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세대 대단지로 분양가보다 3배 올라…'강북 대장주' 자리매김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전경. 테라스하우스 세대의 단독 앞마당 풍경과 함께 2010년대 중반 이후 입주한 3세대 신축 아파트의 기본 스펙인 하단부 대리석 마감이 돼 있는 모습과 쇠창살 창호가 아닌 건축비가 비싼 입면분할 통창이 전 세대에 설치된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임진영 기자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과 대단지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축 아파트는 주차 편의성 등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 및 구축 아파트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단지 규모까지 갖추면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로 단지 안에서 대부분의 일상생활 향유가 가능해진다. 이렇다 보니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더 높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부동산 시장을 리딩하는 주요 아파트 현장을 심층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대상 아파트는 국민은행이 매년 연말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인 ‘KB 선도 아파트 50’에 속하는 단지들이다.(※시가총액=모든 세대의 집값 총합)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는 현재 아파트 시장에서 선호하는 ‘신축+브랜드+대단지+직주근접+브랜드’의 요소를 모두 갖춘 단지다.

마래푸는 2014년 9월에 준공된 신축 3세대 아파트로, 총 3885세대의 매머드급 대단지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공동 시공했고,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마래푸는 서울 3대 업무 지구인 광화문(CBD), 여의도(YBD), 강남(GBD) 가운데 강남을 제외한 서울 도심 양대 업무 지구인 여의도와 광화문 사이 정중앙에 위치해 있고, 광화문과 여의도 업무지구를 모두 동시에 10~15분에 이동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마래푸는 서울 도심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워너비’ 아파트로 떠올랐고,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가 대비 현재 집값이 3배 가까이 올랐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공동 시공사인 건설업계 1위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 로고등(오른쪽)과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 로고등(왼쪽)이 마래푸 아파트 외벽 상단부에 설치돼 조명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임진영 기자
◇ 아현동, 뉴타운 지정 후 재개발로 탈바꿈해 ‘마래푸’ 탄생

마래푸는 아현뉴타운 내 아현3구역을 재개발 해 2014년 준공된 아파트다. 과거 아현동은 높은 언덕에 소규모 주택들이 가득 들어찬 흔한 서울의 달동네였다.

광화문과 여의도 사이에 위치한 아현동은 예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던 주요 거주지였지만, 강남이나 수도권 신도시와 같이 잘 계획된 아파트 밀집 지구가 들어선 곳은 아니었던 만큼, 고소득 직장인들이나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주거 지역은 아니었다.

이런 아현동이 마래푸로 대표되는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탈바꿈 한 것은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노후된 서울 주거 지역을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주거 요건을 상향시키고자 시작한 뉴타운 사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마래푸가 위치해 있던 아현3구역은 아현동 내에서도 가장 거대한 규모였던 만큼, 2003년 11월 대규모 재개발 지구인 아현뉴타운으로 일찌감치 지정됐다.

그러나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뉴타운 사업은 지지부진해졌고, 아현3구역도 조합원 간 내분과 토지 보상 문제로 시련을 겪으면서 사업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오래 전부터 아현동에 거주해 오던 원주민들은 자산이 넉넉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만큼, 늘어나는 사업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팔고 나온 조합원들도 부지기수였다.

이에 상당수 투자자들이 손바뀜을 통해 조합원이 됐고, 물갈이 된 아현3구역 조합과 조합원들은 더 이상 낙후되고 노후된 환경에서 살 수 없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뉴타운 지정 10년만인 2012년 드디어 마래푸 건설의 첫 삽을 떠 2014년말 입주를 시작하게 됐고, 이후 마래푸는 강북 대장주 또는 마포 대장주로 불리며 강북 신축 대단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마래푸 단지 내 중앙 상가인 포레스트 게이트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 광화문-여의도-시청-을지로-신촌-홍대-용산-서울역 차로 10분

교통 입지를 살펴보면 마래푸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5호선 애오개역이 단지와 바로 맞붙어 있어 이 2개 지하철역이 모두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더블 초역세권 단지다.

마래푸는 서울 지하철 핵심 노선인 2호선과 5호선을 동시에 끼고 있는데다 단지와 도보권 지하철역인 아현역과 애오개역 또한 서울 도심 업무지구를 이어주는 한가운데 핵심 위치에 놓여 있다.

마래푸에서 도보 3분 거리인 2호선 아현역은 대표적인 서울 업무지구 지하철역인 시청역과 을지로역이 불과 각 2정거장과 3정거장 거리고, 반대편으로는 서울 부도심인 신촌역과 홍대입구역도 각 2정거장과 3정거장 거리다.

마래푸의 또 다른 도보권 지하철역인 도보 3분 거리 5호선 애오개역은 서울 양대 도심 지하철역인 광화문역과 3정거장 거리고, 역시 맞은 편으로는 여의도역이 3정거장 거리다.

도로 교통도 우수하다. 마래푸는 단지 동쪽으로 마포대로를, 북쪽으로 신촌로를 끼고 있다. 따라서 단지 남쪽 방향 여의도와 북쪽의 광화문을 향해 차량으로 이동 시 교통 정체가 없을 경우 광화문과 여의도에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신촌로를 이용해 마래푸에서 동쪽으로는 서울시청·을지로, 서쪽으로는 신촌·홍대 지역도 차량으로 10분만에 갈 수 있다. 강변북로 진입도 차량으로 10분만에 가능하고, 용산과 서울역도 자차 이용 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마래푸 단지 커뮤니티 시설 앞마당 풍경. 사진=임진영 기자
◇ 신축 아파트 드물었던 서울 도심에 들어선 매머드급 단지

2010년대 중반 이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규모 아파트 밀집 지구는 반포, 잠실, 개포, 목동 같은 강남 지역 아니면 노원 등 서울 외곽 및 분당과 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에 주로 분포해 있었다.

따라서 고소득 직장인들이나 자산가, 전문직들도 대부분 강남 아니면 수도권 신도시 지역에 거주했고, 정작 주요 대기업 본사와 관공서, 주요 언론사, 외국 대사관들 등 핵심 기반 시설들이 위치한 서울 도심 지역들은 거주지로 낙후돼 있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마래푸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4000세대 규모 신축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시장에 등장하면서 마래푸가 아파트 주거 트렌드를 바꿨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신도시에서 직장이 있는 서울 도심으로 한 시간 이상씩 출퇴근을 하면서 길에서 시간을 버리는 삶이 아닌, 직장 인근에 거주하면서 출퇴근 이동 시간을 30분 이내로 끊는 ‘직주근접’의 삶을 선호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마래푸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2년 분양 당시 분양가 6억 후반대였던 마래푸 84㎡(34평)는 현재 실거래가가 17억원대, 4억 후반대였던 59㎡(24평)는 14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원래 가격에서 3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한 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상당수의 서울 신축 아파트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마래푸처럼 가격이 세 배나 급등한 단지는 찾기 어렵다.

이렇게 마래푸가 시장에서 대흥행을 거두면서 서울 도심에 재개발을 통한 신축 아파트가 연이어 들어섰고, 결국 서울 집값 폭등의 도화선이 된 마래푸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선 “이게 다 마래푸 때문이다” 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지게 된다.

마래푸 단지 내 상가 G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마래푸는 도심과 여의도, 신촌 등이 모두 10분 정도 거리로 가까워 이 지역에서 일하는 단지 인근 광화문의 김앤장 등 로펌 변호사들, 신촌의 세브란스병원 의사들 등 전문직들과 여의도의 금융사 직원 등 고소득 직장인들이 마래푸에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마래푸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 시설과 어린왕자 조경물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 조경·커뮤니티·지하주차장 등 3세대 ‘강북 신축 아파트’

풍부한 조경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지하주차장과 엘베를 통한 세대 연결 등 현재 신축 아파트 주요 구성의 시작은 2008~2009년에 반포주공 아파트를 재개발 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나 반포자이 등 단지에서 일부나마 선을 보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수의 강남 고급 재개발 단지를 제외하면 현재 신축 아파트의 기본이 된 개념들은 사실상 2010년대 이후에 등장한 3세대 신축 아파트에서부터 본격 적용됐고, 특히 이런 신축 아파트 대표 스펙들이 본격적으로 주택 시장에 일반화 된 계기가 바로 마래푸다.

마래푸의 단지 내 녹지율은 42%로 단지의 절반 가까이가 수목으로 채워져 있다. 건폐율 역시 20%로 낮은 편으로 최근 등장한 3세대 서울 신축 아파트 중에선 최상급에 속한다.

실제로 마래푸 이후에 등장한 인근 신축 단지들의 건폐율을 살펴보면 경희궁자이 2단지 25%, 경희궁자이 3단지 33%, 신촌그랑자이 22%, 마포래미안리버웰 24%, 이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23%, 이편한세상신촌 25% 등 대부분 신축 단지들이 오히려 마래푸보다 건폐율이 높아 동간 거리가 상대적으로 마래푸보다 더 좁다.

마래푸 단지 내 문주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 1단지부터 4단지까지 단지별 특색 ‘뚜렷’

단지 내부를 살펴보면 마래푸는 크게 4개 블록, 4개 단지로 나눠져 있다. 단지 북쪽에 위치한 1단지는 2호선 아현역과 인접해 있고, 신촌로를 끼고 있어 시청 및 을지로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고, 신촌과 홍대 지역으로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동쪽에 위치한 2단지는 5호선 애오개역이 인접해 있고, 마포대로를 끼고 있어 광화문과 여의도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서쪽에 위치한 3단지는 구조적으로는 가장 지하철역과 멀리 떨어져 있고, 상대적으로 타단지보다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다. 대신 그만큼 뷰가 좋고 녹지 환경과 조경이 가장 풍부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마래푸 인근에 건축 중인 아현2구역(가칭 ‘마포 아이파크뷰’)이 2023년 초 완공되면 가장 수혜를 보는 단지로 손꼽힌다.

남쪽에 위치한 4단지는 마래푸의 단지 내 상가인 포레스트 게이트와 슬로우 스퀘어를 끼고 있고 커뮤니티 등 단지 내 주요 시설들이 위치해 있어 마래푸의 메인 단지 역할을 맡고 있다.

마래푸 동 외벽 상단부에 설치된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 로고등(왼쪽)과 네온사인 물결등에 조명이 켜진 모습. 사진=임진영 기자
◇ 입면분할 창호와 사우나 설치해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앞서나가

특히 마래푸는 쇠창살 창호가 아닌 래미안 퍼스티지 등 일부 소수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만 쓰였던 입면분할 통창을 전 세대에 설치했다. 여기에 하단부 대리석 마감, 저층부 필로티 설계 등 신축 아파트의 주요 스펙들을 부동산 시장에 정착시킨 단지가 마래푸다.

무엇보다 입면분할 통창은 마래푸 이후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들도 상당수는 갖추지 못한 시설로, 최근 신축들 가운데서도 구축 아파트의 상징인 쇠창살 창호로 건설된 아파트가 상당히 많다.

일반적으로 입면분할 통창 창호는 쇠창살 창호보다 세대 당 건축비가 2000만원 정도 더 비싼 고급화 시스템이다. 따라서 최근 지어진 신축들도 상당수가 예전 쇠창살 창호로 지어진 단지가 많지만 마래푸는 이미 2014년에 고가의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에만 설치된 입면분할 통창 창호를 전 세대에 설치했다.

마래푸 커뮤니티엔 사우나와 헬스장, 골프장, 독서실 등이 설치돼 있다. 현재 신축 대단지 아파트 커뮤니티의 기본이 된 이 같은 시설들도 역시 마래푸로 인해 아파트 시장에서 일반화 됐다. 특히 사우나의 경우 마래푸 이후 등장한 신축 단지들도 상당수는 갖추지 못한 고급화 시설에 속한다.

교육 측면에서 살펴보면 마래푸는 아현초등학교와 한서초등학교 등 2개의 초등학교를 끼고 있는 더블 초품아 단지다. 아현초는 1,2,4단지 입주민 자녀가 배정되고 한서초는 3단지 입주민 자녀가 배정된다.

마래푸의 아쉬운 점은 언덕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구릉지이던 아현동 일대를 재개발 해 지어진 만큼, 부지 자체가 고지대로 이뤄져 있다.

다만 단지 내부로는 평탄화 작업이 돼 있고, 경사가 있는 곳은 모두 단지 내 곳곳에 외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언덕 없이 편하게 이동 가능하다.

마래푸 단지 내에 설최된 조형물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 11월 초 84㎡ 17억4000만원 신고가 실거래…59㎡도 15억 ‘육박’

마래푸 84㎡는 올해 6월 27일 최초로 실거래가 17억원을 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총 8건이 17억원대 이상에 실거래 됐다.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 10월 28일 17억2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상태다.

여기에 아직 국토교통부에 신고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11월초에 정식 매매 계약이 17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현재도 가격이 더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 인근 A 부동산 중개소 대표는 "실제로 마래푸 84㎡가 11월 초에 1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며 “조만간 국토부에 실거래 신고를 하고, 실거래 사실이 등록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래푸 59㎡(24평)도 최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7월 9일 14억원에 최초로 실거래 된 이후 14억원대에서 조금씩 상승하다가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 31일에 14억7500만원에 팔리면서 최고가를 찍었다.

또한 마래푸 59㎡도 84㎡와 마찬가지로 11월 들어서도 현재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단지 인근 T 공인중개소 대표는 “마래푸 59㎡도 지난 10월말에 14억8000만원에 실거래 돼 84㎡와 같이 신고가를 다시 경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래푸 단지 내 인공폭포 수경시설 전경. 동절기가 다가와 분수 가동은 멈춘채로 내년 봄 다시 물줄기를 뿜어낼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