 활용해 안전관리 등 현장 모니터링

쌍용건설은 액션캠과 드론을 통해 촬영한 영상과 연계한 주변 작업 여건, 중장비 배치, 근로자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도 실시간 체크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액션캠 LTE 현장관리 시스템은 사무실과 작업현장의 거리가 멀고 여러 곳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건설현장의 특성상 활용도가 많고, 특히 핵심공정, 고난도 공사, 위험 공사 관리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쌍용건설이 밀양~울산 고속도로 현장에 첫 적용한 이 시스템은 작업자의 안전모에 액션캠 LTE를 부착하고 실시간 촬영한 영상을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스마트 폰이나 PC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액션캠 LTE 현장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후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건설현장에 사물인터넷, 드론, BIM 등 첨단 기술 도입을 더욱 늘리는 추세”라고 했다.

실제로 쌍용건설이 2017년 7월 준공한 동부산 아난티 코브는 축구장 10배 크기의 광범위한 현장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공정관리를 위해 드론과 Pix4D를 이용해 3D모델링 기술을 접목하는 최첨단 공법을 적용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건설사 최초로 GPS가 장착된 드론을 활용해 현장을 촬영하고 3D로 모델링화함으로써 시공 현장의 좌표 및 레벨, 체적, 면적, 길이의 데이터 값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산출해 공정과 안전관리 등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쌍용건설 시공 현장에서 QR코드를 이용해 디지털 공사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쌍용건설 제공
◇ 현장 곳곳에 설치된 QR코드로 공종 세부 관리

이 밖에 쌍용건설은 QR코드를 활용해 근로자들이 시공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공사관리 플랫폼’을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리조트 & 레지던스 현장에 적용했다. 이는 기존 자재관리 용도에 그쳤던 QR코드를 공정 관리 전반에 도입한 첫 사례라는 것이 쌍용건설 측의 설명이다.

디지털 공사관리 플랫폼은 스마트기기용 앱으로 건물 벽면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공종별 진행 사항을 확인하거나 업데이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검측 결과 코멘트 달기, 사진 기록, 선행 작업 완료직후 후속 공종 책임자에게 알람 전송 , 최대 100GB까지 누적된 클라우드 데이터를 도표나 그래프로 시각화할 수도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선·후행 공정 간 작업 연결이 제대로 이뤄져야 공기 지연을 막고 안전시공도 가능하다”며 “QR코드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고 업무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